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프로젝트는 떡잎부터 다르다

 

 

일의 결과를 확신으로 예견하는 일은 어렵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그들은 떡잎부터 다르기 때문에.

 

지난 글에서부터 ‘스타트업 이직’이 아닌 ‘프로젝트 매니저의 일’에 대해 쓰고 있다. 오늘은 새로운 주제의 두 번째 글로, 이번 글의 주제는 ‘킥오프’다.

지난 7편의 글을 전부 읽은 독자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나는 현재 이직 8개월 차 창업 교육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효율성을 매우 따지고, 시스템 만드는 일을 중시하는 성향과 직무는 생각보다 잘 맞았고, 프로젝트 매니징을 더 잘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지난 달부터 Coursera ‘구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수강하고 있다. 아직 수강 초반이지만, 느꼈던 것은 정말 감사하게도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 업무 프로세스와 온라인 수업에서 언급되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사이클이 대부분 비슷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경험을 기반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강좌를 수강하며 확실히 깨달은 것이 한 가지 있다.

 

“프로젝트의 탄탄한 시작은 성공을 보장하며, 그 시작은 킥오프 미팅이다.”

 

지난 글에서 프로젝트 매니저의 일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이번 글에서는 킥오프 미팅은 무엇이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얘기하고자 한다.

 

 


 

 

킥오프(Kick-Off) 무엇인가?

 

지난 글 ‘프로젝트 매니저의 일’의 네 번째 단계였던 킥오프. 정의를 다시 언급하자면,

 

“킥오프란, 팀이 한 곳의 목표와 방향을 도달하기 위해 같은 곳을 바라보는 과정”

 

이다. 일반적으로 ‘킥오프 미팅’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 킥오프가 프로젝트 매니저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최대한 숙지할 수 있고, 팀원들과 첫 소통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목표는 프로젝트 차터 작성이다.

 

킥오프 미팅은 보통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성공적인 프로젝트 완수지만, 그 전에 프로젝트 차터를 잘 작성해 놓는다면 좋은 땅에 씨앗을 잘 심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젝트 차터란? 달성해야 하는 프로젝트의 목표, 개요 등을 간단 명료하게 작성한 문서로, ‘킥오프’ 미팅을 위한 자료라고 생각하면 쉽다. 프로젝터 차터의 양식은 회사의 성격에 따라 천차만별이며, 구글링을 통해 다양한 레퍼런스를 얻을 수 있다.

 

 

프로젝트 차터의 간단한 예시. 출처 : Slidemodel

 

 

지금부터는 세부적으로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프로젝트 차터에는 어떤 요소가 들어가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 프로젝트 개요 및 배경 (Outline & Background)
  • 프로젝트 목표 (Objectives & Key Goals)
  • 주요 과업 (Scope)
  • 혜택 (Benefits)
  • 프로젝트 팀 (Project Team)
  • 운영 계획 (Operation Plan)
  • 결과물 (Deliverables)
  • 예산/비용 (Budget & Costs)
  • 레퍼런스 (Reference)

 

또한 보다 쉽고 정확한 이해를 위해, 3주 뒤 시작하는 가상의 창업 교육 프로그램의 PM이 되어 1주 뒤 킥오프 미팅을 앞둔 상황에 대입해보려고 한다.

가상의 상황 설정은 아래와 같다.

 

당신은 현재 정부 산하 기관에서 주최하는 기술 기반 예비 또는 3년 미만의 창업가 20팀을 모집, 약 3개월간 교육시켜 최종적으로 우수 교육생 3팀에게 총 1억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PM이다.

함께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인원은 일곱 명으로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창업 코치, 온라인 교육 매니저, 그래픽 디자이너, 웹 디벨로퍼, 마케터, 프로그램 디렉터이다.

 

위 설정해둔 가상 상황에 따라 프로젝트 차터를 정리해보자.

 


 

1. 프로젝트 개요 배경 (Outline and Background)

 

프로젝트가 기획된 배경을 간단히 요약하여 작성한다.

 

창업교육 PM으로서 작성하는 차터 내용

  • 00기관의 연속 사업으로, 대한민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끌 수 있는 유망한 기술 벤처를 육성하고자 함

 

 

2. 프로젝트 목표 (Objectives & Goals)

 

프로젝트의 목표와 얻고자 하는 결과물에 대해 작성한다.

 

창업교육 PM으로서 작성하는 차터 내용

  • 약 70명의 수료생을 배출해야 함
  • 약 30명의 우수 수료생을 선발하여 사업 컨설팅을 제공해야 함
  • 전체 수료생에게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야 함

 

 

3. 주요 과업 (Scope)

 

프로젝트의 범위를 작성한다. 프로젝트 바운더리라고 볼 수 있다. 사업 범위를 사전에 정해 놓음으로써 일을 진행하며 발생하는 이슈들을 처리하는 기준을 만들 수 있다.

