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획자를 찾는 세 가지 방법!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은 아마도 이런 상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나. 외주로 기획을 맡겼는데 뭔가 마음에 안 든다.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마음에 안 든다.)

둘. 기똥찬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내가 앱이나 웹 기획을 해본 적이 없다. (외주라도 쓸까?)

셋. 요즘 잘~나가는 서비스를 봤는데 뭐만 쬐끔 바꾸면 떼부자가 될 것 같다. (아, 우리 기획자는 다른 거 하고 있지…)


뭐, 상황이 모두 제각각이지만 나오는 결론은 똑같습니다. 제대로 된 기획(자)이 필요하다는 거죠. 문제는 기획을 하는 사람이 오조오억명에 이르고, 기획이 필요한 사람도 오조오억명이라는데 있습니다.

나에게 꼭 맞는 기획자를 찾을 확률이 오조오억 곱하기 오조오억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이건 최소 여름 휴가철에 친구들과 큰 맘 먹고 하와이로 여행을 갔는데 전남친(혹은 전여친)과 옷깃이 ‘어?!’하고 스쳤는데 아련한 옛 인연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동시에 “우리 다시 한 번 시작해볼까?”라고 외치는 것과 같은 확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그럴 일 없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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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말할게요. 그럴 일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나의 이 넘치는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때 벌어질 결과를 생각해 보세요. 우리 엄빠는 통탄할 소식을 듣고 얼마나 슬퍼할 것이며, 또 이 아이디어의 출시를 간절하게 기다리(지는 않았겠지만..)는 사용자들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냐는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이 좋은 기획자를 찾는 3가지 원칙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사실 ‘기획 잘 하는 법’에 관한 책은 이미 꽤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뭐, 대부분 ‘본질에 집중하는 기획을 해라’, ‘목적의식을 가지고 기획을 해라’ 같은 얘기들이 대부분인데요. 사실 우리가 그걸 몰라서 기획을 못하고 ‘잘 하는’ 기획자를 찾는 건 아니죠. 우리는 지금 당장 그 본질이라는 걸, 목적의식이라는 걸 찾아줄 기획자가 필요할 뿐입니다.

 

자, 그럼 좋은 기획자를 찾기 위해 이 세 글자만 기억하세요.

말, 손, 돈. 다시 한 번 따라해 볼까요? 말, 손, 돈!

 


 

말 : 이 통해야 말이 되는 기획이 나오지

 

우선 첫 번째 요소는 ‘말’입니다. 의외로 미팅해 보면 말이 안 통하는 기획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요. 다짜고자 회사 레퍼런스만 들이민다거나(본인이 안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디어에 대한 본인의 생각만 늘어 놓는 경우(당신이 생각한 기획이 아닌 기획자의 기획이 될 거예요) 등이 대표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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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얘기하러 와놓고 기획 말고 다른 얘기 하는 사람 치고 기획 잘 하는 사람 못봤다. 뭐 이런 얘깁니다.

 

 

물론 이야기를 잘 듣고, 대화를 나눈다고 해서 그 사람이 100% 나와 잘 맞는 기획자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소위 말하는 ‘핏이 잘 안 맞는’ 경우도 많으니 말이죠. 내가 하고자 하는 서비스의 정체성에 얼마나 공감하는지, 내 아이디어에 숨겨진 가능성을 캐치했는지 등등 최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들어보세요. 분명 나에게 더 잘 맞는 기획자가 존재할 테니까요.

 

 

손 : 도 안 쓰고 기획을 한다고?

 

두 번째는 손입니다. 물론 손 안 쓰고도 모든 대화 내용을 다 기억해서 다음번 미팅 때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기획을 들고 오는 기획자, 가 있다는 건 판교 어디 옥상 꼭대기에서나 들려오는 괴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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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가 일은 컴퓨터로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기획자가 컴퓨터인 건 아닙니다. 당신의 기획에 관심이 있다면 굳이 손을 쓰지 않더라도 무언가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주고 있을 거예요.

 

 

첫 미팅 때 부지런히 손(물론 키보드도 포함합니다)을 놀려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상황이나 자리에 따라 이런 일들이 불필요하거나 불가능할 경우도 있겠죠. 그럴 때는 다음 미팅 때 기획자가 얼마나 내 생각을 반영했는지 혹은 그 생각을 바탕으로 얼마나 참신한 기획을 만들어 가려고 하는지 확인해 보세요.

 

 

돈 : 은 정직해요

 

돈은 기획자를 포함한 모든 실무자들이 가지고 있는 정직의 척도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돈은 정직해요. 정말입니다. 1,000만 원 받고 500만 원어치 일을 하는 사람은 있어도, 100만 원 받고 500만 원어치 일을 하는 사람은 없어요.(그렇게 해주는 사람 있으면 소개 좀 해주세요. 저도 좀 맡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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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주신다고요? 장소가 어디죠? 당장 달려갑니다^^

 

1, 2를 통해 나와 맞는 기획자라는 확신이 든다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물론 기획자도 사람인지라 어느 정도 네고는 예상하고 비용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스타트업이니 이번만”, “나중에 다른 프로젝트로 보답할게요” 같은 말은..

거절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외주 기획을 맡기기 전 ‘좋은 기획자를 만나는 세 가지 요령’을 살펴봤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을지 모르겠네요. 결국 좋은 기획자란 세상에 없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나와 잘 맞는’ 기획자를 찾을 수는 있겠죠. 당신의 아이디어가 더 나은 방향, 더 좋은 서비스로 나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

 

 

이준형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