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봤던 경영계획 수립 시 고민할만한 관점들
회사 경영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 가장 고민해야 할 부분은 바로 사업모델의 지속 여부입니다. 경영계획의 목적은 결국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 것인지,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과 디테일이에 달려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업 모델을 언제 바꾸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비록 지금은 정체를 겪고 있어도 단계만 넘으면 괜찮을 것 같아 보이고 또, 지금의 부진은 창업자라면 누구나 겪는 사이클의 한 단계로 보이기도 합니다. 어렵겠지만 빠른 판단은 창업자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경영계획은 일 년에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필요한 시기마다 새로 계획하고 수정을 거듭하기 때문에 검토가 계속해야 하죠. 그래서 많은 창업자들이 일하기에도 바쁜데 갖은 계획을 세우느라 시간을 소모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사업모델을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아 애꿎은 계획만 세우는 이들도 있을 거고요.
BEP 도달이 어려울 때
당연합니다. 최종 KPI를 보는 것입니다. 뒤에서 다룰 현상들에 비하면 이미 늦었을 때라고 봅니다. 하지만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를 때이기도 하니까요. 종종 사업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거나 고객 인지에 들어서는 기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성장율 추이는 언제까지 유지되는지 매일 검토해야 통할 논리이구요. 투자자들은 초기에 높은 매출 성장율을 끊임없이 요구하니까요. 개별 서비스나 상품의 수익이 구조적으로 나쁜 상태라면 과감하게 BM을 변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매출과 브랜딩이 충돌할 때
초기에 매출만을 보고 만든 사업 모델이 고객 확장이나 수익 구조에 한계를 만날 경우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위탁업체를 많이 만들거나 라이센스를 여기저기 남발해서 초기 매출을 늘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제품의 브랜딩은 한계를 맞는 경우 말이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를 생각하는 기업들도 이미 온라인에서 저가 중심으로 인지되어 버려 가격 통일성을 잃어버린 경우 이런 고민을 겪습니다. 가격만으로 차별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전체적인 사업 구조 변경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략과 SCM이 충돌할 때
SCM은 제조업에서 핵심적인 역량입니다. SCM 구조가 기업의 주력 상품의 성격과 맞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량으로 원료를 구입해서 저렴한 원가를 유지할 수 있지만 변화 추세에 대응하기 힘든 구조를 갖고 있다면 이 구조를 유지하면서는 트렌드한 제품을 실험하기 어렵습니다. 의지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죠.
마찬가지로 빠르게 front-end를 구축할 수 있다면 굳이 가격에 얽매일 필요도 없습니다. 유니클로(Uniqlo)에 가면 문양이 다양한 상품이 적은 이유도, 자라(Zara)에 가면 트렌디한 원단과 컬러가 많아도 각각 사업이 잘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SCM과 컨텐츠가 상호 영향을 주면서 역량을 강화 시키기 때문입니다.
잘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이 뚜렷할 때
신규 사업이 아니라면 기존 실적을 분석하는 것은 경영계획에 지대한 근거로 작용합니다. 잘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분명하게 나뉩니다. 분명하지 않은 성과를 억지로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 뚜렷한 성과를 토대로 사업 모델을 재구성하면 됩니다. 전에 겪던 편견도 수정될 수 있죠. 굳이 스스로 컨텐츠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든지, 남들이 다 하던 것을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든지 하는 것의 발견이죠.
처음에 가설을 갖지 않고 시작해도 결과에 대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면 우연한 성공에서 전체를 바꿀 수 있습니다. Bloomingdale의 가전 판매 성공은 너무 진부한 사례가 되겠네요.
고객 연령이 계속 높아질 때
신규고객 유입은 줄고 컨텐츠는 누구를 맞추어야 할 지 헷갈릴 때 보통 새로운 컨텐츠 군을 투입합니다. 하지만 이미 고객 인지에서 낡아서 관습적으로 유행에 동조하는 고객 외에는 찾지 않는다면 이런 컨텐츠 변경 수준으로는 근본적인 혁신을 하기는 너무 늦었을 것입니다.
주기적으로 고객을 관찰했을 때 고객 연령이 상승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확인된다면 사업 모델을 이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은지 내부적인 토론이 있어야 합니다. 자연 감소를 겪고 있는 지금 고객에 맞춰 타겟 연령을 계속 올려서 서비스 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타겟 고객의 엔트리 연령에 맞춘 새로운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좋습니다. 측정을 하고 있다면 말이죠.
더 저렴한 대체 자원이 나왔을 때
컨텐츠냐 솔루션이냐에 따라 대체 자원의 출현은 프로세스 혁신부터 신사업까지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귀금속 브랜드가 엄청난 매장량의 비교적 저렴한 광산을 새로 발견한 것을 토대로 신규 보석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이나 오픈소스로 기존의 고가 솔루션을 대체하는 것 모두 이런 경우에 속합니다. 작게는 원가나 속도의 개선부터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됩니다.
목적이 아닌 도구가 변화할 때
IT 기술변화는 단순히 수단의 변화를 뜻하지 않습니다. 국내 오프라인 리테일러들은 이런 점을 간과했기에 모바일 시장 진입에 상당 수가 실패했습니다. 컨텐츠가 아닌 컨텐츠를 풀어내는 방법이 – 유통망의 변화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생산 방식 등 – 이뤄지고 있다면 도입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선도 기업만 이런 고민을 해도 되는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나중이 되면 진입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투자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작을수록 먼저 시작하는 편이 더 낫습니다.
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fbcomments url=” http://ec2-13-125-22-250.ap-northeast-2.compute.amazonaws.com/2019/01/04/peter-bep/ ” width=”100%” count=”off” num=”5″ countmsg=”wonderfu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