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star가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쇼라면 일본에는 TGS(Tokyo Game Show)가 있다. 1996년을 시작으로 매년 그 규모가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36개국 609개 업체가 참여했다. 한, 중, 일 등 아시아 및 글로벌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참여한 TGS 2017는 치바에 위치한 마쿠하리 멧세에서 9월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9월 21일 ~ 22일: 비지니스 데이 / 9월 23일 ~ 24일: 퍼블릭 데이)
가깝지만, 먼나라…일본 게임시장의 이슈를 살펴보기 위해 TGS 2017를 방문해 현업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TGS 2017에서는 게임사들의 부스 뿐만 아니라 일본 시장을 살펴볼 수 있는 세미나가 함꼐 진행됐다. 행사 첫날 키노트 세션으로 “The Future of e-Sports in Japan”이 진행됐는데, 그만큼 최근 일본 게임시장에서 e스포츠가 주요 키워드로 회자되고 있다.
글로벌 게임시장 정보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Newzoo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e스포츠 참관객은 5억 명을 돌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기존 레저 스포츠에 필적하는 규모라고 할 수 있는데, e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본도 본격적으로 e스포츠를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e스포츠가 2020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 종목으로 체택된 이후 일본에서는 국제적 경쟁력 향상 및 선수 육성을 위해 e스포츠 단체들이 협력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Newzoo의 어널리스트인 ‘Pieter van den Heuvel’은 대형 게임사 및 미디어가 e스포츠 시장에 진출하여 최근 2년 동안 구조적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더 큰 규모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2018년 e스포츠 시장을 3가지 관점을 주요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스포츠가 더 전문적인 단계로 성장하면서 많은 미디어가 관련 비즈니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시장에서 더 많은 인수합병 등이 진행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수익화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야 합니다. 해당 콘텐츠에 시청자가 몰리고 있는 만큼, 광고, 파트너십 등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생기겠죠. 마지막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을 사랑하고 참여하게 끔 만들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콘솔 쪽에서도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e스포츠를 통해 새로운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플레이어와 게임사가 소통하는 등 e스포츠를 통해 게임시장이 새로운 모습으로 전개될 수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등 블리자드를 통해 한국 e스포츠 시장이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것 뿐만 아니라, 프로게이머들의 멋진 플레이를 시청하고 공감하는 문화가 빠르게 자리잡았다. e스포츠의 활성화로 ‘Commissioner’는 새로운 직무도 생겼는데, ‘Nate Nanzer’는 블리자드에서 오버워치의 글로벌 대회를 관리하고 운영한다. 블리자드는 오랜기간 대중들에게 사랑받아 온 게임사로 e스포츠의 활성화를 위해 에코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한 분야의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듯이 e스포츠를 위해 블리자드에서는 에코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마추어, 준프로, 프로 등 리그가 나눠지게 되죠. 위 에코시스템을 바탕으로 오버워치 월드컵을 진행하고 있죠. 이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대회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어느 팀에 소속되지 않아도 실력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셈이죠. 최근 일본의 AKTM 팀이 멋진 플레이로 주목 받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서 광고 대행사로 유명한 Cyber Z는 2015년 이후 일본 게임시장에 e스포츠를 알리기 위해 ‘RAGE’를 주최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e스포츠를 주관하며 게임의 보는 즐거움을 알리고 있는 셈이다. Cyber Z의 COO인 ‘Shingo Otomo’는 일본에서 e스포츠를 바라보는 시각이 과거에 비해 조금씩 변화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e스포츠는 단순히 게임 마케팅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죠. 하지만, 최근에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중들은 게임과 항상 연결되어 있기를 원합니다. 게임을 기반으로 현장 또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죠. 그 연령 또한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e스포츠는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성공적인 게임을 위한 전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각 패널들의 발표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 Newzoo의 ‘Pieter’는 e스포츠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이지만,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본 e스포츠 시장은 여명기이기 때문에 투자 대상이라는 견해가 필요합니다. 기업 입장에서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면 기대감이 올라가게 되겠죠. 하지만 브랜드 구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투자는 실패로 연결될 것입니다. e스포츠는 초반 투자이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블리자드의 Nate는 미디어 사용환경이 바뀜에 따라서 e스포츠 중계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어렸을 적 보고 배운 것과 함께 자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 세대가 야구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어른이 된 지금도 야구를 즐기듯이, 지금의 아이들은 유튜브, 트위치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게임을 즐기기 때문에 향후에는 그와 관련된 비즈니스가 더 주목을 받겠죠. 특히 e스포츠는 1시간 넘게 시청하기 때문에 인게이지먼트가 높은 편인데요. 좀 더 시장이 성장한다면 돈을 내고 e스포츠를 시청하려는 욕구도 커지겠죠.”
2020년 중국 항저우 아시아게임 및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e스포츠의 종목체택이 거론되면서 많은 국가들이 기대하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오고가고 있다. 이에 대해서 각 패널은 다양한 문제와 고민거리가 있다고 답했다.
블리자드 Nate는 게임시장의 확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어떤 게임을 선정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명한 e스포츠 팀이 있지 않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팀이 있다면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겠죠. 하지만, e스포츠 자체를 스포츠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카테고리를 어떻게 나누고 기능화할 지 생각해야 합니다. 진정한 게임을 소개하는 것이 중요할텐데, 살육 및 살상이 포함된 게임이 아니라 대중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소개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이와 더불어 Newzoo의 Pieter는 여러가지 연구가 진행되야 한다고 밝혔다.
“e스포츠는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성장해야 합니다. 현재 e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체택되는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즐길 수 있는 방법 및 어떤 모습을 띄어야 하는지 여러 연구가 필요합니다. 현재 e스포츠 팬은 올림픽 정식종목 체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과 연결되고 싶어하죠. 이에 행사가 진행되는 장소, 인프라 등 여러 부분에 투자도 진행되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Cyber Z의 ‘Otomo’는 게임시장의 확대를 위해 e스포츠의 올림픽 종목 체택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금도 일본에서 프로게이머에 대한 시선이 곱지는 않습니다. 만약 e스포츠가 올림픽 종목으로 체택된다면 게이머에 대한 시각과 게임시장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스포츠가 적극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업들의 관심과 협력 등이 필요합니다.”
이제 게임은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수단을 넘어 스포츠로 부상하고 있다. 마치 축구, 야구, 농구 등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고 팀과 선수를 응원하는 것처럼 게임시장 또한 유저와 게임을 연결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대중적인 스포츠로 성장하는 중이다. 아직, 대중들의 인식 또는 인프라 등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남아있지만 지금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일본의 모습을 보면서 한국 e스포츠 시장도 더욱 부상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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