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님이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번 더 소개합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발전역사와 새로운 트랜드 OAO(Online And Offline)

차근 차근 설명하기 내용이 너무 많아서 핵심내용만 훝도록 하겠다. 중국의 전자상거래는 2000년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1996년 중국 최초의 인터넷 쇼핑몰인 마이카오린(麦考林, Mecox Lane)을 시작으로 1999년 최초의 C2C 전자상거래였던 이취왕부터 B2B 알리바바 공급상까지 일부 IT업체들이 전자상거래를 시도하기는 했지만, 컴퓨터 보급도 제대로 안됐던 그 당시상을 비춰보면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았다. 2002년 이베이가 이취왕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고, 2003년 타오바오가 오픈하며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키려는 노력을 했지만 눈 앞에 있는 물건을 보고도 믿지 못하는 중국인들에게 인터넷 쇼핑 보급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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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티즌 수(CNNIC, China Internet Network Information Center)

장사꾼의 나라 중국은 서로를 믿지 못한다. 그래서 꽌시가 발전하기도 했지만 중간에 신뢰를 줄 수 있는 매개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개미와 코리끼의 경쟁이었던 타오바오와 이베이의 사례만 봐도 충분히 그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이베이의 결제수단은 신용카드 기반의 구매자가 결제를 하면 바로 판매자에게 전달되는 P2P거래(peer to peer) 형식이었다. 그 당시 중국에서는 신용카드가 매우 낯선 존재였다.

비록 규모면에서 이베이와 비교할 수 없는 작은 타오바오였지만, 타오바오는 2004년 알리페이 결제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알리페이 전용 충전카드, 핸드폰 충전카드, 은행카드 충전방식을 통해 온라인 쇼핑을 가능하게 했다.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자격이 안되는 사람들도 쉽게 동네 구멍가게에 가서 충전카드를 사서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타오바오는 판매자와 구매자 중간에서 알리페이에 물품 대금을 묶어두었다가 구매자가 수취확인을 눌러줘야만 판매대금이 넘어가는 에스크로 제도로 운영됐다. 판매자가 구매자 간에 신뢰를 형성해준 것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알리페이라고 하는 안정장치가 마련되자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인터넷 쇼핑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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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자상거래 규모(i-Rearch, 글쓴이 재구성)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는 또 있었다. 비록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생겨나고, 온라인 결제수단이 생겨나긴 했지만 엄청난 크기의 중국 땅덩어리에서 택배비는 무시하지 못할 금액이었다. 2005년 당시 택배가 한 건당 평균 27.7위안 가량 했으니 인터넷에서 제품이 아무리 싸게 팔린다 하더라도 택배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해야 했기 때문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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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와 함께 성장하는 택배산업

중국의 택배시장은 전자상거래의 발전과 함께 성장했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을 보고 수 많은 업체들이 전자상거래에 뛰어들었다. 전자상거래 기업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인터넷 쇼핑은 점차 증가했고, 택배물량 증가와 택배 기업들 간의 경쟁으로 인해 택배비용은 점점 하락할 수 있었다.

더불어 징동과 같이 자체 물류센터를 가지고 직접 택배를 배송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유통기업에 있어서 핵심은 재고관리와 물류비용 절감이고, 소비자단에 있어서도 신속하고 정확한 배송이 핵심이다.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은 물류와 택배에 사활을 걸었다. 소비자 만족도를 위해 징동은 전국에 자체 창고를 세우고 택배원을 배치했으며, 알리바바는 택배회사들의 시스템을 차이니아오(菜鸟)라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놓았다. 오늘날 중국 전자상거래를 대표하는 징동과 알리바바는 전혀 다른 형태로 물류를 진화시켜 나갔다. 한마디로 말하면, 징동은 ‘내가 직접 배송한다’, 알리바바는 ‘배송하기 쉽게 해줄게 너가 배송해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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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자상거래에서 B2B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기는 하지만, 이번 포스팅에서는 C2C와 B2C 등 소매유통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오늘날 중국 (소매유통) 전자상거래는 크게 3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기준은 글쓴이가 주관적으로 나눈 기준이라 중국에서도 이렇게 나누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전자상거래 1.0시대’는 전자상거래를 하기 위한 물류체계가 구축되고, 가격이 플랫폼이 경쟁력이었던 시대였다.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전통적인 B2C 쇼핑몰로 티몰, 징동, 판커(凡客) 등이 대표적이었고, C2C 영역에서는 당연히 타오바오였다.

