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페이스북 광고로 앱 마케팅에 입문했습니다. 그 이후로 3년 차를 목전에 두기까지 페이스북에만 몰두했습니다. 그리고 3년 차를 앞두고 구글 세미나에 다녀와서 UAC에 첫발을 담갔습니다. 당시 페이스북 대비 2~3배의 설치당 비용이 나왔고 도망치듯이 다시 페이스북 광고에 집중했습니다. 반년 정도가 지난 지금 새로운 회사에서 이전에 비해 2~3배 수준의 예산을 굴리게 되었고 모든 예산을 페이스북에만 쏟는 건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이 들어 몇 개월간 UAC를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체득한 UAC의 특징과 이 글을 읽는 당신이 UAC를 집행해야 하는 이유를 짤막하게 적어보았습니다.
1. 수용 가능한 예산의 한계치가 높습니다. PAID채널의 부족함을 느낀다면 UAC에 투자해보세요.
당신이 페이스북 광고를 진행해보셨다면, ‘효율이 좋은 캠페인에 예산을 증액했다가 효율이 고꾸라진’상황을 한 번쯤은 겪어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CPI(cost per install)가 200원이 나오길래, 일일 예산을 예산을 1만 원에서 2만 원으로 2배 증액했더니 cpi가 500원까지 올랐다고 가정해봅시다. 기존에는 하루 50명이 설치했을 테고, 변경 이후에는 하루에 40명이 설치했겠죠. 물론 500원은 앱의 카테고리를 막론하고 좋은 수치지만, 예산은 두 배 올렸는데 설치 전환 값은 줄었으니 안 좋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금 극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비슷한 상황을 충분히 겪어보셨으리라 생각되는데요.
페이스북의 경우 특정 소재나 타기팅이 감당할 수 있는 최대 예산의 폭(cap)이 정해져 있습니다. Audience Network를 활용한다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앱 이외에도 다양한 노출 구좌를 사용할 수 있겠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게임 분야에서만 효율을 보이고 있어 다른 카테고리에선 쉽게 도전하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하루 동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앱(혹은 모바일 웹)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와 접속 시간은 한정되어있고, 그 안에서 예산을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물론 넓은 타깃 군을 설정하고, 넓어진 타깃을 커버할만한 소재 제작 여건이 된다면 해결 가능합니다만, 당신이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면, 아마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에 반해 UAC는 구글 모바일 검색 결과, 유튜브, 구글 플레이, GDN 구좌등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수의 노출 구좌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GDN은 거의 셀 수 없을 만큼, 노출되기 때문에 하루 동안 커버할만한 예산의 한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CPM 1천 원 이하로 광고를 집행하기도 쉽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2번과 3번에서 더 이야기하겠습니다)
물론 다양한 노출 구좌에서 다양한 조합으로 광고가 뿌려지기 때문에, 그만큼 최적화(머신러닝)에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편입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5번에서 이어집니다) 보통 UAC는 5일에서 8일 정도 학습 기간을 거치며, 그 기간 동안 등록된 광고 소재를 서로 조합하고, 그 소재들이 언제, 어떤 노출 구좌에서 성과를 내는지 확인합니다. 구글 광고 매니저에게 상담을 받아보니 하루에 200건 내지 300건 수준의 전환을 낼만큼의 일일 예산을 소진했을 때, 머신이 가장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최솟값을 하루 20만 원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하루 2만 원 수준으로 지출한 데이터와 하루 25만 원 수준으로 지출한 데이터를 보면 후자가 더 좋은 성과를 내는 편입니다.
고로 당신의 예산이 최소 일일 20만 원 수준 이상이며, 페이스북 광고 일일 예산의 캡보다 높다면, 그 예산을 과감하게 UAC에 투자해보길 권합니다.
2. 우리 앱을 짧고 굵은 한마디로 정리할만한 능력이 있다면 도전하세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UAC는 다양한 소재를 조합해서 광고로 노출합니다. 그리고 그 소재는 크게 텍스트(25 bytes이내/최대 4개), 이미지 (다양한 사이즈/최대 20개), 동영상(다양한 내용, 길이/최대 20개), HTML5(게임 앱에서 주로 사용/최대 20개)로 나뉩니다.
