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우 / 차상우 작가의 <창업가의 브랜딩>을 읽고
“‘자기다움’이 곧 브랜드며, 그것이 바로 사업전략이다.”
브랜드는 누군가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남과 차별화되는 ‘자기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하루하루 지겨울 정도로 꾸준하게 키우는 과정이다. 그리고 특별한게 아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 소비자가 내 제품이나 서비스를 쓰고 어떤 느낌을 받길 바라는지, 어떤 인상을 갖길 원하는지. 기획 초기부터 어떤 이미지나 가치를 제공할지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사업전략의 시작이자 브랜딩의 출발이다.
1.시작
사업도 브랜드도 시작은 ‘Why Me?’다. 이런 제품이나 서비스는 누구나 언젠가 만들 수 있으므로 누가 ‘어떤 이유’로 만들었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Why me?’를 찾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자기다움과 이를 통한 차별화가 스타트업 브랜드의 시작이자 끝이다.
우리가 사업을 시작한 목적은 이것이며, 그래서 우리의 제품은 이런 점에서 다르고, 고객에게 이런저러한 가치를 제공한다는 스토리가 필요하다. 즉, ‘우리 회사가 왜 이 사업을 하는가?’라는 명제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면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2. 고객
모든 판단기준은 고객이다. 우리가 이 일을 해야 하는 목적과 실행, 그에 따라 고객이 얻게 될 가치와 감정이 일치해야 한다. 창업가의 주장이 브랜드가 아니라, 고객이 인식하는 것이 바로 우리 브랜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업은 회사가 만드는 제품/서비스를 고객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라 생각하고, 믿음을 가지며, 돈으로 교환하는 것이다.
브랜드는 고객이 해당 제품과 서비스를 자신의 상황에 대입해 인식한다는 뜻이며, 고객과의 약속이다. 내가 만들고 싶은 브랜드가 있다면, 내가 그 브랜드를 실제 쓸 수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 ‘지금 그 돈을 내고 그런 브랜드, 제품을 살 것인가?’. 나도 쓰고 있지 않은데 만들어 판다는 건 말이 안된다. 갖고 싶은 브랜드와 실제 쓰는 브랜드는 다르다.
3. 전략
브랜드 전략이 곧 사업전략이다. 내가 왜 이 사업을 하는지 꾸준히 말하라.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한 다음에 브랜딩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및 서비스를 제시하는 과정 자체가 고객의 공감을 얻는 브랜딩 활동이 돼야 한다.
브랜드는 사업전략의 근본 목적인 수익창출을 달성하는 데 가장 핵심적 요소인 동시에 고객 접점에서 매출을 이끄는 첨병 역할을 한다. 창업가에게 사업과 브랜드는 별개의 것이 아니며, 따로 접근해서도 안된다. 사업전략은 곧 브랜딩 과정이며, 브랜딩 강화가 곧 사업을 완성하는 과정이다.
4. 과정
그것이 어떤 형태이고 분위기인지, 어떤 가치를 지닐지 드러내고 인식시키는 일련의 과정이 곧 브랜딩이다. 이 모든 고민과 발상과 실행과정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29CM와 쿠팡은 같은 제품을 팔아도 서로 다른 가치를 제공한다.
어릴 때 개인의 성격과 개성이 대부분 만들어지는 것처럼, 기업과 브랜드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는 이제 막 발을 떼는 창업기다.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으면 사업의 매 국면에서 혼선을 빚게 되며, 결과적으로 매출도 성장도 요원해진다.
5. 자기다움
브랜딩은 결국 자기다움이다.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는가. 브랜딩은 외부적으로도(접객과 커뮤니케이션) 필요하지만 내부적으로도 (의사결정, 행동양식 가이드라인과 조직 문화, 채용까지) 그렇다. 정해진 답은 없지만 내게 맞는 방법은 찾을 수 있다.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는 이에 기반해 ‘안 할 수 있는 용기’를 내부 의사결정에서 강조한다. 아무리 잘나가는 제품이라 해도 내부 기준에 맞지 않으면 팔지 않는다. 무언가를 하는 것 이상으로 무언가를 하지 않을 때 하나씩 쌓아간다. 단기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컬리의 가장 큰 자산이 될 거라는 생각이다. 이 원칙과 기준은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적용된다.
6. 내부
그 자기다움이 곧 브랜드의 존재이유다. ‘자기다움’을 구성원끼리 공유하고 공감하는 내부 브랜딩을 통해 끊임없이 알리고 대화하는 과정을 거쳐 체화시켜야 한다. 다만 공유 대상은 결과물만이 아닌 과정까지 포함돼야 한다.
자기다움을 만드는 데 임직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공유가 아니라 공허한 주문에 불과하다. 내부 브랜딩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의 방향성, 고객을 향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내부 구성원을 동기부여하는 출발점이다.
