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판매만 하려고 하나요?

 

 

비즈니스의 첫 단추는 고객이다. 

고객을 만족시켜야만 

그들과 거래를 할 수 있고, 

그 거래 중에 만족도를 유지 및 높여가야만 

더 많은 기회가 부여된다. 

 

하지만, 그 ‘거래 하나하나에 과몰입’ 하면, 

그다음 거래를 원하는 만큼 

이어가지 못하게 된다.

고객마다 원하는 바가 제각각이고, 

이를 모두 만족시키려다가는 

높은 비용을 감당 못하게 된다. 

여기서 사업과 장사의 차이가 나타난다. 

이를 잘 운용하는가 못하는가에 따라 

지속 가능성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단 번의 거래에서 

고객과의 정면 승부를 볼 수도 있어야 하고, 

더 많은 거래를 이끌어내기 위한 

첫 단추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 두 마리 토끼를 

매번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사보다 사업은 더 어렵다. 

장사는 많이 파는 것이 목표이다

그럼, 사업의 목표는 무엇인가

장사는 ‘이익을 얻기 위하여 물건을 사고파는 일’이다. 

 

 

 

 

 

장사는 순수 우리말이다. 한자어 같은 음률이지만, 찾아보니 한글이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지만, ‘고고한 뜻이 담겨있지는 않다. 이는 ‘장사치’라는 말을 보면 알 수 있다. 장사하는 이들을 부르는 말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던 이들에게 유교 사회였던 과거의 조선 시대는 좋은 의미로 불러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자본주의 사회이다. 따라서, 사고팔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그럴 수 있다. 도덕적, 윤리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면, 뭐든지 괜찮다. 그러다 보니, 정말 순수하게 ‘이익’만을 위해 만들어진 비즈니스가 있다. 누구의 이익이냐고, 당연히 ‘우리 사장 또는 리더’의 이익이다. 그런데, 그런 회사일수록 오래가지 못한다.

 

 

많은 리더들이 오래가기 위해

장사에서 사업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장사의 단위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사업이 된다. 하지만, 과거의 일하는 시스템을 벗지 못하고, 새 옷을 입지 못한 조직은 쉽사리 ‘이익만을 좇는 괴물’이라는 오명으로부터 빠져나오지 못한다. 실제로도 그렇다. 비즈니스의 목표가 이익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익은 우리와 고객 모두가 잘해야 한다. 하지만, 이건 리더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어제 보다 나아진 오늘, 작년보다 나이진 올해와 내년만을 꿈꾼다. 그 모든 짐들은 함께 일하는 이들에게 짊어지게 만든다. 이른바 책임 떠넘기기. 그렇게 조직은 오래가지 못하고 무너진다. 그만큼 장사치가 사업 리더가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원래부터 사업의 목표는 

이익이 아니라, 고객이었다.

피터 드러커를 포함한 경영 구루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외쳤다. 경영의 기본 원리(Principle)상 매출보다 고객이 우선이라고 말이다. 사업을 한다면, 우리의 고객이 누구이고, 그들이 언제 어느 때, 어떤 이유로 우리를 필요로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때 우리가 감당 가능한 수준의 비용으로 지속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을 때, 고객을 확보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고객을 상대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그 힘은 사업의 확장과 성장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만든다. 사업의 핵심은 ‘고객 기준의 성장’에 있고, 이는 우리 단독의 성장이 아니라, 성장 과정상의 여러 데이터를 주고받는 고객, 시장과의 상호작용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장사치는 누가 고객인지는 관심 없다. 고객이 누구든지, 우리 꺼를 사주면 그만이다. 이번 주 보다 다음 주에, 지난달보다는 이번 달에, 올해보다는 내년에 더 많이 ‘팔면’ 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도 괜찮다는 입장이다. 많이 파는 것이 목표가 된 나머지, 다른 것을 볼 만한 이유도, 여유도 잃게 된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파는 사람의 입장’에서만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잊는다. 그들에게 당연히 가져야 하는 감사함도 없다. 게다가 초반에 비즈니스 성과가 좋으면, 착각한다. 자신의 ‘덕’ 때문이라고 말이다. 계속 그렇게 열정을 쏟아붓다가, 남(직원들)의 열정까지 끌어다가 쓰는 악수(惡手)를 둔다.  

