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머니라커 소속 중국 IT 칼럼니스트가 미디엄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2013년은 중국 O2O (Online to Offline) 서비스의 원년이라 불린 해였습니다. O2O 서비스 모델은 교육, 소매, 외식, 관광 등 다양한 업계로 흘러들어 여러 서비스가 생겨났죠. 그로부터 4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중국 O2O 서비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모바일 O2O 서비스는 이미 중국인들의 생활 깊숙이 침투하여 스마트폰과 와이파이만 있다면 집 밖을 나가지 않고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제 사례를 통해 오늘날의 중국 O2O 서비스를 맛보기로 살짝 느껴보시죠.

▍외식 O2O 서비스

자취를 해보신 분이라면 다들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빨래도 귀찮고 청소도 귀찮지만 혼자 살다 보면 가장 귀찮은 건 밥을 해 먹는 일이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배달을 시켜 먹는 일이 잦아지는데요. 한국도 배달 문화가 발달하기는 했지만 메뉴가 한정적이고 최저 주문 금액이 대부분 12,000원 이상이라 혼자 사는 자취생이 시켜 먹기에는 부담이 큽니다. 일부 APP에서는 1인분 주문 서비스를 지원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메뉴에 제한이 많죠. 중국은 어떨까요?

주중 내내 회사에서 밥을 먹고 늦게 퇴근을 하기 때문에 집에서 밥을 먹을 일이 없는 저는 주말 아침 침대에 누워 오늘 뭐 먹을지를 고민합니다. 물론 뭘 만들어서 먹을지가 아니라 뭘 주문할지를 고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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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퇀과 어러머 앱

중국의 가장 큰 외식 배달 앱인 메이퇀 와이마이(美团外卖)와 어러머(饿了么)에서는 중국 음식 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요리와 디저트 및 음료 주문도 가능합니다. 주문 가능한 음식의 폭이 넓고 최저 주문 금액도 대부분 30 위안 (한화 약 4800원) 정도라 1인분을 주문하기에도 부담이 없죠. 지금 당장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배송 시간을 정해둘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주문하는 일도 많습니다.

배달 서비스가 막 생겨났을 때는 디디다처(滴滴打车)로 대표되는 택시 시장과 같이 메이퇀과 어러머는 서로 할인 혜택을 앞세워 유저들을 끌어들였습니다. 덕분에 유저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죠. 하지만 시장이 안정기에 들어서며 할인 혜택이 눈에 띄게 줄었고 무료였던 배달비가 5위안, 6위안씩 붙기 시작했습니다. 혜택이 사라졌으니 유저들도 사라졌을까요? 이전에 비하면 혜택이 크게 줄었지만 이미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게 습관이 돼버렸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그럼 어떤 앱을 사용할까요? 메이퇀과 어러머에 등록된 음식점들도 비슷하고 할인 혜택도 비슷하지만 간혹 할인율이 다른 경우가 있어 두 앱을 서로 비교해보고 좀 더 저렴한 앱을 사용합니다. 자주 사용하는 결제 수단에 따라 서비스 이용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어러머는 알리페이를, 메이퇀은 위챗페이를 지원합니다.

▍마트 배달 서비스

중국은 마트 문을 꽤 일찍 닫습니다. 퇴근 시간이 늦다 보니 마트에 들릴 시간도 없고 비록 디디다처와 같은 서비스를 이용해 차량을 부를 수 있다고는 하지만 무거운 짐을 집까지 들고 오는 것도 일이죠. 중국에는 저처럼 퇴근이 늦어 주중에는 마트를 갈 시간이 없고 주말에는 밖을 나가기 귀찮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달 서비스가 존재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메이퇀 와이마이와 어러머를 통해서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나 가끔 재고가 없는 경우가 있거나 판매하지 않는 품목이 있어 티몰 마트(天猫超市), 징동 마트(京东超市), 징동배달 (京东到家)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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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몰 마트와 징동 마트는 밤 12시 전에만 주문을 하면 다음날 물건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티몰 마트는 당일 오전 11시 전에 주문 시 당일 배송이 가능하며 징동 마트는 당일 오후 3시 전에 주문하면 당일 배송이 가능합니다. 물론 배송 시간을 정해둘 수도 있습니다.

징동배달(京东到家)은 메이퇀, 어러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비슷한 배달 서비스로 1시간 내에 배달을 완성하는 것을 서비스의 핵심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저는 징동 배달을 월마트 배송 서비스 때문에 가끔 사용합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물품인데 메이퇀, 어러머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변 마트에 재고가 없는 경우 징동배달 앱에서 월마트의 재고를 확인해보고 있으면 징동을 사용하죠. 월마트에도 없으면 미리 준비하지 못한 자신의 부족함을 반성하며 티엔마오 마트나 징동 마트에서 주문한 뒤 기다리면 됩니다.

