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데이터 인사이트. 마소(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서 1년 6개월여간 데이터 분석, 디지털마케팅 분야에 대한 30여편의 글을 써왔습니다. 관련 업계의 전문가, 메시지를 정리하고 분석했던 코너인데요. 모비인사이드에서 ‘데이터 인사이드’라는 타이틀로 다시 한 번 시작합니다. 더 많은 현업 전문가분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liu@mobiinside.com으로 연락주세요!
페이스북이 오늘(한국시간 2월 25일) ‘좋아요’ 외에 다섯가지 반응을 순차적으로 적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사랑해요(Love), 웃음(Haha), 놀람(Wow), 슬퍼요(Sad), 화났어요(Angry)가 그 주인공입니다.
따봉과 텍스트 정도로 표현되던 좋아요란 기능이 아기자기한 이모티콘 여섯가지로 확대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왜 이러한 다양한 반응을 추가했을까요. 두 가지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많은 분들이 예측하셨듯이 어린 사용자의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로 파악됩니다. 북미 지역에서 10대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을 떠난다는 보도가 몇년째 계속되고 있죠.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을 10대들이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시장조사업체 글로벌웹인덱스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여전히 세계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 플랫폼 이지만, 실제 활발하게 서비스를 사용하는 액티브 유저(ACTIVE USER)는 감소하고 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청소년 중 반 이상이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다고 대답했지만, 이것은 2012년보다 70%정도 줄은 수치이다. 글로벌인덱스는 페이스북의 인기가 그만큼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페이스북, 10대들이 떠나고 있다…왜?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이제 좋아요 외의 다른 반응에 대해서도 수집, 분석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위와 같은 평가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뭐 이탈한다고 하더라도 페이스북이 인수한 인스타그램으로 이동할 테니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보는데요.
서비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젊은 사용자를 붙잡아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청소년이 없는 나라에 미래가 없듯, 예비 충성 유저들을 붙잡을 필요가 있을 테니까요.
인스타그램의 하트를 연상시키는 이모티콘들이 페이스북에 등장한 것도 우연은 아니겠죠.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좋아요’ 외의 다른 반응에 대해서도 수집, 분석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은 말 그대로 ‘빅데이터’ 수준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곳입니다. 이미지만 해도 일일 평균 20억 장 이상이 업로드 되고 있고, 내부에 있는 데이터만 하더라도 300페타바이트 수준입니다. 이를 빠르게 수집하기 위해 프레스토라는 시스템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도 했죠.
페이스북의 프레스토는 작년 11월 공개됐다. 웹스케일 DW란 수식어가 붙었는데 페이스북 내부에 있는 300페타바이트(PB) 규모의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빠른 시간 안에 SQL문으로 분석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다만, 프레스토는 복잡한 질의를 지원하지 않고 대략적인 통계치 정도를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다. 페이스북 역시 여전히 하이브를 주요한 분석 플랫폼으로 사용중이며, 업무처리속도에 민감한 일부 영역에만 프레스토를 활용하고 있다. – 진화하는 빅데이터 실시간 분석 기술의 세계(지디넷코리아)
페이스북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인프라를 만들어놓은 이유가 뭘까요. 약 16억 명의 매 순간 게재하는 콘텐츠, 반응을 감당하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아마도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트래픽 감당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페이스북은 구글, 야후, 네이버와 같은 검색 엔진이나 포털 서비스와 달리 이용자에 따라 다른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소 인터랙션이 많은 친구의 콘텐츠를 위주로 보여주고, 이용자의 패턴을 분석해 이들의 취향을 확인한 뒤 원할만한 콘텐츠를 큐레이션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알 수도 있는 친구 목록에 살색에 가까운 여성들이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겠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의 얼굴 인식률 역시 97%를 넘어서며 실제 눈에 가까운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죠.
페이스북의 강력한 인프라는 빅데이터 처리 능력을 자랑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10억 단위로 증가한 이용자를 감당하기 위해서였죠. 저커버그는 ‘수년 간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좋아요 외의 반응을 요청해왔다’고 말했던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좋아요 이외의 반응을 넣지 못한 이유는 서비스의 인프라가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일 겁니다.
페이스북은 인터넷이 있는 지역의 거의 모든 인구가 이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했습니다. 그에 맞게 인프라도 갖춰졌죠.
이제는 더 이상 폭발적으로 사용자가 증가하지 않는 상황이기에 인프라 역시 안정기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라고 쓰면 개발자분들이 화내시려나요…)
초창기만 하더라도 좋아요에 더해 싫어요 정도의 반응이 붙을 것이란 말들이 많았는데, 무려 여섯가지 반응이 도입했습니다. 이는 페이스북이 각 여섯가지 반응에 대해 각각 수집, 분석한 뒤 더 세심한 큐레이션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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