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마케터들이 광고를 하지 않는 이유   

 

 

좋은 제품위에좋은 마케팅

 

 

‘좋은 제품’ 위에는 ‘좋은 마케팅’을 쌓아야 한다.

 

 

 제대로 된 마케팅을 해본 적 없는, 혹은 매출이 생각만큼 안 나와서 걱정인 사업주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한 마디가 있다. “우리 회사 제품이 남들 것보다 좋은데 팔리는지 모르겠어요”. 이들은 제품만 좋으면 언젠가 고객들이 알아보고 알아서 구매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인력도 제품 생산 및 개발팀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유명하다는 ‘맛집’에 가 보면 이 사업주들의 고민을 같이 느낄 수 있다. 음식은 삶과 직결되는 상품이기에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민감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어떤 ‘맛집’은 그저 그렇거나 심지어 맛이 없는(!) 음식을 판다. 오히려 구석진 곳에 위치한,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음식점에서 맛있는 음식을 파는 경우도 많다. 왜 그런 걸까. 왜 맛있는 음식보다 훨씬 더 잘 팔리는 맛없는 음식이 존재하는 걸까.

 차이는 마케팅에 있다.

 뻔한 얘기일 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를 뼈저리게 느끼고 실천하는 이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마케팅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구석 어딘가에 숨겨 놓고 제품의 질에만 집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잘 만든 제품일수록 뛰어난 마케팅으로 자신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 다시 말해, 마케팅을 통해서 맛없는 맛집보다 맛있는 맛집이 더 많아지도록 해야 한다. 그건 단순히 사업의 매출을 올리는 일을 넘어서, 세상을 이로운 방향으로 바꾸는 이다. 자신이 맞닥뜨리는 시장에 잘 팔리는 ‘가짜’들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라면, 마케팅을 통해서 무조건 팔리는진짜 돼야 한다.

 

 

어떻게 광고할 것인가, 대부분의 쓸모없는 광고에서 벗어나기

 

 그럼 어떻게 ‘뛰어난 마케팅’을 할 것인가. 다른 시장이 그렇듯이, 마케팅 시장에도 ‘가짜’들이 너무 많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광고는 완전 쓸모가 없다. 수많은 광고 중에서 90%는 고객의 머릿속에서 지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지워지는 광고가 택하는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쟁사와 메시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

 예전에 ‘월리를 찾아라’라는 퍼즐을 풀어본 적이 있는가? 비슷비슷하게 생긴 수십 명의 사람들 중에서 단 한 명의 ‘월리’를 찾아내는 일은 쉽지가 않다. 광고도 이와 마찬가지다. 만약 노트북을 파는데, “최신 성능, 빠른 속도, 견고한 내구성” 등의 광고를 내건다면 어떻겠는가. 다른 노트북과 구별할 수 있는가? 아마 소비자는 전혀 구별할 수 없을 것이다.

 

 둘째, 하향식 출혈 경쟁에 뛰어든다.

 

 

하향식 출혈 경쟁에서 벗어나려면, 가격과 가치를 잘 조율해야 한다.

 

 

 ‘저렴한’, ‘최저가’, ‘초특가’와 같은 단어를 우리는 광고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여기에는 우리 제품이 타사 제품보다 더 싸다는 것 외에 다른 메시지는 전혀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언젠가 가격을 더 이상 내릴 수 없는 때가 온다는 것이다.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거나 생산 방식을 바꿔서 원가를 절감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대기업이 파는 상품보다 더 저렴해지기는 어렵다. 이는 곧 직접적인 손해로 이어질 뿐 아니라 매출의 저하까지 불러오기 마련이다.

 

 셋째, 노출만을 (특히상위 노출만을) 중요시한다.

 처음 디지털 광고(특히 ‘검색 광고’)가 나왔을 때는 이 방식이 정말 통했다. 고객들은 가장 순위가 높은 상품에는 그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고, 실제로 해당 제품이 많이 팔리기도 했다. 물론 지금도 상위 노출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며, 효과가 있는 광고 방식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제는 고객들의 성향이 변하고 있다. 상위에 노출된 제품이 무조건 좋지는 않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안다. 그보다는 자신이 정말 필요하다고 느끼는, 자신의 눈길을 확 끄는 제품에 더 관심을 갖는다.

고객들은 더 이상 “같은 메시지”지만 “상단에 노출된” “값싼 물건”에 혹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광고는 아직 이런 전술을 택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전혀 쓸모가 없다.

 

 

 광고가 아닌 마케팅을 하라.

 

 쓸모없는 광고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바로마케팅을 하는 이다.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광고와 마케팅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다. 광고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광고=마케팅이 아니다. 광고와 마케팅은 전혀 다르며 차이에서 매출이 발생한다.

 마케팅의 정의부터 먼저 짚고 넘어가자.

 만약 “토요일 판교 백현 공원, 블랙핑크 깜짝 방문”이라고 현수막을 제작해 내건다면, 그건 ‘광고’다. 그 현수막을 블랙핑크 멤버들이 들게 하고 공원에 데려가 걷게 한다면, 그건 ‘프로모션(판촉 활동)’이다. 이 소식이 신문에 실린다면 그건 ‘언론 홍보(매스컴 홍보)’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을 웃게 만들면 그건 ‘대중 홍보(PR)’다. 사람들이 블랙핑크의 게릴라 팬 미팅 티켓 구매에 돈을 쓴다면, 그건 ‘판매’다.

 이 모든 걸 다 계획하는 것, 그게 바로 ‘마케팅’이다.[1]

 이처럼, 마케팅 없이 광고만 하는 것은 전략을 세우지 않고 전술만 내세우는 것과 같다. “우리는 동영상 광고를 잘해요”, “우리는 네이버 검색 광고에 자신 있어요”, “우리는 SNS 마케팅 진행 경력이 10년이에요” 등이 허울만 좋은 껍질에 지나지 않는 이유다. 이런 전술적 도구만을 강조할 때, 제품이 고객에게 차별화된 무언가로 다가가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어떤 전술을 어떻게 활용해서 적재적소에 배치할지에 대한 상세한 전략을 짜고, 이를 통해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내는 것이 바로 마케팅이다.

 

 

전술을 구현하기 전에 전략을 먼저 구상해야 한다.

 

 

 이 시대의 뛰어난 마케터들은 광고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들에게 ‘광고’라는 개념은 이미 낡은 것이 되어버렸으며 무궁무진한 확장성과 가능성을 가진 ‘마케팅’이 그들의 주 무대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당신의 제품이 충분히 좋음에도 왜 팔리지 않았는지 알게 됐을 것이다. 당신은 마케팅을 한 적이 없고 설령 했다 하더라도 그건 ‘마케팅’이라고 착각했던 ‘광고’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음 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차별화된 마케팅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

 마케팅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1] 앨런 딥, 김광래 감역, 1 페이지 마케팅 플랜 (봄봄스토리, 2016), 21. 변용.

 

 

 

이재인(앰비션플랜)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