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 대한민국 가상현실 시장을 살펴보는 ‘VR EXPO 2017’이 코엑스에서 개최했다. 게임, 영상, 의료, 마케팅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가상현실 시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국내 유망 업체들의 VR 콘텐츠와 서비스 등이 전시됐다. 행사 첫날부터 많은 청중이 행사에 참여하며 대한민국 VR 시장에 대한 열기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VR 대중화는 가상현실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요소로 매번 언급된다. 개인이 완벽한 VR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장소, 비용 등 제한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중들도 편하게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VR 방, VR 테마파크 등이 등장하고 있는데, 행사 첫날 진행된 콘퍼런스에서는 VR 테마파크에 대한 가능성과 운영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세션이 진행됐다.
#롯데월드 VR 테마파크로 재탄생하다
롯데월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놀이공원(테마파크) 중 하나이다. 2016년 11월 기존 운영되던 놀이기구인 후렌치레볼루션과 자이로드롭에 VR을 도입한 어트랙션을 선보였고, 오는 3월 18일에는 330평 규모의 VR 테마파크인 ‘VR 스페이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롯데월드에서 VR 테마파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승연 매니저는 가상현실이 가진 6가지 요소(Easy, Interactive, Fast, Flexible, Effective, Low cost)가 VR 사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월드에서는 매년 새로운 어트렉션(놀이기구)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기본 몇 백억원이 투입되는데요. 기존 어트렉션에 VR 콘텐츠를 접목하면 적은 비용으로 단기간에 새로운 어트렉션을 도입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좁은 공간을 활용해 경쟁, 협력 등 기존 테마파크에서는 구현하기 힘들었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데요. 다양한 콘텐츠를 수급할 수 있다면 매번 다른 어트렉션을 경험할 수 있는 셈이죠.”
롯데월드는 트렌드에 민간함 10대, 20대를 대상으로 후렌치레볼루션2 VR 마케팅을 진행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페이스북 광고영상은 500만 조회를 넘었고, 공개 이후 2주간 약 4만5천명이 탑승했다. 어트랙션을 즐기기 위한 평균 대기시간은 약 3시간이라고 한다.
콘텐츠적으로도 어지러움을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평소 롤러코스터를 이용해도 어지러움을 느끼는 편인데, VR 요소가 더해지면 어지러움이 가중 될까봐 걱정했죠. 또한 기차형태의 어트렉션 특성상 앞자리와 뒷자리 이용자의 영상이 틀어지는 것도 예상을 했죠. 이에 시간단위로 이용자와 어트렉션 위치를 동기화 하는 작업을 진행했죠. 영상과 이용자 위치가 일치되어 사실상 어지러움증은 느낄 수 없습니다.”
앞으로 롯데월드의 VR 사업은 두가지 방향으로 진행되는데, 기존 어트렉션에 VR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과 유휴 공간을 활용해 VR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 매니저는 공개를 앞두고 있는 VR 스페이스를 통해 고객에게는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고,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는 시장 선순환을 만드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도심형 VR 테마파크를 만들다
롯데월드는 기존 플랫폼과 대규모 유휴 공간을 활용한 VR 테마파크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면, ‘바른손’은 좁은 공간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심형 VR 테마파크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도심형 VR 테마파크는 100평~200평 미만의 공간을 활용한 방식을 말하는데, 바른손은 2016년 12월 CGV와 파트너십을 맺고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65평 규모의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박재하 바른손 팀장은 3가지 목표를 바탕으로 테마파크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지리적으로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이 방문하기 때문에 FPS 등 자극적인 콘텐츠보다, 친근감 있는 캐릭터로 접근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VR의 다양한 매력을 즐길 수 있도록 하나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어트렉션을 즐길 수 있도록 했죠. ‘네트워크’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혼자서 VR로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외로움을 느낄 수 있는데요. 저희는 멀티플레이를 도입해 방문한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협력하며 즐길 수 있도록 테마파크를 구성했습니다.”
테마파크가 위치한 공간은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적은 편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첫 프로젝트는 의미있는 성과를 기록했다. 매일 100~200명의 이용자가 테마파크를 방문하고 있으며 2월 말 누적 방문자는 1만명을 돌파했다.
박 팀장은 HMD와 4D체어 등 수동적인 요소로만 구성되어 있는 1세대 테마파크에서 벗어나, 향후 대중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로드샵 형태로 2세대 테마파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세대 테마파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첫째, 포지션 트래킹, 트래드 밀 등으로 이용자가 공간을 십분 활용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평면적인 공간이 아니라 이용자의 콘텐츠 몰입도를 높여주는 요소를 설치해야 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작은 요소라도 가상현실 콘텐츠를 이용할 때 극적인 효과를 높여주죠. 마지막으로 E스포츠 처럼 경쟁요소를 도입하여 이용자의 재방문을 유도해야 합니다.”
#콘텐츠 개발자 입장에서 바라본 VR 테마파크
김종연 NR스튜디오 대표는 VR 테마파크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느꼈던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NR스튜디오는 CGV와 바른손이 운영한 VR 테마파크의 콘텐츠 전반을 개발했다.
NR스튜디오는 이전에도 VR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VR 테마파크 용 게임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NR스튜디오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자!’를 목표로 콘텐츠 개발에 착수했다.
“일반적 게이머를 위한 VR 콘텐츠르 만들었다면, 콘텐츠에 실험적인 요소를 많이 도입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VR 테마파크에 방문하는 이용자의 성향은 다양하죠. 만약 테마파크를 통해 VR 콘텐츠를 처음 접한 후 멀미를 느낀다면 두번 다시 사용하지 않겠죠.(웃음) 강제 카메라 이동과 무리한 연출은 개발금지 사항이었습니다. 반면 이용자가 가상현실에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충분히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테마파크가 개장한 후 NR스튜디오 팀은 매일 테마파크에 상주했는데, 현장 이용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은 콘텐츠를 개선하는 값진 피드백이였다.
“슈팅게임인 ‘슈팅팝’은 개발할 때 단순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오히려 현장에서 반응은 좋았습니다. 협동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게임으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그 안에서 점수 경쟁을 하거나, 난이도가 높으면 친구와 작전을 세우고 플레이하더라구요.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장 피드백을 바탕으로 아바타를 추가하고, 플레이어에게 다른 역할을 부여하는 등 더 발전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VR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조작방법이 생소할 수 있다. 각 게임마다 조작 방식도 다양하다. 이에 개발사들은 게임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튜토리얼을 제공하는데, 김 대표는 튜토리얼보다 직관적인 조작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튜토리얼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귀찮아하고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이용자들도 종종 있었죠. 테마파크 운영적인 측면에서 볼 때 고객 회전율에도 악영향을 주는 요소입니다. 튜토리얼 보다 같이 온 연인, 가족끼리 이야기 하면서 배우는 그 시간 자체를 즐기게 유도해야 합니다.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죠. 서로 이야기 나누면서 콘텐츠를 익히고 풀어나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VR 테마파크의 궁극적인 서비스 운영 및 개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VR 테마파크 관련된 세션에서 연사들 공통적으로 공간과 공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존 공간에 VR 콘텐츠를 더하여 180도 다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데, 방문하는 사람들이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VR 테마파크가 조성되고 운영성과가 공개되고 있는데, 앞으로 VR 테마파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경험이 VR 대중화에 큰 발걸음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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