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MAX SUMMIT 어워드 OTT 부문에서 수상한 왓챠(WATCHA)는 취향 기반의 영화, 드라마, 책을 추천받고 평가할 수 있는 콘텐츠 평가/추천 서비스인 “왓챠피디아 (WATCHA PEDIA)” 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채널인 “왓챠 (WATCHA)”를 서비스하고 있는 기업이다.
국내 대표 OTT 서비스로 알려진 왓챠는 구독을 통해 2020년 현재 8만 편 이상의 영화/드라마/예능/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는 채널로서 5.5억 개가 넘는 평가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정확도 높은 취향 별 맞춤 콘텐츠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궁극적으로 모두의 다름이 인정받고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더 다양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왓챠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2020 MAX SUMMIT 어워드에서 OTT 부문 수상하신 것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간단히 수상 소감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MAX SUMMIT 어워드 OTT 부문에서 왓챠가 수상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지난 4월 1일 만우절에 공개되었던 “왓플릭스” 프로모션을 비롯해 매달 공개되는 “왓챠 익스클루시브” 작품 관련 마케팅 활동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고, 또 응원해 주신 덕분에 이런 좋은 상을 왓챠가 받게 된 것 같습니다.
행사 당일 박태훈 대표의 수상 소감에서도 밝혔듯이 왓챠는 마케팅 팀원 분들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분들이 적극적으로 마케팅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또 그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하도록 함께 노력하는 회사입니다. 이번 상은 마케팅 팀뿐만 아니라 전체 왓챠팀이 수상한 상이라 더 뜻깊은 것 같습니다.
Q.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왓챠의 김혜정 이사입니다. 제일기획을 시작으로 IBM과 야놀자를 거쳐 현재 왓챠에서 마케팅을 이끌고 있습니다.
Q. 화려한 커리어를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어떤 목표와 방향성을 갖고 지금의 위치까지 오시게 되었는지, 간단하게 커리어 여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먼저, 제일기획에서는 통상적으로 잘 알려진 제작이나 기획, 매체팀이 아닌 인터넷 사업부에 속했었습니다. 당시 신생 부서였던 인터넷 사업부에서는 제작, 기획, 매체팀에서 하는 모든 일을 통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IBM으로 옮기고 나서는 컨설팅 부서에 속했는데, 일반적인 컨설팅 부문이 아닌 (당시는 닷컴 붐이 일어났던 시기) 닷컴 비즈니스를 잘 이해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이 모인, 융합된 플레이를 하는 특수 부서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여러 마케팅 Function을 거치면서, 신생 부서인 ‘브랜드 시스템’ 팀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해당 팀에서는 고객 경험을 설계하고 브랜드 아키텍처 전략을 수립하는 업무를 했었는데, 재밌는 점은 이 부서도 여러 가지 일들을 융합적으로 해내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 조직이었습니다.
“제일기획과 IBM은 전통과 규모가 있는 대기업이었지만, 제가 그 안에서 몸담았던 조직이나 담당했던 업무들은 파괴적 혁신을 요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만 하는 일이었고 저 또한 이러한 과정이 좋았습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것을 좋아하는 저의 성향과 마케팅에서 한 획을 긋겠다는 목표는 B2C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그중에서도 브랜드 캠페인을 활발히 하는 기업을 찾아 스타트업 씬에 오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변의 만류도 많았고, 저 개인에게도 큰 도전이었지만 감사하게도 야놀자에서 리드했던 캠페인들이 큰 사랑을 받아 현재는 왓챠에서 또 다른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Q. 대기업에 주로 머물다가 스타트업로 오게 되셨는데,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마케팅, B2B와 B2C마케팅은 무엇이 다른가요?
