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어제(2월 24일) ‘카카오내비’를 출시했습니다.

카카오내비의 최대 특징은 공유와 개방이다. 기존 내비게이션은 특정 위치만 공유할 수 있었던 반면, 카카오내비는 현 위치와 목적지, 예상 소요시간을 한 번에 카톡 친구에게 공유할 수 있다. 무엇보다 목적지를 공유 받은 친구는 별도로 카카오내비를 다운받지 않아도 바로 길안내를 받을 수 있다. 국내 내비게이션 서비스 중 유일하게 웹 기반 길안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앱 다운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를 위한 내비게이션이다. 여러 장소를 한 번에 공유하고 싶을 때는 ‘태그 공유’를 사용하면 된다. 벌집에 저장해 둔 장소에 태그를 달아놓으면 태그 공유를 통해 수십 개의 장소도 한 번에 공유할 수 있다. 공유와 개방을 핵심으로 하는 모바일의 특징을 반영한 것이다. – 카카오 보도자료 

카카오 측은 공유와 개방을 핵심으로 하는 모바일의 특징을 반영한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직접 사용해보면 알 수 있듯 김기사 앱이 카카오내비로 전환한 것인데요. 카카오는 왜 홀로 잘 살고 있는 김기사를 통합해 ‘카카오’ 딱지를 붙였을까요. 몇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기사+카카오=데이터 통합

카카오가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를 인수한 것은 불과 7개월 전 일입니다. 김기사를 운영하는 록앤올의 지분 100%를 626억원에 인수한 것인데요. 일각에서는 너무 비싸게 산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기도 했습니다.

김기사는 카카오와의 인수합병 뒤 ‘카카오 내비’로 변신하게 된 첫번째 의미는 김기사 이용자의 데이터를 카카오와 합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각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카카오가 제어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익명화된(Anonimized) 형태로 수집, 분석이 되겠죠. 오히려 중요한 것은 카카오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확장하게 됐다는 점입니다.

카카오는 국내 약 3800만 명의 가입자, 그리고 월간활성이용자(MAU) 숫자 역시 3800만 명을 갖고 있는, 국민 메신저인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카카오내비 역시 카카오계정으로 로그인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입장에서는 가입자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있게 된 셈이죠. 즉, 과거에는 김기사에 있는 익명화된 데이터와 카카오 가입자의 데이터가 분리됐다면, 이제는 통합됐다는 것입니다.

카카오 내비를 설치하면 '카카오계정으로 로그인'하기를 유도한다. 만약 카카오계정을 통해 내비를 이용하려면 새로운 약관에 동의를 해야 한다.
카카오 내비를 설치하면 ‘카카오계정으로 로그인’하기를 유도한다. 만약 카카오계정을 통해 내비를 이용하려면 새로운 약관에 동의를 해야 한다.

#데이터 통합 시너지…자동차 O2O로 향할까?

카카오가 카카오내비의 데이터로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가령, 카카오내비를 이용한 차량이 원활한 상황인 고속도로에서 계속해서 정차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일정 시간 이상 차량이 움직이지 않을 경우 이상이 생긴 것으로 예측해 가입된 보험사에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도록 노티를 보냅니다. 혹은, 카카오 플러스 친구에 가입한 보험사가 메시지를 먼저 보낼 수도 있겠죠. 이용자 입장에서는 직접 보험사로 전화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주는 셈이죠.

하나 더, 카카오 내비를 이용하는 차량의 이동 거리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습니다. 가령 5000km 이상 이동한 차량이 있다면 엔진이나 타이어 정비 서비스를 받도록 추천해줄 수도 있습니다. 마침, 카카오가 지난 2015년 자동차 수리 견적 앱 카닥을 인수하기도 했죠.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2015년 제주도에서 간담회를 열면서 “모바일을 기반으로 사람과 서비스를 연결해 가치를 제공하는 온디맨드에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기반은 메신저입니다.

그간 카카오는 국내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메신저 서비스를 중심으로 택시, 뷰티, 금융 등 오프라인 중심의 서비스를 통합해왔습니다. 미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이 하는 것 같은 문어발식 확장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겉으로 문어발식 확장을 하는 것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을 겁니다. 더 중요한 것은 데이터가 통합되고, 통합된 데이터가 만들어내는 시너지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카카오에 남은 과제는 분명합니다. O2O(Online to Offline)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계정을 카카오톡으로 통합한 뒤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말이죠. 즉, 제대로된 데이터 수집, 분석이 전제돼야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 카카오가 29일 주차 O2O 서비스 ‘파크히어’를 운영하는 파킹스퀘어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자동차 O2O에 대한 카카오의 그림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fbcomments url=”https://s3.ap-northeast-2.amazonaws.com/mobiinsidecontent/index.php/2016/02/25/kakaonavi-why/” width=”100%” count=”off” num=”5″ countmsg=”wonderfu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