 

창업교육 PM으로서 작성하는 차터 내용

  • 프로그램 운영 기간은 2021년 0월부터 2021년 0월까지이다.
  • 70명의 교육생들을 모집 및 선발하여 온라인 창업 교육을 25시간을 제공한다.
  • 우수 교육생들에게 기술 BM 관련 코칭을 6시간 제공한다.

 

 

 

 

4. 혜택 (Benefits)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얻는 혜택을 작성한다. 프로젝트가 만드는 무형 또는 유형의 가치, 장기적 또는 단기적 비용, 창출해낼 수 있는 고객 경험, 단축할 수 있는 시간 등에 대해 작성한다.

 

창업교육 PM으로서 작성하는 차터 내용

  • 기술 창업 알럼나이 70팀 확보
  • 기술 창업 교육 관련 포트폴리오 확보
  • 기술 창업 관련 신규 정부 기관 거래처 확보
  • 국내 기술 창업 관련 대표 기관으로 자리매김

 

 

5. 프로젝트 (Project Team)

 

이해관계자(내부 투입 인력 및 의사결정자) 및 담당 업무를 작성한다.

 

창업교육 PM으로서 작성하는 차터 내용

  • 프로그램 디렉터 (프로젝트 스폰서/결정권자)
  • 프로젝트 매니저 (프로그램 책임자)
  •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 창업 코치
  • 온라인 교육 매니저
  • 그래픽 디자이너
  • 웹 디벨로퍼
  • 마케터
  • 재무팀 매니저

 

위에는 직함만 작성했지만,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담당 업무까지 함께 작성해준다.

 

 

6. 운영 계획 (Operation Plan)

 

구체적인 프로젝트 운영 계획을 작성한다. 교육생 모집, 운영 그리고 사업 종료까지 구체적으로 해야 하는 세부 업무, 기간, 운영 방법, 필요 리소스, 담당자, 준비 사항 및 확인 사항을 점검한다.

 

창업교육 PM으로서 작성하는 차터 내용

  • 모집: 0월 0일 / 80명 선발 / 메일 및 문자 전송
  • 운영: 0월 0일 / 70명 교육 / 창업 교육 플랫폼을 활용한 25시간 교육
  • 수료식: 0월 0일 / 70명 수료 / 화상 플랫폼 통한 수료식 진행 및 수료증 발급
  • 컨설팅: 0월 0일 / 30명 코칭 / 1:1 사업 코칭
  • 사업 종료: 0월 0일 / 결과보고서 제출

 

위에는 단계별로 대략적인 내용만 작성했지만,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훨씬 세부적으로 작성해준다.

 

 

 

 

 

7. 결과물 (Deliverables)

 

손으로 또는 가시적으로 보이는 결과물을 작성한다.

 

창업교육 PM으로서 작성하는 차터 내용

  • 프로그램 메인 홈페이지를 구축한다.
  • 교육생들에게 사업계획서, BM설계서, 코칭 피드백표를 제공한다.
  • 70명 수료생에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인사이트를 얻는다.

 

 

8. 예산과 비용 (Budget & Costs)

 

프로젝트 예산과 지출 항목(고정비, 변동비, 수익)을 작성한다.

 

창업교육 PM으로서 작성하는 차터 내용

  • 예산은 1억 7천만 원
  • 고정 비용은 외부 인건비 1천만 원과 시상금 1억
  • 변동 비용 (홈페이지 구축비, 마케팅 홍보비, 공간 대관비, SW비, 교육 운영비 등)
  • 기업 이윤 (보통 사업비의 6~10%)

 

일반적으로 내부 인건비를 수익 항목으로 포함한다.

 

 

9. 레퍼런스 (Reference)

 

(가능 시) 지난 기수의 결과물이나 타 프로젝트 등 참고 자료를 통한 인사이트를 도출하여 작성한다. 실수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더 나은 프로젝트 진행을 기대하고 시도할 수 있다.

 


 

최근 관심을 갖게 된 창업가가 있다. 그는 수 많은 강연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런 말을 자주 했다.

 

“인간은 누구나 일하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일하는 것을 방해하는 장애물만 모두 걷어내 주면 너무 열심히 일해서 몸을 망치기도 한다고 생각해요.”

 

나도 그의 생각에 동의한다. 같은 선상에서 인간은 누구나 일을 ‘잘’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그 유명한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에서도 자기 존중과 자아실현의 욕구는 인간의 최상위 욕구라고 설명한다. 이왕 시작해야 하는 일이라면, ‘잘’준비해보면 어떨까? 프로젝트의 첫 단추를 잘 꿰면, 마지막 단추의 성공은 두말할 것도 없다.

 

 

Elena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