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싱가폴의 리센룽 총리는 국가 핵심 사업으로 ‘Smart Nation’을 내놓았다. 이후 Smart Nation이란 국가 슬로건 아래, 기술을 통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자라는 취지로 정부가 앞장서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일궈나가고 있다. SNPO(Smart Nation Program Office), GovTech, Daga.gov.sg(공공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 이곳의 정보로 현재까지 70개의 앱이 만들어짐) 등을 만들어 동남아시아의 스타트업 허브가 되려는 준비를 탄탄히 하는 중이다. 관광, 숙박, 호텔, 금융의 중심지로 생각되던 싱가폴은 이제 동남아시아의 스타트업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스타트업으로 하는 세계여행]의 다섯번째로는 Smart Nation로 불리는 싱가폴에서 채용 플랫폼 스타트업 ‘Getlinks(겟링크스)’에 근무하고 있는 권우현 사업개발 본부장을 만났다.
겟링크스는 채용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태국 베이스 스타트업이다. 설립된 지 2년이란 짧은 시간에 2-3명이던 직원이 60명으로 늘어났으며 싱가폴, 베트남, 인도, 한국에 지사를 내리는 등 고속 성장을 하는 중이다. 현재 구글, 우버, 그랩, 텐센트 등 외국계 회사와 파트너쉽을 맺은 상태다.
겟링크스가 채용시장에서 지향하는 바는 ‘채용의 갑을관계’를 없애고, 채용 시장에서 구직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한 단어로 ‘Reverse hire’이란 시스템을 적용한 것으로 기업에서 채용공고를 내는 시스템을 버렸다. 구직자가 자신의 디지털 이력서를 겟링크스 플랫폼에 등록하면 회사가 구직자를 찾아오는 방식이다.
최근 모든 산업에 테크가 접목이 되면서 테크 인력에 대한 수요가 넘쳐난다. 이 테크인력 채용에 문제를 겪는 것은 단지 싱가폴뿐만이 아니다. 많은 글로벌 IT업계에서 테크 인력 수급에 문제를 겪고 있다. 싱가폴의 정보통신부쯤인 iDA에서는 2016년 약 4만명의 테크 인력이 부족이라는 추정을 하기도 했다.
겟링크스는 테크 전문 인력(3D, Designer, Developer, Digital marketer)의 채용을 다루며, 현재 약 500명이 넘는 구직자들의 채용을 성사시켰다. 최근엔 하루 평균 100여 건이 넘는 인터뷰 요청이 구직자에게 보내지고 있다고 한다. 겟링크스의 reverse hire을 통하는 구직자는 여러 회사에서 오퍼를 받고 선택해서 가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겟링크스가 제공하는 채용 모델의 장점은 여기서 나온다. 내가 가고 싶은 회사를 골라 갈 수 있기에 입사 만족도가 높다. 회사측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필요한 인재를 데려올 수 있고, 채용한 인재도 높은 만족도 때문에 회사에 더 오래 남아있기에 양측 모두 윈윈하는 구조다. 한국 사회에서는 신입사원 연수를 통해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맞춰나가기에 한국에서는 생소한 구조일 수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reverse hire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추세다.
권우현 사업개발 본부장은 겟링크스에서 싱가폴 지사의 전반적 영업, 사업 개발, 세일즈 플래닝, 내부 채용과 파트너쉽,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권우현 본부장이 처음부터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5년정도를 Yamagata Singapore, JAC Recruitment라는 기업에서 채용 컨설턴트와 세일즈를 맡았다. 권우현 본부장은 기업에서 일을 할 때도 즐거웠지만 뭔가 2% 모자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싱가폴은 대부분의 회사가 자유로운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복장 및 출퇴근이 자유롭고 야근도 없고, 꽉 막힌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하지만 기업에선 주어진 범위 내에서 일을 하기 마련이라,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 일과가 너무 생생하게 그려졌죠. ‘9시에 출근, 11시엔 A란 업무, 점심 먹고 B란 업무를 하고 퇴근’ 이렇게요. 저는 성장과 발전에 목 말랐고, 그래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하루하루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재밌습니다.“
권우현 사업 본부장은 이직 타이밍이 좋았다고 한다. 싱가폴에서도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발해져 있었고, 지원도 많이 해주던 시기였다고 한다.
