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회사 ‘조이시티’의 농구 게임 “프리스타일”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가두농구’ (중국명:街头篮球)가 지난 1월 6일부터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650만명의 사전예약자를 가뿐히 달성했고, 출시 첫날 1위를 기록하며 나날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들의 성공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IP가 좋아서 일까? 단순히 게임성이 좋아서일까? 토종 한국 IP지만 한국에서는 플레이 할 수 없는 가두농구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보려고 한다.
#모든 중고등 학생을 농구 코트로 데려간 온라인 게임
당연한 이야기지만 프리스타일은 PC방에서도 엄청난 인기가 있었다. 무시무시한 것은 게임의 영향이 농구 코트까지 미쳤다는 것이다. 단순히 공을 골대에 집어넣는 원시적인 게임 방식을 탈피할 수 있는, 흔히말하는 간지나는 전략과 멋진 기술들을 깨닫게 해주었다. 자연스럽게 혈기왕성하고 트렌드를 쫒는 어린 학생들과 청년들은 이 게임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고, 피시방에 가면 여기저기에서 “사땅님 나이스샷”을 들을 수 있었다. 프리스타일은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스포츠 IP였고(물론 당시 골프 게임 팡야도 있었지만, 그 인기가 프리스타일만큼은 아니었다), 모든 청년들에게 최고의 추억으로 기억될 최고의 온라인 게임이다.
#중국에서 성적을 요약하자면 不错(뿌춰)
‘不错(뿌춰)’를 한국어로 직역하면 “나쁘지 않다” 정도겠지만, 중국에서는 괜찮은 수준의 긍정을 의미한다. 실제 중국 앱스토어 리뷰만 살펴봐도 평가가 매우 좋다. 간혹 중국식 과금 방식 유도와 과금으로 인한 밸런스 붕괴를 비판하는 글을 볼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9일 기준으로 iOS 스포츠 게임 카테고리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지금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원작 느낌을 매우 잘 살린 가두농구
게임은 빠르고, 슛을 넣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과 스킬도 설정이 가능하다. 온라인 시절의 게임을 그대로 모바일 게임으로 옮겨 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향수를 자극하고 나름대로 재미도 선사한다. 이 게임의 독특한 점은 유명 온라인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와 똑같은 “룬 페이지”(캐릭터 능력치를 올려주는 룬을 새겨 넣는 페이지)가 “그래피티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피티는 레벨 업 할 때마다 열리지만, 과금으로 구매할 수 있는 다이아로 일찍 여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기본에도 매우 충실하다. 과거 온라인에 있었던 슛, 리바운드, 덩크 모션 모두 똑같다. 그뿐만이 아니라, 나레이션과 배경음악(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노래 맞다) 역시 똑같다. 프리스타일을 온라인에서 즐겨본 유저라면 가두농구가 반가울 수도 있겠다. 농구를 국민 스포츠로 생각하는 중국 사람들이 가두농구를 좋아하는 건 어떻게보면 당연한 것 일 수도 있겠다.
#골드, 다이아, 코인 그리고 VIP
가두농구의 화폐 시스템은 다른 중국 모바일 게임과 대동소이하다. 게임 내에서 기술과 캐릭터를 구입할 수 있는 골드가 있고, 그래피티와 커스터마이징 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가 있다. 마지막으로 오로지 과금해서 구매할 수 있는 초록색 화폐는 기술과 그래피티를 제외하고 모든 영역에서 소비할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초록색 화폐를 많이 구매하면 구매할 수록 VIP라는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는데, VIP가 되면 게임 내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경험치를 더 획득하거나, VIP용 패션 아이템 등등을 구입 할 수 있게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 VIP에 VIP0, VIP1, VIP2 같은 등급이 또 있다는 것이다. VIP 제도는 중국 모바일 게임에서 자주 목격되는 형식이다. 왜 이러는 걸까? 간단히 말해서 중국 소비자는 자기가 낸 만큼 대접 받고 싶어하는 과시형과 실리추구형 소비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빠른 콘텐츠 소비 속도와 과금 유저들과의 밸런싱
중국 앱스토어의 게임 리뷰란에 부정적인 내용을 차지하는 건 대부분은 (1) ‘신규 콘텐츠는 언제나오냐’라는 것과 (2) ‘과금으로 밸런스가 엉망이다’라는 글이다. 필자가 플레이를 해봐도 처음에는 굉장히 재미있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지겨워진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건 3대3 농구 경기 뿐이다. 이건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아래 표는 중국 ASO 분석 업체인 ASO100에서 가두농구의 근30일 순위 변화표다. 스포츠 카테고리에서 1~2위를 다투는 반면, 무료 게임 순위는 소폭 줄어들었다. (본 글을 작성할 때가 1월 말이었는데, 게임 내 새해 아이템 지급 이벤트로 순위가 어느 정도 돌아왔다).
여기서 주는 교훈은 중국 유저들도 한국 유저들과 같은 콘텐츠 소비 속도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콘텐츠를 업데이트를 해야만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금 방식이 적어도 뽑기형(갓챠)이 아니라는 점에서 중국 유저들의 불만은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다. “밸런스 걱정에는 관심없다, 나는 그저 돈을 내고 좋아하는 아이템을 사겠다”라는 대륙의 마인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우리가 반드시 이해해야 할 중국 유저 고유의 특성이다. 중국 유저를 공략하는데 뽑기 형식은 지양하고 낸 만큼 대접 받을 수 있는 중국식 비지니스 모델을 한국 개발사는 고려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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