많은 분들이 B2B 마케팅과 B2C 마케팅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시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고객을 상대한다는 본질에 있어서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B2B 비즈니스라고 하더라도 대상이 되는 고객사의 구성원들이 모두 다른 성향과 개별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말 많은 고객 데이터를 관리하며 과학적인 마케팅을 진행합니다. 때문에 B2B와 B2C에 차별점이 있다고 하기보다는 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식, 고객 세그먼트의 특성, 시장 환경 등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산업에 대해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관심과 지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이사님이 생각하시는 마케터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기업과 고객을 이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상 기업은 “공급자”의 관점에서 우리가 가진 좋은 상품/서비스를 어떻게 팔지를 고민하지만 고객들은 “소비자” 관점에서 보고 싶은 것을 고민하는 사람들입니다. 즉, 고객의 수요와 공급을 어떻게 잘 연결해 주느냐에 따라 시의적절한 히트 상품/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의 흐름, 고객의 생각을 읽고 이를 해석해내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왓챠 팀은 데이터를 정말 많이 수집하고, 분석하고 또 빠르게 대응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글로벌 OTT 플랫폼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다양한 OTT 플랫폼들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그 와중에 승승장구하는 왓챠의 성장 속도가 새삼 놀랍게 느껴집니다. OTT 산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IT 서비스는 승자 독식이지만, OTT 플랫폼은 일종의 미디어적 성격이 강한 것 같습니다. 소비자 반응을 모니터링하다 보면 예전에는 A 서비스를 구독할지 B 서비스를 구독할지 고민하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가구당 4.5개의 OTT를 구독한다는 통계(2019년 기준)에도 나와 있듯, 앞으로 사람들이 2개 이상의 OTT를 쓸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저 역시도 업체마다 콘텐츠 구성과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하기에 다수의 OTT가 살아남을 거라고 봅니다. 장기적으로 왓챠는 경쟁 서비스와의 점유율 다툼보다는 시장 전체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다른 OTT를 이용하고 있는지와 관계없이 사람들이 왓챠를 구독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왓챠는 최근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하고, 일본 진출을 선언하며 글로벌 OTT 플랫폼으로 그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데요, 이에 맞춰 변화한 마케팅 대응 방안이 있을까요?
상반기 중에 선보였던 “왓챠 익스클루시브” 프로그램을 통해 더 멋진 TV 시리즈를 더 많이, 자주 소개해드리기 위해 준비 중에 있으며, 영화, 예능, 다큐멘터리 등 여러 카테고리에서도 왓챠가 엄선한 큐레이션 독점작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더불어 여러 리딩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작품들/서비스를 시도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왓챠라는 브랜드가 하나의 선택지로서의 채널이 아닌 오래도록 사랑하는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여러 브랜딩 활동도 검토 중에 있습니다.
조금 더 상세하게 말씀드리면, 2020년 왓챠 마케팅이 집중하고 있는 아젠다는 두 개입니다.
첫 번째는 비즈니스 확장을 고려한 브랜드 아키텍처/전략의 수립입니다. 현재 리브랜딩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으며 지난 7월 9일 왓챠피디아와 왓챠 서비스명 및 로고 변경을 알렸고, 이후 브랜드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리브랜딩 작업을 통해 향후 선보이게 될 새로운 서비스(왓챠 뮤직 등)를 담아낼 수 있는 유연한 브랜드 체계를 갖추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왓챠의 브랜드 캐릭터 확립입니다. 올 연초에 론칭한 “왓챠 익스클루시브”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매달 왓챠의 전문가들이 각종 고객 데이터 및 시장 자료를 기반으로 TV 시리즈를 엄선하여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신선하면서도 다양한 작품들을 독점으로 한국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이다 보니, 사전 마케팅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작품의 선정 및 소개하는 과정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이 더 많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왓챠의 브랜드 미션을 실제 마케팅 과정에서도 경험하실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가령 <킬링 이브 시즌3>의 마케팅을 위해서 킬링 이브 주연 배우인 산드라 오와 샤론 최의 인터뷰를 진행한다거나, 짐 캐리 주연의 드라마 <키딩>을 위해서 원작의 느낌을 살린 독자적인 페이퍼 아트 예고편을 선보여 작품의 매력을 더 높이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Q. 다양한 고객 경험을 창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앞서 언급하신 사례들을 간략히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크게 3가지 정도의 캠페인을 소개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왓플릭스
첫 번째로, 앞서 언급한 ‘왓플릭스’ 캠페인입니다. 왓플릭스 캠페인은 마케팅 캠페인이자, 비즈니스 아젠다이자, 유저들이 왓챠라는 서비스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든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왓챠를 수많은 OTT 플랫폼 중 하나라고 생각하시지만, 사실 왓챠에는 OTT 서비스인 ‘왓챠’와 콘텐츠 개인화 추천 서비스인 ‘왓챠피디아’라는 두 개의 엔진이 존재합니다. 다른 OTT 플랫폼과는 차별화된 엔진이 있었기 때문에 원하는 콘텐츠를 어디서 봐야 할지 찾으며 시간을 낭비하는, 유저들이 갖고 있는 Pain Point를 재치있게 해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다른 OTT가 아닌 왓챠를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헐 왓챠에?