채용에서도 그것에 잘 맞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람을 바꾸는 것은 힘드니 우리와 맞는 사람을 데려와야 한다. 비전을 공유할 수 있고 삶의 방향이 같은 사람을 찾아야 자원의 누수 없이 한 방향으로 속도를 맞춰 달릴 수 있다.
7. 퍼스널
이 사업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브랜드다. 그렇기에 사람이 먼저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구성원의 퍼스널 브랜드는 초기에 회사와 브랜드를 알리는 데 일등공신이 된다. 창업가가 어떤 이유로 회사를 창업했고, 어떤 철학을 갖고 운영하는지는 회사를 알리고 비즈니스를 홍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아가 팀원이 각자 브랜드가 될 때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배가된다. 다만 보여주기 식으로 하란 소리가 아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브랜드의 존재이유 즉 ‘자기다움’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기객관화를 통해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판단한다. 또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할 때 ‘남이 이것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가능한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나다운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준다. 자기파악 객관화는 나만의 길을 걷게 해주며, 자기다움은 생존의 기반이 된다.
8. 스토리
이름보다 중요한 건 회사를 설명해줄 한 문단의 스토리다. 우리가 이 사업을 왜 하는지, 그리고 왜 우리여야 하는지. 타깃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다른 회사나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명확하게 해준다. 시작한 이유, 브랜드를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 그리고 차별적인 혜택은 무엇인지. 중요한 것은 본질이다. 브랜드 고유의 매력이 무엇인지에 따라 스타트업의 지속가능성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초기 스타트업 사업전략은 1. 우리가 누구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 즉 이 사업을 왜 하는지 아는 것 2. 어떠한 방법으로든 타깃 고객의 눈에 띄어 인지도를 확보 3. 대중에게 많이, 제대로 알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 높이기 4. 최소요건제품을 빠르게 출시해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이를 반영해 요구보다 더 나은 제품을 출시하고 만들고 측정하고 배우는 과정을 반복하는 단계다. 이에 맞춘 브랜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9. 팬
강력한 팬은 브랜드를 만들고 사업을 만든다. 타깃을 명확히 하고, 팬을 만들어라. 많이도 필요 없다. 단 한명의 팬이 중요하다. ‘내가 왜 이 사업을 하는지’를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야 사업과 브랜드 양쪽을 완성해갈 수 있다.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는 A인데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B라면 회사는 물론 브랜드 정체성과 신뢰성마저 의심받는다.
고객의 기대치는 제품을 처음 접하는 사이트에서, 두 번째는 고객이 받았을 때 결정된다. 브랜딩이란 결국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 우리 조직, 상품군에 대해 신뢰하고 기대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여기서 나오는 제품을 경험했을 때 어떤 즐거움이 있을까. 드러내고 싶고, 믿고 살 수 있고, 사용했을 때 행복하고. 결국 브랜드는 사람들에게 주는 신뢰성과 기대감이다.
10. 성장
브랜딩도 작게 시작하면 된다. 린 브랜딩 방식으로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꼭 필요한 것만 우선적으로 진행한다. 다만 작게 시작하지만 디테일은 챙겨야 한다. 브랜딩은 결국 디테일이다. 브랜드를 사람에 비유해 스무 살 때는 스무 살에 어울리게, 다섯 살짜리 브랜드에 맞는 일로 단계별로.
좋은 브랜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널리 알리고, 누군가의 행동을 바꾸고, 세상에 긍정적인 메시지는 지름길을 제공한다. 그러나 사업과 브랜드가 성장하는 방식까지 같을 수 없다. 브랜드는 계단식으로 성장한다. 사업전략과 브랜딩 활동이 누적되고 응축되어야 비로소 브랜드 자산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특히 처음 한두 계단을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11. 효율
현실적으로 브랜드는 비용최적화기도 하다. 그냥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재방문, 재구매를 할 정도로 만족시킬 수 있는 것. 컬리의 ‘감동’ 같은 키워드다. 지속적인 구매 혹은 팬이 되도록 하는 무언가가 없으면 회사를 지속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주머니 속의 송곳’이 되게 해야 한다. 규모가 크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그 자체의 색깔이나 차별성이 명확하게. 수백 명의 고객보다 수십 명의 팬을 만들 수 있는 ‘선택과 집중’. 정답은 없다.
무엇보다 브랜드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태어나고 성장하고 좌절과 성공을 거친다. 결코 어딘가에 가만히 멈춰 있지 않는다. 책이나 이론보다 실행이다. 본질에 집중하면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Why’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시작하기 전에 점검하자. 나는 어떤 사람인가, 왜 나만의 브랜드와 사업을 시작하는가, 내 브랜드가 누구에게 가장 사랑받길 원하는가, 타깃 입장에서 그들을 명확히 이해하는가, 내 브랜드가 시장에 전달할 기능적 혜택이 명확한가, 고객이 어떤 감정을 느끼길 원하는지 쉽고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
책 내용과 본문 중 창업가의 메시지, 그리고 극히 일부의 제 생각이 더해진 리뷰입니다.
류든든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