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이템의 정체는 무엇이냐?
지난 주에 어떤 업체의 탐방기를 작성하기 위해 방문하였습니다. 해당 업체의 아이템을 아이보스 회원에게 알리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와서 그 아이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먼저 아이템을 소개하는 브리핑을 간단히 받았습니다. 그런데 브리핑을 받는 도중 혼선이 발생했습니다. 상품이 한 가지인 줄 알았는데 설명을 듣다보니 세 가지더군요. 세 가지의 상품 각각에 대해서 그 특징을 설명해주셨는데, 그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데 있어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가 잘 아는 인터넷광고 상품을 가지고 예를 들어 볼게요. 한 회사가 ‘배너광고’라는 아이템을 개발했고 배너광고라는 아이템으로 세 종류의 상품(리치미디어 배너광고, 언론사 텍스트형 배너광고, 리타게팅 배너광고)을 선보였다고 가정해봐요. 배너광고 아이템을 설명하는 자리라면 아마도 각각의 상품에 대해서도 소개를 할 것입니다. 각 상품이 어떤 매체에 어떤 형식으로 얼마의 비용으로 노출되는지 등에 대해서 말입니다.
이렇게 보면 아무 문제 없어 보이죠? 그런데 이 점을 한 번 생각해봅시다. 그 설명을 듣고 있는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요?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각각의 배너광고는 그 역할이 다르고 대상 고객도 서로 다릅니다. 이를테면 리치미디어 배너광고는 인지 확대와 캠페인에 대한 (가벼운) 참여의 목적으로 중대형 규모의 업체에 어울립니다. 언론사 텍스트형 배너광고는 DB 개더링을 위한 목적으로 중형 규모의 광고주에 어울리며, 리타게팅 배너광고는 구분 없이 모든 광고주에게 적합하나 특히 동적 리타게팅이라고 하면 쇼핑몰에 적합합니다.
그러니까 그 설명을 듣고 있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세 가지 상품 중 어느 한 가지에만 관심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저처럼 상품 세 가지 모두를 누구에겐가 소개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각각의 상품이 어떤 사람들에게 적합할 것인지를 기준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설명을 할 때에는 각각의 상품에 대해서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가 포함되어 있어야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그래서 중간에 브리핑을 멈추고 개별 상품에 대한 대상 고객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추가적인 설명을 요청하였습니다. 설명을 다 듣고 난 다음에는 세 가지 상품 모두를 아이보스에 소개하기보다는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소개하는 것이 적합할 것 같다는 의견도 내세웠습니다. 이유는 당연히 세 가지 상품에 대한 대상 고객이 달랐으므로 그 중 아이보스의 유저와 가장 관련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탐방 후에는 동행했던 직원과 탐방 후기를 서로 교환하였습니다. 이때 이런 피드백을 남겨주더군요.
“만약 저 혼자 왔으면 상품을 세 가지로 구분한 것에 대해 고객과의 연결 부분에서 특별한 의견을 내세우지 못했을 것이고 그러면 탐방기도 그저 회사에서 브리핑해준 내용을 요약하는 수준에서 그쳤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피드백을 들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아이템의 정체를 빠르게 간파하려면 무엇을 봐야 할까?’ 사실 아이보스라는 회사가 투자 회사도 아니고 온라인마케팅 전문 포털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이며, 직원들도 광고 및 마케팅에 대한 소양을 높일 수 있도록 훈련을 받았지 비즈니스 모델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마케팅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우리가 이러한 역량을 키우는 데 조금 더 노력을 해야겠구나 하고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제 생각부터 정리해보았습니다. 나는 어떤 기준으로 아이템을 바라보고 있나를 돌이켜보니 아래와 같이 두 단계로 나눠서 보는 것 같습니다.
1단계. 사회적 가치의 측면
- 아이템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가?
- 사회적으로 어떤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것인가?
- 그 수익모델은 무엇인가?
2단계. 고객 효용성의 측면
- 고객의 입장에서 가격은 비용 대비 합리적일까?
- 해당 상품(서비스)은 기존의 어떤 상품에 대한 대체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
- 도입에 대한 프로세스와 기존 대체제와의 장단점을 고려했을 때 도입이 현실적일까?
저는 우선 이 정도를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궁금증은 해소가 되어야 일단 ‘시작’은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시작이 무엇이건 간에요. 이렇게 시작한 다음 아이템을 파악하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더 깊이 있는 질문을 해나가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지난 주에 있었던 한 직원과의 대화가 떠올랐습니다. 한 스타트업 대표와 상담한 내용을 보고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상담 내용은 페이스북 광고에 대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 보고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궁금한 점을 한 마디 덧붙이더군요. “그런데 대표님. 이런 비즈니스 모델 어떻게 보시나요? 괜찮게 보시는지? 저는 잘 모르겠던데요.” 페이스북 광고에 대한 상담을 하다가 스타트업의 아이템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받고 광고와는 별개로 아이템 자체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 모양이었습니다.
그 질문에 대해 저는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그 아이템은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던가요? 그리고 그 아이템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어떤 사회적 가치가 창출되던가요? 수익모델에 대해서는 설명을 받았나요?”
“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물어보지는 않았네요.”
“그런 질문 없이 아이템의 겉모습만 보고 속단할 수는 없어요. 저런 아이템이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사실 그 아이템을 창업한 대표의 입장에서는 분명히 어떤 집단의 사회적 행동에서 불편이나 비효율을 발견하였을 것이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저러한 아이템을 만든 것일 거에요. 그러므로 해당 아이템의 고객이 누구인지, 서비스 제공을 통해 해당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익 창출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이해를 하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거에요.”
돌이켜보면 너무 기본적인 질문인 것 같은데, 종종 기본적인 것은 당연한 것으로 인지되어 간과하기 십상인 것 같습니다.
아이보스 신용성 (대표)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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