지난 글에서는 ICO와 미국 SEC의 규제의 기본적인 입장에 대하여 살펴보았는데,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Regulation D나 Reg A+에 근거하여 복잡한 신고 및 등록 과정 없이 상대적으로 간단하게 ICO를 진행할 수 있는 방법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중 Regulation D(“Reg D”)와 Reg A+를 통한 ICO에 대하여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Reg D를 통한 ICO
Reg D상의 Rule 504는 증권 발행을 계획 중인 소규모 기업들이라면 반드시 검토해봐야 하는 조항인데, 이 조항은 기업이 별도의 신고나 등록 없이도 ICO를 통해 1년 내에 5만 달러까지 무제한의 투자자들에게 토큰을 공개하고 판매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한편, 또 자주 등장하는 조항은 Rule 506인데, 이 조항은 투자자(investor)로 인정받을 수 있는 entity에 제한을 두되, 요건을 충족한다면 기업으로 하여금 무제한의 가상 토큰을 공개하고 판매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Rule 506(b)는 공인된 투자자(accredited investor)가 아닐 경우에는 35명 이하의 구매자들에게만 판매가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되 일반적인 판매의 유인(general solicitation)은 금지된다. 한편, Rule 506(c)는 모든 구매자들이 공인된 투자자들이어야 하고 판매의 유인이 허용된다. Rule 506(c)에 따라 판매의 유인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공인된 투자자인지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절차가 있어야 하며 자가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Reg D상의 어떤 조항에 의거하여 토큰 발행을 하였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발행된 토큰의 재판매가 제한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Rule 504 또는 Rule 506을 통한 발행의 경우, 보유 기간 6개월에서 12개월을 요구한다. 더욱이 증권거래법 하위 사기방지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토큰을 발행할 회사는 공개된 자료에 허위 기재가 없어야 하며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합리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Reg A+를 통한 ICO
2012년 JOBS Act(미국의 많은 증권규제를 완화하여 미국 중소기업의 자금 지원을 장려하기 위한 법률) 아래에 개정된 Reg A+에 근거한 신고 면제는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미국 투자자들에게 1년 동안 2,000만 또는 5,000만 달러, 두 가지의 단계로 증권을 공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Reg A+에 근거하여 증권 발행을 하고자 하는 기업은 SEC에 공개 진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IPO보다 훨씬 적은 공시 의무를 요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단하다. S-1과 비교되는 Reg A+의 장점으로는 보다 적은 정보에 대한 공개 요구, 보다 간단한 자격 검증과 회계 감사 요건, 그리고 규제된(restricted) 증권들이 아니기 때문에 구매자들로 하여금 재판매가 허용된다는 점 등이 있다.
2019년 7월 Blockstack이라는 기업이 처음으로 Reg A+를 통해 2,000만 달러 규모의 ICO를 승인받은 바 있다. 그리고 YouNow라는 스타트업 기업도 5,900만 달러 규모의 ICO 신청을 Reg A+를 통하여 진행하였다.
앞선 글에서도 강조하였지만, 결론적으로 미국 내에서 ICO를 진행하고자 하는 모든 기업들은 SEC에서 ICO를 증권의 공개적 판매로 간주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진행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의 IPO의 길고 복잡한 과정을 그대로 따를 것인지, 아니면 Reg A+를 통하여 훨씬 간단하고 단축된 과정으로 진행하거나 Reg D에서 허용하는 여러 예외 조항들을 활용하여 등록 의무를 아예 피할 것인지 여부를 사전에 변호사 등 전문가와 신중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성기원 변호사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