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그 동생은 뭐하노’라는 부모님의 안부(?)전화가 잦아지는 걸 보니 하반기 공채 시즌이 시작되나보다.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면 되지… 하반기 공채 시즌이 시작되는 9월이면 전국의 취준생이 취업을 위해 피땀 흘려 노력한다. 인적성 테스트를 보는 날이면 수많은 취준생이 한꺼번에 시험을 보고 나오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채용문화는 옛날 ‘과거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를 치르듯, 정해진 날짜에 ‘우리 사람 필요하오’라고 문을 활짝 열면 전국에서 지원자가 몰린다. 그러면 기업은 이력서로 거르고, 진짜 그 옛날 과거시험처럼 모두 모아 인적성 평가를 치러 한번 더 거른다. 그리고 1차, 2차 그리고 임원 면접까지 거쳐 기업에 필요한 인재인지 평가한다. 788년, 신라 원성왕 때 우리나라에 과거제도가 처음 시행되었다고 하니 무려 1,23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전통을 잘 지키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해외기업의 채용은 유연하다. 새로운 지사나 신사업을 진행 할 때는 대규모 인원(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대규모가 아니긴 하다)을 채용하지만 평소에는 상시 채용이 잦다. 그래서인지 대규모 채용보다는 대인면접에 특화된 화상면접의 사용률이 높은 편이다.
상시채용을 한다고 매일매일이 면접이라면 사무실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직원들의 업무효율도 내려가 효율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이력서 검토 후, 지원자를 선별하기 위해 화상면접을 사용해 전체적인 면접 횟수를 줄이고자 한다.
또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 다국적 인재를 채용하기 때문에 화상면접을 국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활용한다.
최근에서야 우리나라도 일괄적인 채용제도의 비효율성이나 신입사원의 높은 퇴사율로 기존 채용 프로세스에 대한 의문을 갖고 새로운 채용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화상면접의 확산도 그러한 변화 중 하나이다.이 글에서는 화상 면접을 활용하는 기업과 화상면접의 장단점, 그럼에도 화상면접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화상면접, 어디서 사용할까?
화상면접 사례로 국내에서 잘 알려진 사례는 카카오가 있다. 카카오는 개발 직군 인재 영입을 위해 화상 면접을 활용하고 있다. 기술 직군의 경우, 화상 면접(원격 인터뷰)와 코딩 테스트를 통해 실무 역량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채용을 위해 화상 면접을 운용하고 있다.
독특한 향기 때문에 길을 가다보면 한번쯤 돌아보게 된다는 LUSH에서도 화상면접을 도입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월에 실시한 신입/경력 공개채용에서는 직군에 상관없이 모든 실무 면접을 화상으로 진행했다.
화상 면접 이후에 추가 면접 과정이 있긴 하지만 화장품 품질관리, 상품 입출고, 글로벌 캠페인 리서치 및 통번역 직군을 모집하는 과정까지 화상 면접을 도입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과 지원자의 Fit을 효율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이야기다.
LUSH에는 원격으로도 지원자의 실무 역량을 검토할 수 있는 인사 프로세스가 구축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LUSH는 지원자에게 경력 기술서, 직무 기술서, 포트폴리오 등을 요구함으로써 보다 LUSH에 어울리는 인재를 뽑기위해 필요한 정보를 사전에 지원자에게 요청하고 있었다.
화상면접은 지리적인 장벽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될 경우에 유용하다. 해외 인재 유입이 필요한 싱가포르나 일본의 기업들은 화상면접을 통해 해외 인재를 데려오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경우, 지자체 공무원 채용과정에까지 화상면접이 도입되는 사례가 소개될 만큼 면접 프로세스의 많은 부분이 변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개최한 금융권 공동 채용 박람회에서 지역 인재들에게도 균등한 기회를 배분하기 위해 화상면접을 도입했다.
지방에 소재한 대학의 경우에도 더 좋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화상면접으로 대입과정을 치르기도 한다. 서울로 논술보러 상경해야 했던 나와 달리 현재는 뽑으려는 사람이 장소의 장벽을 부수고 있기 때문에 지원자는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화상면접, 뭐가 다를까?
지원자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이동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만큼 스스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 먼저 화면과 음성을 확인하는 일이다. 화상면접에 사용되는 웹 어플리케이션들은 B612처럼 뽀샤시하게 화면을 바꿔주는 기능이 없다. 그래서 먼저 화면에 비치는 내 얼굴을 체크해야 한다. 얼짱각도를 찾을 필요는 없지만 최소 귀신처럼은 나오지 않도록 화면과 음성을 체크해야 한다. 인터넷 연결을 체크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Wifi 기능을 사용할 경우, 연결이 끊기지 않을 장소에서 면접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복장의 경우, 직접 만나지는 않지만 면접이라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깔끔하게 입는 것이 좋다.
실제 면접은 대면 면접과 동일하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며 자신을 어필하면 된다. 개발직군에 있다면 원격으로 코딩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Remoteinterview를 비롯해 최근에는 웹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코딩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화상면접으로 실무면접을 본다고 하면 이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화상면접, 어떤 장점이 있나?
지금까지의 화상면접은 버벅이는 화면, 낮은 화질의 카메라, 대화 외에는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의 부족으로 인해 실제 면접보다 불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했다. 하지만 최근 기술의 발전은 온라인에서 화면을 보고 서로 대화하더라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매끈한 화면을 제공해준다. 또한 문서 업로드, 펜 툴의 활용 등으로 대화 외에도 다른 수단을 활용해 서로 간에 면접을 진행 할 수 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지원자와 채용 기업 모두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기업은 서류와 대면면접 사이의 화상면접을 통해 서류만으로 평가할 수 없었던 지원자의 모습을 확인하고 회사에 더 적합한 인재를 뽑을 수 있다. 그리고 지원자와 기업 모두, 전세계를 대상으로 채용과 구직을 할 수 있다.
화상면접, 어떤 단점이 있나?
아직 화상면접이 가야할 길은 멀다. 현실의 뉘앙스를 100%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은 화상면접이 풀어야 할 숙제다. 직감까지 온라인으로 느끼는 것은 어렵다. 또한 화상면접은 단순히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을 온라인에서 재현하는 것만에 그쳐서는 안된다. 하지만 최근 기업이 좋은 인재를 모집함에 있어서 더 많은 투자와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다.
인공지능을 통해 지원자를 분석하는 AI 면접까지 등장한 시점에서 기존에는 인사 담당자나 면접관의 느낌에 의존했던 채용과정이 정확도에 기반한 실력을 보는 면접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이 과정에서 화상면접의 도입은 지원자의 역량을 적은 비용에 확인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단지 전체 채용과정에서 하나의 면접과정으로 추가되는 것이 아닌, 실무면접 / 실무역량 테스트 및 프리젠테이션 등 다양한 인사 평가 방식과 결합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변화해야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면접방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최길효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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