▍퀵 배달 서비스

주말에 방콕 생활을 하며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앱은 역시 메이퇀과 어러머 입니다. 저의 월급이 모두 식비로 나간다는 사실을 이렇게 들키고 말았네요. 그런데 제가 또 먹는 것만 주문하는 건 아니지 말입니다. 메이퇀과 어러머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음식 주문만은 아니거든요. 퀵 배달 서비스도 다른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두 앱으로 이용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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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러머는 대리 구매뿐만 아니라 한국의 퀵 서비스처럼 문서, 꽃, 케이크, 열쇠, 옷 등을 타인에게 보내주기도 합니다. 대리 구매 서비스의 비용은 기본 16위안부터 시작하며 우선 서비스 비용을 온라인으로 결제한 뒤 상품 비용은 담당 기사분이 물품 구매 후 도착하시면 직접 계산합니다. 퀵 배송 서비스는 물품 중량과 거리를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유명 음식점의 음식을 먹고 싶을때, 몸이 아파 약이 필요한데 사다줄 수 있는 사람이 없을때, 급하게 누군가에게 물품을 보내줘야 할때 직접 나갈 필요 없이 앱을 통해 간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서비스 이용이 간편할 뿐만 아니라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많은 이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세탁 O2O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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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나고 이제 여름이 오는데 옷장 안의 코트들은 아직도 그대로네요. 물세탁이 가능한 옷은 간단하게 세탁기를 돌려버리면 되지만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하는 옷이나 신발 같은 것들은 집에서 세탁하는 게 불가능하거나 매우 귀찮죠. 일단 집에 들어오면 집 앞 편의점도 안 나가는 제가 세탁소에 무거운 코트를 들고 직접 맡기러 간다고요?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다행히 58到家에서는 저같은 게으름뱅이를 위한 세탁 O2O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58到家는 서비스 중개 플랫폼으로 여러 O2O 서비스의 제공자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이얼 세탁(海尔洗衣)과 같은 전문 세탁 플랫폼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아직 서비스 보급률은 미미한 상태라 58到家와 같은 플랫폼에 오프라인 세탁소들이 입점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가 더 많습니다. 자신의 주소를 입력한 뒤 앱을 통해 예약하고 결제하면 사람이 와서 옷을 가져가고 세탁 완료 후 다시 가져다 줍니다.

아무래도 세탁 서비스는 이용 빈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따로 앱을 설치하지 않습니다. 저장공간이 많아 앱을 설치해도 상관은 없지만 어차피 사용도 별로 안 할텐테 굳이 설치까지 해야 하는 게 무척 번거롭달까요? 위챗에서 제공하는 샤오청쉬 서비스 덕에 필요할때만 간편하게 찾아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교육 O2O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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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중개 플랫폼인 58到家에서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애도 없고 반려동물도 없는 제가 이용하는 카테고리는 매우 제한적인데요.

여기까지 글을 읽으신 분이면 잘 아시겠지만 제가 무언가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 ‘귀찮음’이라는 녀석입니다. 심지어 귀찮음이 배고픔을 이겨 밥을 안 먹는 때도 있으니 이정도면 말 다했죠?

상하이에 있으면서 너무 집에만 있는 것 같아 악기라도 좀 배워보려 했는데 제가 제 성격을 너무 잘 알더군요. 학원을 등록해도 다음주면 귀찮다고 안 갈게 뻔하거든요. (이쯤되면 회사 출근은 어떻게 하는 건지 의문이 들기 시작합니다. ) 요즘 유행하는 더다오(得到 ),히말라야FM(喜马拉雅FM)과 같은 유료 지식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접할 수 있으나 악기는 역시 직접 교습을 받는 게 좋죠. 58到家에서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를 이용하면 집 밖을 나서지 않고도 얼마든지 원하는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학습이 가능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교육 서비스를 정한 뒤 예약하고 대금을 지불하면 정해진 시간에 담당자가 집으로 방문해 원하는 분야에 대한 정보 또는 악기 사용법을 알려줍니다. 서비스 비용도 일반 학원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아 아이를 둔 부모나 직장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됩니다.

O2O 서비스의 원년이라 불리던 해로부터 4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스마트폰과 와이파이만 있다면 집 밖을 나서지 않고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한 시대가 왔습니다. 이젠 스마트폰으로 못하는 일이 있기는 한 건지 의문이 들기까지 합니다.

중국의 모바일 O2O 서비스는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생활 필수 서비스이죠. O2O 서비스를 키운 불씨는 이제 신(新) O2O라 불리는 신소매(新零售) 영역으로 퍼져 무섭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필수가 된 O2O 서비스와 O2O 서비스의 바톤(barton)을 이어받은 신소매(新零售) 영역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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