헐 왓챠에 캠페인의 시작은, T Park(왓챠 박태훈 대표)의 TV 예능프로그램 출연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를 봤을 때 즐거워할지를 찾아보기 위해 ‘헐왓챠에’ 라는 키워드로 포털 검색을 해본다고 했었던 것이 화제가 되었는데, 많은 유저분들이 방송을 보셨는지 트위터에 해당 키워드를 걸고 원하는 콘텐츠를 요청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밈을 그냥 지나쳐 보내긴 너무 아까워서, 일주일 동안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정말 폭발적 반응을 이끌었습니다. 어떤 콘텐츠의 경우, 매니아분들의 커뮤니티 가입 수가 4,000명인데, 해시태그가 무려 3,700개나 업로드되었을 정도였으니까요. 또 실제로도 자필 편지를 보내드린 후 한 달이 채 안 되어 요청받은 작품을 공급해드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례처럼,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며 그들이 갖고 있는 응축된 니즈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산드라 오 x 샤론 최 인터뷰
왓챠에서 인기작인 ‘킬링 이브 시즌3’를 릴리즈하게 되면서, 뻔한 마케팅은 하고 싶지 않아 메인 액터이자 한국계 캐나다인 배우인 ‘산드라 오’와의 인터뷰 콘텐츠를 기획했습니다. 인터뷰 역시 뻔한 인터뷰를 하고 싶지 않았고, 고민 끝에 영화 ‘기생충’팀의 통역을 맡은 ‘샤론 최’를 섭외하게 되었습니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인종차별’ 이슈 등에 대해 서로가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인터뷰라기보다는 대담에 가까운 콘텐츠가 만들어졌고,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으며 감동을 전해줄 수 있었던 캠페인이었습니다. 최근 다양한 기업들이 브랜디드 콘텐츠를 많이 생성하는데, 감사하게도 이 캠페인을 계기로 왓챠가 마케팅을 잘한다는 소문이 나서(웃음) 지금은 여러 작품들에서 먼저 마케팅 제휴를 제안받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산드라 오 x 샤론 최 인터뷰’는 꼭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모두의 다름이 인정받고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더 다양한 세상을 만든다’라는 왓챠의 미션에 대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서 언급 드렸듯, 왓챠는 취향이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꿈꾸며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잘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일반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어있는 진주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독립 영화를 즐겨 보는 사람들이라든지,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사람들, 여성 서사 콘텐츠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콘텐츠 발굴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타 OTT 플랫폼과는 달리 왓챠에서는 정말 다양한 콘텐츠가 소비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사람들이 다양한 용도와 목적을 갖고 왓챠 서비스를 이용해 주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모두의 다름이 인정받고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더 다양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왓챠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위의 인터뷰는 모비데이즈 이인지 매니저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