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웅 대표가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2016년을 정리하고 2017년을 맞이하면서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서 추천하고 싶은 스타트업 서비스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오랫동안 좋아해 온 서비스도 있고 최근에 알게 된 서비스들도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알고 있기에는 너무 좋은 서비스들이어서 정리했습니다. 물론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제가 왜 사랑에 빠졌는지 그리고 그 사랑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말씀드릴까 합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사유들이니 그저 한 사람의 유저가 어떤 서비스를 좋아하는지 고백하는 정도로 가볍게 받아들여주시면 좋겠습니다.
1. 퍼블리
가장 먼저 떠오른 서비스들 순으로 소개할텐데요. 퍼블리가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이유가 있겠죠? 저는 활자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무언가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책에 대한 집착도 강한 편이고요. 서점에 들르면 책 한 권을 사 가지고 나와야 속이 시원한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퍼블리를 처음 알게 된 건 페이스북에서였습니다.
더기어의 정보라 님이 SXSW를 다녀오면서 리포트를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때는 퍼블리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스쳐 지나갔다고나 할까요? 그러다 퍼블리를 정확하게 인식하게 된 건 깐느 국제광고제 리포트 때부터인 것 같습니다. (즉, 페이스북에서 광고가 돌기 시작한 시점이 아닌가 싶네요.) 하지만, 그때도 퍼블리를 인식하기만 했을 뿐 구매를 하지 않았습니다. 무료로 읽을 게 많은 세상에 검증되지 않은 글을 먼저 선구매해서 읽는다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니까요.
제가 처음으로 구매한 콘텐츠는 바로 이것입니다. 현존하는 이메일 마케팅 최고의 콘퍼런스 TEDC 리포트. 이걸 구매하게 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이메일 마케팅에 대해 배움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게 근본적인 이유죠. 두 번째는 미리보기 콘텐츠를 통해 본 리포트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예측이 가능했습니다. 마지막 이유는 얼마 전 박소령 대표님을 통해서 알게 됐는데, 전 지적사치를 즐기는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알고자 할 때 이 정도의 사치는 누릴 마음가짐이 되어있었던 거죠.
위 링크를 통해 미리보기 글이 어떤 식으로 작성되는지는 알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이때부터 퍼블리를 좋아하기 시작했고 최근까지 몇 번의 재구매를 했습니다. 주로 IT 관련된 리포트들이고 Tech Crunch 관련된 리포트들은 샌프란시스코와 베이징 모두 구매했습니다.
퍼블리는 3가지 형태로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첫 번째는 온라인 콘텐츠입니다. 전체 리포트가 공개되기 전까지 구매자들에게 몇 건의 콘텐츠가 선공개되기도 하며 유저 획득을 위하여 일부는 무료로 공개되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오프라인 모임입니다. 테크 크런치 상품들에도 오프라인 모임이 옵션으로 포함되어 있고 매리 미커 리포트를 읽고 나서 토론을 하는 개별 상품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Tech Crunch Disrupt 때 직접 참석해봤는데, 근대의 살롱 같은 느낌이랄까요? 비슷한 지식을 갈구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매력적이었습니다. 마지막은 책입니다. 매리 미커 리포트를 읽고 투자자와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나눈 끝장토론이 책으로 나왔고 구매했는데 개인적으로 모든 리포트들이 책으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퍼블리의 콘텐츠는 전혀 가볍지 않습니다. 밀도 있게 오롯이 한 글자씩 적혀나간 글들입니다. 퍼블리의 박소령 대표님이 직접 만난 오프라인 행사에서 완독률이 생각보다는 높지 않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쉽게 읽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콘텐츠들이 SNS의 바다에서 쓰나미처럼 몰아치는 지금 이런 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저에겐 큰 기쁨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습니다. 저라는 사람 자체가 콘퍼런스를 좋아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며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퍼블리를 사랑합니다. 저보다 더 식견 있는 분들이 본인의 눈으로 트렌드를 읽고 이슈를 브리핑해주는 이 글들은 제 지적사치를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2017년에도 퍼블리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 퍼블리 홈페이지 : https://publy.co/
2. 렌딧
2016년 가장 한했던 스타트업 키워드를 하나 꼽으라고 하면 핀테크, 그중에서도 P2P 대출서비스를 꼽고 싶습니다. 예전에 브런치에도 관련된 글을 적은 적이 있죠.
P2P 대출서비스 3대장?!
이때 6개의 회사에 투자를 해보고 글을 적었는데, 최근 피플펀드에 투자를 하면서 총 7개의 회사에 투자를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투자할 곳과 그만 해야 될 곳을 정했는데, 그 이유는 밑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렌딧을 처음 알게 된 건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네요. 하지만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기억이 납니다. 우후죽순처럼 P2P 대출 서비스들이 쏟아지던 와중에 제 페이스북 친구 중 한 분이 렌딧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를 하게 되었다는 글을 올리면서입니다. 그분은 이미나 이사님(A.K.A 꼬날)이라고 이미 스타트업계에서 홍보 전문가로 명망이 높으신 분이죠. 몸담았던 회사들이 멋진 엑싯을 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P2P 대출 서비스에 투자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1순위 후보로 두게 되었죠. 그리고 실제로 투자를 했습니다.