“싱가폴은 정부에서 스타트업을 굉장히 많이 도와줘요. 한국 현황을 보면 그래요. ‘지금 취업현황이 안 좋으니 스타트업을 세우거나, 그 쪽에 취직해라’라는 마인드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싱가폴은 국가 차원에서도 테크로 인한 성장에 관심이 많습니다. 한국에서는 불법이라고 논란이 됐던 우버, ‘싱가폴에서는 정부가 기술 성장을 방해할 수 없다’라는 입장으로 적극 받아들였어요. 제한된 지역이긴 하지만 무인 자동차도 현재 돌아다니고 있구요. Block71이라는 대규모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및 공동 협업 공간도 세워졌고 계속해서 확장중입니다.”
“싱가폴는 스타트업에게 매력적인 시장이에요. 싱가폴은 오픈된 곳이에요, 여기서 성공한다면 타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싱가폴이 스타트업에게 매력적인 곳이라는 건 여러 통계자료가 입증해준다. Compass(싱가폴의 미디어)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랭킹에서 10위로 아시아 도시 중에서는 1위, 2005년에서 2013년 사이 싱가폴 내 스타트업의 수는 두 배가량 증가해 2013년도 당시 4만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활동했으며, 2015년 기준으로 스타트업에 채용된 인원은 30만명 이상이다. Forbes지에 12번째로 비지니스하기 좋은 나라로 리스트되어 있기도 하다. 싱가폴에서 일을 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할까?
싱가폴 채용시스템은 보통 3단계로 이뤄진다. 1차로 인사팀과의 전화면접, 2차로 팀 매니저와 업무에 관한 면접, 3차로는 회사의 비전과는 맞는 지 CEO와 인터뷰를 거친다
“싱가폴에서 일을 하려면 일단 영어 잘해야겠죠? 여기서 말하는 영어를 잘한다는 건, 상대방의 말을 이해할 수 있으면 되고 의사를 전달할 수 있으면 되요. 미팅이 영어로 이루어지니까요. 굳이 원어민같은 발음, 고급진 어휘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 창의력도 중요합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사고를 하는 거요. 사실 한국인들의 프로그래밍 실력 뛰어나다는 말이 많죠, 그런데 막상 해외 취업으로 연계가 잘 되지 않더라구요. 피드백을 받아보니, 한국인들은 논리적 도출은 잘한다고 해요. 하지만 이걸 왜 개발하는지, 어떻게 하면 더 낫게 만들 수 있는지를 도출할 수 있는 창의적인 사고가 부족해요. 또 싱가폴에서는 문제를 제기해야 칭찬받아요. 빨리 말하면 빨리 고칠 수 있지만 늦게 말하면 고치기가 힘드니까요.”
“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해외취업이라고 하면 대부분 미국, 유럽, 중국, 홍콩과 같은 국가를 생각하죠. 아직 동남아시아의 시장 잠재력을 모르는 것 같아요. 다른 나라는 이미 성장했고 그 성장통을 겪고 있어요. 예로 들어 중국이 성장하고 있지만 그 성장속도는 줄어들고 있죠. 앞으로는 동남 아시아가 주요 마켓입니다. 구글도 동남아 디지털 마켓이 2025년까지 2000억달러 마켓으로 성장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테크 회사들이 동남아로 앞다투어 몰려들고 있고, 자연스럽게 최고의 인재들도 동남아시아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싱가폴의 유명한 회사를 보면 인도, 필리핀, 태국 등 다양한 국가 출신이 있는데 한국인을 찾기 힘들어요. 동남아시아에서 일하는 건 마이너스다…삶의 질이 안 좋아진다…라는 선입견을 깨주셨으면 합니다.”
[스타트업으로 하는 세계여행] 시리즈
(4) 야후!와 알리바바를 거쳐 텐센트로…이현주 디자이너
(3) ‘자율적 분위기에서는 실력은 기본’…안태현 스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2) 중국파견갔다 알리페이로 정착…알리페이 UX 수석 디자이너 김상훈
(1) 프로그래밍 좋아하던 영문과 학생, 실리콘밸리로…유호현 Airbnb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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