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로직스(Samsung Biologics)가 최대 공장을 설립하며 박근혜 대통령까지 모시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삼성이 인천 송도에 8천5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을 건립한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1위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업(CMO)으로 도약할 전망이다.(중략) 기공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 삼성, 세계 최대 바이오공장 짓는다…8천500억 투자(연합뉴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바이오 분야가 뜨는구나” 메시지를 주는 정도에 불과한 이야기라 할 수도 있겠지만, 삼성이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공장을 신설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위기다 어떻다 해도 여전히 모든 유형의 재화는 제조 과정이 필요하며, 제조 및 설비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시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확실한 분석과 결과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삼성이 공장을 새로 설립하는 이번 행보가 사실상 처음으로 헬스케어 사업가능성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역으로 이 분야는 이미 소리없는 전쟁이 진행 중이지만, 이제 비로소 헬스케어 분야도 스타트업이 지금보다 훨씬 활성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분야는 협업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또한 헬스케어의 범주는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지만 core는 분명하다. 모든 산업분야에서 특히 헬스케어는 역사와 전통이 오래되었음에도 세련된(fancy) 하이테크보다는 느릿느릿한(sluggish) 로우테크이다. 생각보다 의료, 비의료 영역에서 모두 연구개발(R&D)이 형편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반대로 그만큼 너무나 많은 기회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 분야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헬스케어는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와 가장 밀접한 분야이지만, HCI/UX에 대한 고민은 일천하다. 연구도 많이 없고, 연구자도 많이 없고, ‘사용자’ 라는 개념 조차 거의 없다.
약간의 서비스디자인 분야에서 이해관계자(stakeholder)의 일부로 사용자(라 쓰고 환자라고 읽는다)를 고려할 뿐이다. 의료비용이 많이 드는 미국이나 복지가 잘되어 있는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헬스케어와 관련한 UX 연구도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UX를 ‘유용성’ 혹은 ‘감성’ 이라는 지극히 디자인이나 공학적인 이슈만을 다룬다. UX와 관련한 실무진은 아직도 좁은 의미의 ‘그려내는 디자이너’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최근 흥미롭게 읽은 글이 있다.
여기서 “UX 디자인은 멀티디스플리너리(multidisciplinary, 여러 학문 분야에 걸친)한 작업”이라고 인터뷰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이를 보고 “아직 멀었구나”라고 생각했다.
UX 분야는 multidisciplinary가 아니라 인터디서플리너리(interdisciplinary, 학제간의 여러 학문 분야가 관련된) based R&D를 통해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분야이다.
따라서 문자그대로 ‘여러 분야의 전공자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UX’라는 의미라면 interdisciplinary가 맞다. 사실 이런 용어 상의 미세한 차이가 그간 UX에 대한 오해를 낳았다. 더구나 내용상으로 보면 결국 원형으로 유용하게, 감성적으로 잘 만들었다는 내용만이 담겨있다. 분야에 대한 정의는 해당 분야의 기반이자 철학인데 인터뷰에 사용된 용어가 아쉽고, UX에 대해 결과물의 설명이 정의에 비해 단순해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하여 다소 아쉽다.
아무튼, 내년에는 보다 헬스케어 분야에 좋은 기회들이 많이 생길 것 같다. HCI/UX 분야에서 웨어러블과 헬스케어는 차세대 기술 기반 제품이나 서비스의 핫한 이야기를 할 여지가 많다. 같이 할 수 있는 선후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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