2008년 미국에서 여러 사람이 공동구매로 쿠폰을 구매하면 싸게 살 수 있다는 공동구매 개념의 그루폰(Groupon=Group+Coupon)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유저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과 같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할인쿠폰을 공유하자 유저의 인맥이 새로운 사업모델로 발전하게 되었고 소셜로 커머스를 일으킨다고 하여 ‘소셜커머스’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미국의 그루폰 모델은 2010년 한국과 중국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에는 2010년 5월 티켓몬스터가 오픈했고, 중국은 2010년 1월 ‘자리를 꽉 채운다’는 뜻의 만쭤왕(满座网)이 오픈했고, 3월에는 오늘날 중국최대 O2O플랫폼인 메이퇀(美团)이 오픈했다. 중국에서는 소셜커머스라는 명칭이 아닌 공동구매라는 뜻의 퇀꼬우(团购)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중국식 퇀꼬우는 중국식 비즈니스 생태계가 존재했다. 우리의 경우 소셜커머스 회사가 매장 및 브랜드들을 하나하나 영업하여 제휴했기 때문에 플랫폼의 SKU(Stock Keeping Unit)와 영업력은 곧 사람 머릿수와 비례했고, 효율은 떨어졌다. 그러나 중국의 퇀꼬우는 앞에 언급했던 것과 같이 중간에 매개체가 있었다. 바로 대리상 문화였다. 지역단위로 형성되어 있는 대리상들은 업종별로 묶여있었는데, 가령 예를 들면 여행사는 기존에 제휴하고 있던 사우나, 호텔, 관광지 티켓 등의 인프라를 시스템화 했고, 일부 대리상은 시스템 속에 음식점들만 묶어 두었다.

퇀꼬우 사업자는 굳이 일일이 영업을 하러 다니지 않고 대리상을 통해 쿠폰을 공급받아 약간을 마진을 붙여 판매만 하면 됐다. 이런 구조로 하게 되면 매장사업자의 입장에서도 하나의 플랫폼에서 쿠폰확인을 하면 되기 때문에 편리했다. 플랫폼 사업자, 쿠폰 대리상 모두 서로 상부상조하는 비즈니스 생태계가 구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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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퇀꼬우 쿠폰 대리상의 사업구조

라쇼우왕(拉手网)과 같은 일부 대형 퇀꼬우 사이트들만 빼고는 대부분의 퇀꼬우 사이트이 이런 대리상들과 제휴하여 운영했기 때문에 퇀꼬우 창업은 매우 쉬웠다. 그래서 2010년 시작된 퇀꼬우 사업모델은 불과 1년만에 5천개 이상이 생겨날 수 있게 되었다.

‘평소 식당에서 100위안을 줘야 먹을 수 있는 요리를 50위안이면 먹을 수 있다고?’, 2010년에 불기 시작한 퇀꼬우는 소비자가 거의 절반가격에 푸짐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매료되면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퇀꼬우의 영업포인트는 ‘할인쿠폰 행사를 진행하여 소비자에게 체험을 제공해야 한다.’였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퇀꼬우가 일년 내내 진행해야 하는 당연한 마케팅이 수단이 되면서 매장 사업자들은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렸고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가 보게 되었다.