 

 

 

소비자(손님)와 고객은 다르다

비즈니스(사업)와 장사(판매)의 차이

팔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더 많이 팔고, 계속 팔고, 더 자주 팔기 위해서는 적절한 대응과 대처가 필요하다. 그들과 우리 모두를 위한 전략적 선택 말이다. 전략상 목표의 대상은 소비자가 아니라, 고객이다. 아니, 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것부터 시작된다. 어떻게 하면, 그들을 우리의 고객을 만들 것이고,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우리의 상대는 ‘소비자(손님)’이 아니다.

‘고객이 될지 모르는 이들’ 

또는 ‘오래도록 우리의 고객으로 남을 이들’이다. 

소비자는 ‘사고 나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아직 ‘고객이라고 볼 수 없다. 마주한 순간에는 ‘고객님’이라고 해야겠지만, 돌아서면 그걸로 끝이다. 단, 그때 ‘돌아보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자 역할이다. 이를 총괄하는 것은 리더의 몫이다. 

 

 

소비자로부터 고객을 찾아 분류하고,

그들이 오래 머물도록 하는 것이다. 

리더가 가지는 고객에 대한 책임을 정리하면 위와 같다. 어떤 비즈니스든지 유효하다. 고객에 대한 무한 책임을 짊어지고, 어떻게 하면 우리 이외에 다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어떤 이들에게 책임을 나누고,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 및 지향 방향을 기준으로 그들에게 과업 상의 합리적 목표를 할당하여, 그들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소비자를 고객으로 변화하게 하고,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멈추지 않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장사치와 사업가의 걱정 포인트는 다를 수밖에 없다. 

장사는 오늘내일의 매출을 걱정한다. 그 힘으로 그다음 날(해)도 이어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돈만 벌면 되고, 돈이 되면 된다. 하지만, 사업은 우리가 확보하려는 고객과, 그들과 우리의 관계를 적정 비용으로 오래도록 이끌어갈 것인지를 고민한다. 또한, 자신이 없어도 사업이 운영될 수 있는 업무 시스템 디자인을 위해 고뇌한다. 사람에게 일을 맡기기보다는 성숙한 (죽지 않는) 시스템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참고로)

영업(營業)은 

사업과 장사의 중간에 있다

사업은 비즈니스를 영위하기 위하여 ‘총괄’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영업은 그중 일부분을 담당하여 더 많은 고객을 만나고, 더 많은 매출을 일으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을 말한다. 사업과 장사 중간에 끼여, 장사도하고, 사업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업 활동을 사업화하기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그런 시도를 하는 이들은 ‘장사’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사업은 고객을 기준으로 목표가 정해진다면, 영업은 ‘매출과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스케일업의 한계를 보인다. 스스로 고객을 <분석-정의-검토-분류> 등을 해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영업은 사업과 장사 중간에 있지만, 대부분 장사에 가까운 축에 속한다. 영업하는 이가 사업을 하고 싶다면, 사업을 배워야 한다. 사업을 위한 시스템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법을 익히고, 그 속에 사람을 다루는 법을 체득해야 한다. 

 

 

장사만을 좇는 리더와는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없는 세상이다. 

 

탐욕스러운 면을 닮고 싶지도 않고, 

자칫 ‘좁은 식견’을 물려받아 

자신의 성장이 저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가 성장, 성숙도 못하는 

조직에 합류하고 싶어 할까. 

 

그런 바보 같은 선택을 하는 이들은

결국 스스로를 장사치라고 

인정하는 꼴이 될지 모른다.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이유는 

그 속에 나 그리고 조직의 성장이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를 하러 왔음 비즈니스를 해야지, 

장사를 해서는 그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 

 

 

 

 

이직스쿨 김영학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