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커뮤니케이션/학습/실행력 등 창업가에게 필요한 자질은 많습니다. 창업가에게 필요한 자질 중, 밸런싱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자신감 vs 겸손함
창업가에게 ‘자신감’은 무척 중요한 요소입니다. 창업은 일종의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과정인데 자신감이 없다면 시작 자체가 쉽지 않죠. 또한 창업을 진행하면서 접하는 여러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미래의 큰 도약을 위해서도 역시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당연히 힘들지만,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해 나가는 시행착오의 반복을 통해 하나씩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겸손함’은 스스로 무엇이 부족한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먼저 본인이 무엇을 모르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아야 발전할 수 있죠. 그러나 본인의 부족한 점을 솔직히 인정하지 못하면, 발전과 성장에 한계가 있고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감’이 아닌 ‘자만심’은 곤란하죠.
냉혹한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향후에 잘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현실을 극복하는 합리적인 낙관주의인 ‘스톡데일 패러독스‘ 처럼, 자신감과 겸손함의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이상 vs 현실
창업가는 해결하고자 하는 ‘고객의 문제’에 기반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본인의 ‘이상’과 ‘철학’에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합니다. 제대로 된 철학이 녹아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큰 성공을 하기도 하지만, 단순히 돈을 좇아 창업한 ‘영혼 없는 비즈니스 모델’로는 때론 성공하더라도 작은 성공에 그치기도 하죠.
하지만 창업가가 처음에 꿈꾸었던 형태의 이상에만 몰입한 나머지 시장의 현실을 외면한다면, 시장의 반응과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일단 창업을 시작하였다면 ‘생존’과 ‘성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시장의 현실과 고객의 니즈에 맞춰 초기의 이상도 어느 정도 튜닝해나갈 필요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초기의 이상만 너무 좇는다면, ‘창업가’가 아닌 비현실적인 ‘이상주의자’에 가깝겠죠.
훌륭한 창업가 vs 훌륭한 직원
예전에 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검토를 할 때, 몇 번의 미팅을 통해 대표와 공동 창업가에 대해 나름의 판단을 한 것이 과연 맞을까 싶어 레퍼런스 체크를 하였습니다.(선입견을 피하려고 주로 마지막에 레퍼런스 체크를 하는 편이고, 우리가 느꼈던 점과 레퍼런스 체크 결과가 비슷한지를 비교해보죠) 팀장 출신이었던 스타트업 대표에 대해 지인을 통해 전 직장의 팀원, 위의 본부장, 대표로부터 각각 다면 체크를 할 수 있었는데, 흥미롭게도 다들 평가가 엇갈리더군요. 긍정 평가 2인에 부정 평가 1인이었습니다. 그때 우리가 내렸던 판단은 “직원으로서는 호불호가 엇갈릴 수도 있겠지만 창업가로서는 훌륭한 창업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였습니다.
기본적인 태도와 소양 측면에서는 훌륭한 창업가와 훌륭한 직원의 공통적인 요소들이 꽤 있겠지만, 일부 요소들에서는 둘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로부터의 지시를 수동적으로 성실하게 수행하는 측면이 일부 직종에서는 훌륭한 직원의 요소일 수 있지만, 착하지 않더라도(?) 적극적인 리더십과 책임감이 대표나 창업가에게 필요한 요소일 수도 있죠. 때로는 대표/창업가로서는 부족한 면이 보여도 팀장/직원으로서는 훌륭한 멤버일 수도 있고, 반대로 조직 내에서의 팀장보다는 나와서 창업가가 되는 것이 더 어울리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여러분은 훌륭한 창업가와 훌륭한 직원 중 어느 쪽에 더 적합할 것 같나요? 🙂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가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