무분별하게 생겨나는 퇀꼬우 싸이트들의 지나친 경쟁과 질 떨어지는 서비스에 퇀꼬우는 금새 식었다. 2011년 자그마치 5천개 이상까지 증가했던 퇀꼬우 사이트는 2012년 2500개 가량 절반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들었고 이후 몇 개 남지 않은 퇀꼬우는 점점 전문 카테고리 쇼핑몰로 전환되었다. 쥐메이 요우핀(聚美优品)도 특가 화장품으로 특화된 퇀꼬우로 시작하여 후에 화장품 전문 쇼핑몰로 전환한 케이스이다.

잠시 반짝했던 퇀꼬우지만, 퇀꼬우가 중국 전자상거래에서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소비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에 인터넷에서 먼저 검색하게 하는 습관을 길러주었고, 소비자의 인터넷 쇼핑 보급에 큰 기여를 하게 되었다. 징동, 타오바오와 더불어 메이투안, 쥐메이, 요우핀 등과 같이 물류와 가격경쟁으로 승부하던 시대를 ‘전자상거래 1.0 시대’로 잡았다. 어느 쇼핑몰을 가나 다 똑 같은 제품, 가격차이도 다 오십보 백보.. 결국 누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소비자에게 배송하느냐의 물류경쟁만 남아있었다.

세상을 바꾼 스티븐 잡스, 버튼을 눌러 전화를 걸던 휴대폰에 버튼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핸드폰 액정화면으로 인터넷을 한다. PC가 필요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모바일에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알리바바였다. 타오바오는 2011년 모바일 타오바오(手机淘宝)를 오픈했고, 한달 뒤 징동도 모바일APP를 런칭했다. 이제 회사 컴퓨터에 앉아 상사 눈치안보고 인터넷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자상거래 사업자에게 가장 멍청한 짓은 알리바바와 징동의 변화를 무시하는 것이다. 알리바바와 징동이 하면 뭔지 알려고 분석하는데 시간 보낼게 아니라 일단 무조건 따라해야 한다. 그것들은 이미 날고 긴다는 두뇌들이 모여 만들어낸 트랜드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전자상거래는 순식간에 모바일로 전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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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PC vs 모바일 매출비교

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용 컴퓨터와 같은 스마트폰의 보급은 단지 전자상거래만 모바일로 바꾼 것이 아니었다. 웨이보, 위챗 등과 같은 SNS가 등장하면서 인맥과 팔로워가 또 다른 판매/유통 채널이 되면서 웨이상이 등장했고, 한술 더 떠서 팬덤경제(粉丝经济)와 왕홍경제(网红经济)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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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어디서 본 얘기 같은데?’ 그렇다. 소셜커머스의 모바일 버전이다. PC버전의 소셜커머스는 인터넷 쇼핑몰에 접속할 때 첫 페이지에서 지역을 선택해야 했지만, 모바일에서는 GPS(위치추적)을 통해 나의 위치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진정한 소셜커머스가 된 것이다. 전자상거래2.0 시대를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모바일 전환’이다.

2013년도 였던가? 갑자기 사람들이 택시를 어플로 잡기 시작했다. 중국의 택시호출 어플 띠디다처(滴滴打车)와 콰이띠다처(快的打车)는 우버의 짝퉁버전이기는 했지만 알리바바와 텐센트텐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투자한 이유는 단순하다. 자신들의 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 이다. 인터넷 사이트와 모바일에서만 사용했던 온라인 페이먼트가 오프라인 생활 속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이제 오프라인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니 온라인 페이먼트에서 ‘모바일 결제’로 명칭을 좀 바꿔야겠다.

‘온라인APP에서 주문하고 오프라인 택시 안에서 결제하니까 Online to Offline이네?’ 그렇게 O2O라는 개념이 생겨나게 되었다. O2O의 개념이 등장하면서 ‘전자상거래 3.0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택시뿐만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온라인APP에서 음식도 주문하기 시작했다. 과거 인터넷 쇼핑은 옷이나 신발, 장난감, 책과 같은 제품만 살 수 있다고 여겨졌지만, 이제는 음식부터, 청소 아주머니, 이삿짐 센터까지 부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OAO(双店模式)에 대해서는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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