문구는 최대 25 bytes입니다. 직접 적어보시면 느끼겠지만, 상당히 짧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관적이 여야 합니다. 또한 이 문구들은 단독적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서로 합쳐져서 노출되기도 합니다. 고로, “지금 바로 설치하세요” 등의 문구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이 문구들은 구글 모바일 검색 결과, 구글 플레이 추천 탭, GDN 계좌, 유튜브 구석 등에 노출됩니다. 어디에 사용해도 어색하지 않아야 합니다. 물론 우리 앱을 25 bytes이내의 직관적인 문구로 줄이는 능력에 앞서, 우리 앱이 25 bytes로 함축해도 매력적이 여야 합니다.
당신의 앱이 위 조건들을 충족한다면, 도전해보세요.
3. 마케팅 감각을 가진 디자이너와 일한다면 UAC를 집행하세요.
2번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UAC는 텍스트 소재 4개만 등록해도 집행이 됩니다. 그렇게 진행할 경우 GDN 구좌, 유튜브 및 다양한 노출 구좌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그럴 바엔 안 하는 게 낫습니다. GDN의 다양한 노출 구좌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다양한 사이즈의 이미지와 영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미지는 1200 x 628/300 x 250/320 x 480/480 x 320 사이즈에서 좋은 효과를 봤습니다. 영상의 경우 1200×628/320×480/300×250 사이즈에서 좋은 효과를 봤습니다. (각각의 사이즈마다 명칭이 있으나, 거기까진 기억하지 못합니다) 각각의 사이즈마다 2번에서 만들어낸 다양한 메시지를 담아서 제작해야 합니다. 직관적으로 메시지가 전달되어야 하며, 눈에 띄어야 합니다. 그간 본인이 봐왔던 배너광고나 유튜브 광고를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마케터가 스스로 이미지와 영상 소재를 제작할 만큼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가장 이상적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먼저 디자이너와 소통할 만큼만이라도 실력을 기르고, 디자이너에게 마케팅적 요소가 충분히 담긴 가이드를 전달해야 합니다. 페이스북 광고의 장점이 피드 중간에 네이티브 하게 콘텐츠처럼 노출되는 것이라면, UAC는 다양한 노출 구좌를 무기로 머신이 직접 최적의 상황을 캐치한다는 점입니다. 최소한 머신에게 눈에 띄는 광고 소재라는 무기 정도는 쥐여주세요.
4. 타기팅에 대해 감을 잡지 못했다면 UAC 꼭 해보세요.
페이스북 광고만 진행하면서, 아직까지 타기팅에 대한 감을 잡지 못한 상태로 UAC의 광고 설정 창을 보면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너무 간단하다. 조정해야 할 건 위치, 언어, 예산, 입찰, 일정뿐입니다.
위치는 우리 앱 광고를 어떤 지역에 뿌릴지 정하는 설정입니다. 국내에만 노출시키길 원한다면, 대한민국을 선택하면 됩니다. 언어는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앱 광고를 노출시킬지 정하는 설정입니다. 필수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국내에만 노출시키는 상황에서도 영어를 추가하는 걸 권하는 편입니다. 주변에도 꽤 있습니다. 멋을 위해 영어로 세팅된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예산은 일일 평균 희망 지출액을 적으면 됩니다.
다음은 입찰입니다. 첫 시작이라면 설치 수량에 중점을 두고, 모든 사용자를 타기팅 해서 진행해본 뒤 감을 잡는 걸 추천합니다. 이후에는 가입, 구매 등의 인앱 액션을 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타기팅 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물론 GA 전환 세팅 등의 앞선 단계가 필요합니다. 목표 설치당 비용이라는 건 쉽게 말해 입찰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마냥 낮게 잡으면 입찰이 안돼서 노출이 안되고, 너무 높게 잡으면 쓸데없는 상황에도 노출되어 전환당 비용이 늘어납니다. 이건 그냥 구글 애즈 상담 전화 걸어서, 우리 앱이 속한 카테고리의 평균 전환 단가와 입찰가를 물어보면 알려줍니다. 그때 전달받는 평균 입찰가에서 소액으로 더해보고 빼보면서 우리 앱의 최적 입찰가를 찾아가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시작일 및 종료일입니다. 정말 중요한 내용인데, 종료일 꼭! 설정해야 합니다. 타기팅 요소라곤 위치와 언어밖에 없고 다양한 광고 소재들을 머신이 직접 조합해가면서 최적의 루트를 학습하는 UAC 특성상, 학습에 상당히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앞서 예산 기입 칸에 일일 평균 희망 지출액을 정하라고 했는데 종료일을 정하지 않으면 평균의 제한이 없습니다. 학습 기간 동안 평균 희망 지출액의 4~5배를 쉽게 소진해버립니다.
