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분석가는 Shaper가 되어야 하는가
훌륭한 PM은 좋은 전략가이자 리더, 그리고 실행가가 되어야 한다
훌륭한 개발자는 좋은 설계자이자 작가가 되어야 한다
훌륭한 마케터는 좋은 스토리 텔러이자 설득자여야 한다
그렇다면 훌륭한 데이터 분석가는 무엇이어야 할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해 근 4년 동안 끊임없이 생각해왔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은 어떤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또 왜 그런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시도해보고, 실패하며 나만의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훌륭한 데이터 분석가는 독립적이며 논리적인 사색가이자 리더, 그리고 실행가 이어야 한다. 물론 넓은 의미에서 이러한 특징은 모든 직군에게 통용되지만, 데이터 분석 업무에서 특히나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러한 데이터 분석가에게 요구되는 특징들이 많은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과 겹친다는 것이다.
레이 달리오가 다양한 분야게서 성공한 사람들의 성격 유형을 검사하고 종합한 결과 그들은 아래와 같은 특징을 지닌다는 것을 찾았다. 그리고 레이 달리오는 이러한 특징을 가진 사람들을 “Shaper“라고 부른다
그들은 모두 대담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것도 이겨낼 의향이 있는 독립적인 사상가들이다. 그들은 일이 어떻게 수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매우 명확한 비전(metal map)을 가지고 있고, 동시에 현실 세계에서 그러한 비전을 시험하고, 발전시킬 의향이 있다. 그들은 그들이 상상하는 것을 성취하려는 욕구가 그들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분투할 때 경험하는 고통보다 더 강하기 때문에 실패에서 빨리 회복한다. 아마도 가장 흥미로운 것은, 그들이 그들 스스로가 그 비전을 가지고 있거나 그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그것을 얻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더 넓은 범위의 지혜와 시야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큰 그림과 세부적인 세부 사항을 모두 볼 수 있고, 서로 다른 수준에서 얻은 관점을 조합할 수 있다. 동시에 그들은 창의적이고, 체계적이고, 실용적이다. 그들은 적극적이면서도 동시에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 열정적이고…… 세상에 크고 유익한 영향을 미치기를 원한다.
‘무슨 초인에 대한 설명인가’라는 생각을 잠깐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직접 경험해본 결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데이터로 지표를 만드는 것에서 몇 발자국 더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 몇 발자국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특징이 필요하다.
왜 그런지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일단 데이터를 통해 무언가를 분석한다는 것은 단순히 수치를 만들고 보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를 “분석” 한다는 것은 특정 현상 혹은 객체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적절한 해상도를 가진 시스템으로 요약하고 이해한다는 것을 말한다. 즉, 데이터로 무언가를 분석한다는 것은 그래서 지금 우리 회사 혹은 서비스가 어떤 구조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었고, 있는 중이며, 앞으로 어떻게 작동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검증하고 논리적으로 생각을 쌓아 타인을 설득할 수 있기에 데이터를 통한 분석이 가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굉장히 모호하면서 많은 분야에 한발 걸치고, 또 임원 레벨의 사고를 요구하는 것이 바로 데이터를 통한 분석이다.
물론 몇몇 데이터 분석가들은 주어지는 질문에 답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 하지만, 대부분의 가치 있는 질문들은 어떤 수치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수치를 통해 그래서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가장 효과적인지 해석하고 도출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산업, 회사, 그리고 서비스의 과거, 현재, 미래를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그 이해와 회사의 비전을 토대로 앞으로 서비스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때 데이터 분석가는 비로소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데이터 분석 관점의 비전은 독립적인 사색과 논리, 그리고 데이터를 통해 이루어질 때 만 비범한 결과를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PM들도 다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물론 PM들은 그들만의 관점을 기반으로 한 회사 및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비전을 실행해 나아간다. 데이터 분석가는 그들만의 독특하고 독립적인 그리고 특징적인 사색을 통해 PM들과 어쩔 때는 전혀 다른, 하지만 가치 있는 비전, 전략, 실행 방법을 도출해낸다.
왜냐하면 데이터 분석가들이 보는 것은 고객에 대한 이해를 넘어 그 뒤에 있는 데이터 흐름이 가리키는 고객 행동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흐름을 다양하게 조합하여 고객들의 행동을 하나하나 그룹화하고 그 그룹이 서비스라는 기계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이용될 수 있는지 수치적으로 보기 때문에 그들이 내는 결론은 주로 하나의 기능보다는 서비스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결론 및 생각들이다. 이러한 (직접 경험한) 현상은 실리콘밸리의 어떤 사람이 인터뷰에서 한 말을 떠올린다
– 데이터 분석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요?
그들은 서비스라는 시스템을 그 누구보다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그 구조를 데이터라는 도구를 통해 관찰하여 PM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질문을 발견하고 답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데이터 분석가들에게 서비스를 직접적으로 바꿀 결정권 및 리소스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그들의 생각이 얼마나 뛰어나고 독창적인지에 상관없이 그 생각들은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그 생각 혹은 비전을 실행시키기 위해서 회사에서 단계적으로 신뢰도를 쌓고 성과를 만들어내며, 어떨 때는 싸워 나가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분석가들이 그러한 단계를 싫어하기 때문에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는 바로 퇴사로 이어진다.
즉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 보면 데이터 분석가는 임원 레벨의 큰 청사진을 보고 이해하고, 설계하고, 또 그 청사진을 성취하기 위해 투쟁할 수 있는 사람 이어야만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데이터 분석이란 일종의 스킬 셋 이자 마인드셋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스킬을 통해 세상에 어떻게 훌륭한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 고민을 해보면 답은 간단하다.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분석하고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그 이해를 기반으로 비전과 전략을 설계하여 회사에 변화를 주려고 할 때 직군이 무엇이든 데이터 분석이라는 것을 통해 훌륭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반대로 데이터 분석가라는 포지션을 가진 사람은 위의 레이 달리오가 말한 Shaper가 되어야 한다
여름비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