여기까지가 UAC 세팅의 끝입니다. 정말 간단합니다. 당신이 타기팅의 ‘ㅌ’도 몰라도 됩니다. 페이스북 광고의 장점이 네이티브 한 노출과 세밀한 타기팅이라면, UAC는 다양한 노출 구좌를 무기로 낮은 CPM을 더하고 알아서 학습한다는 점입니다. 당신이 페이스북 광고를 진행하며 직접 상세한 타깃을 설정하는 게 어렵다면, 그 노력을 눈에 띄는 소재 제작에 쏟고 타기팅은 머신에게 맡길 수 있는 UAC 꼭 시도해보길 바랍니다.
5. 성과 측정 데이터를 보고 일희일비하는 마케터가 아니라면 UAC 믿어보세요.
위의 그림 2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이상적인 UAC의 성과 그래프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전환당 비용은 낮아지고, 전환수는 증가하며, 지출액은 유지되어야 합니다. 보통 5일에서 8일 길게는 2주 정도의 학습기간이 지나고 나면, 일정한 수준의 전환당 비용과 전환수를 유지합니다.
학습기간 동안 전환당 비용이 요동친다면, 특정 세팅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단순히 전환당 비용이 높은 수준으로 캠페인이 시작됐다고 지레 겁을 먹으면 안 됩니다. 별도의 타기팅 없이 머신이 직접 학습하는 유형의 캠페인인 만큼 머신이 공부할 시간은 줘야 합니다. 그림 2의 아래 그래프는 얼추 이상적인 형태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1천 원 중반대의 전환당 비용으로 캠페인이 시작됐으며, 평균 900원대를 유지 중입니다. 현재는 700원 수준의 설치당 비용으로 캠페인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캠페인 기간이 길어질수록 평균 전환당 비용도 낮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전환당 비용이 높아진다면, 그땐 페이스북의 사례처럼 수용 가능한 예산의 CAP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당 캠페인에 등록된 소재들의 조합으로 전환될 사람들은 거진 다 전환됐다고 보면 됩니다. 전환당 비용이 상승할 기미가 보이면 새로운 소재를 제작해서 새롭게 학습하고 새로운 타깃들에게 광고를 뿌릴 수 있게 준비해야 합니다.
6. 인공지능의 발달로 마케터의 설자리를 잃을까 봐 고민 중이라면 UAC 한번 해보세요.
UAC는 머신이 마케터의 역할을 어느 정도 대신해주는 캠페인입니다. IT업계에 몸담아 오면서 언젠가 인공지능에게 일자릴 빼앗길 걱정을 하는 나 같은 겁쟁이들은 한 번쯤 UAC를 직접 운영해보면 좋습니다. 타기팅은 머신이 잘해주지만, 소재의 수준에 따라 성과가 많이 달라집니다. 소재는 아직 인간의 범위라는 안정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앱 서비스 자체와 콘텐츠 제작에 집중해야겠다는 다짐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UAC 집행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이 글을 볼 것이라 생각하고, 입문 수준으로 글을 적었습니다. 그러나 진짜 입문이라면 이 글을 보고도 직접 집행해보며 어려운 점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나 전환 설정이나 보고서 세팅 등 개발자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어려울 것입니다. 결론은 명확합니다. 앱 마케터라면 개발자, 디자이너와 친하게 지내야 하며 소재 제작에 늘 힘써야 합니다. 파이팅 합시다!
김명철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