렌딧에서 제공하는 My page 화면입니다. 개인적으로 렌딧이 이미지화를 정말 잘해준다고 생각하는데 지급내역을 보면 회색 막대는 지급 원금을 보여주며 민트색은 지급이자를 보여줍니다. 아무래도 원리금 균등상환을 받게 되면 이자와 원금의 구분이 어려워 실제 나의 투자수익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되는데 렌딧은 아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많은 P2P 대출서비스가 있는데 왜 렌딧을 사랑하게 됐을까요? 그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안정성. 실제로 여러 업체에 투자를 진행했고 높은 이율에 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던 부동산 담보대출이 연체가 되기도 했고 높은 이율과 짧은 거치기간 때문에 상대적으로 큰 금액을 투자하지 않으면 실질 수익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큰 금액을 투자했을 때는 리스크도 같이 커지는 거죠. 렌딧은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기 때문에 내가 투자한 금액을 소액으로 개인신용채권에 분산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수려한 UI/UX 때문입니다. 시원한 초기화면과 디테일한 것들까지 신경 쓴 느낌의 UI. 사용자 경험이 압도적으로 좋습니다. 바이럴 루프도 매우 심플하고 쉽게 구성되어 있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렌딧을 전파하기 쉬웠고 그렇게 얻은 포인트로 바로 투자까지 할 수 있으니 추천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 렌딧 가입 페이지 : https://goo.gl/nucBqN
- 직접 가입하실 땐 추천인 코드 : 398652 (감사합니다!)
2016년 P2P 대출서비스들을 관심 있게 지켜봤고 여러 회사에 투자를 해봤는데, 2017년에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단기에 높은 이율을 제공했던 회사들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렌딧만 운영하거나 한 개 정도의 회사만 추가로 투자할 거 같습니다.
- 렌딧 홈페이지 : www.lendit.co.kr
3. 히어박스
위의 두 서비스들 보다는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정말 추천해드리고 싶은 서비스입니다. 찾아가는 짐 보관 서비스인데요. 1인 가구가 늘어가고 거주 문화가 아파트로 바뀌면서 부피가 큰 짐들, 특히 계절적인 요소가 강한 물건을 보관하는 건 늘 귀찮고 힘든 일이죠.
히어박스는 그런 문제들을 해결해줍니다. 신청을 하면 직접 찾아와서 짐을 가져가고 찾을 때도 연락하면 원하는 장소로 돌려줍니다. 비용도 히어박스에서 제공하는 박스 당 월 7,500원이며 비규격 용품의 경우는 혼자서 운반이 가능하다는 기준하에 월 9,900원입니다. 가격도 합리적입니다.
히어박스를 처음 알게 된 건 프라이머 엔턴쉽에서였습니다. 프라이머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 있던 팀이죠. 괜찮은 서비스라고 생각은 했지만, 제가 쓸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큰 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뭔가를 보관해야 될 일이 생길 것 같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회사에서 사용할 일이 생겨서 갑작스럽게 이용하게 됐습니다.
사용경험은 매우 편했습니다. 미리 예약한 시간과 장소로 히어박스 매니저가 와서 박스에 잠금장치를 하고 간단한 확인 작업을 합니다. 그 후 박스를 가져가고 끝입니다. 돌려받을 때도 홈페이지에 미리 예약을 하면 직접 배송을 해줍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짐을 맡길 때는 운송비가 없었는데 돌려받을 때 운송비가 추가로 2,000원이 발생되더군요. 미리 고지가 되면 좋을 거 같은데 제가 고지받고도 인지를 못했거나 인지하기 어렵게 한 게 아닌가 싶네요.
그래도 히어박스는 추천할 만한 서비스입니다. 앞으로 1인 가구는 계속 증가하고 대도시의 주택난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통적인 가구들이 주거공간들을 사용처에 맞춰서 분할하여 사용했던 것과 달리 1인 가구들은 큰 분할 없이 원룸이라는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일례로 추위를 피하기 위해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기 시작할 텐데 따뜻한 봄이 오면 이런 외투들조차도 짐이 될 겁니다. 시원한 설원에서 즐기던 스키 장비들도 그렇죠.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주거공간에 비용을 쓰기는 어려울 거라면 히어박스 같은 보관서비스들이 대체재가 될 거라고 봅니다.
- 히어박스 홈페이지 : https://www.herebox.kr
4. 넷플릭스
선정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서비스입니다. 이미 엄청난 회사이고 너무나 유명한 회사니까 말이죠. 그런데 선정한 이유는 의외로 일반인들은 넷플릭스를 잘 몰라서입니다. 스타트업에 있다 보면 뭐랄까 우리는 마법사 같고 일반인들은 머글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특별한 설명 없이 대화를 하다 보면 그게 뭐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비단 넷플릭스만이 아니라 스타트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정말 누구나 아는 서비스들조차도 잘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넷플릭스를 선정했습니다. 아직 넷플릭스를 모르시는 분들에게 더 많이 알려드리고 싶어서 말이죠. 넷플릭스가 한국에 정식으로 론칭하기 전에도 우회해서 보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어를 제외한 언어들을 자막의 도움 없이 완벽하게 이해할 능력이 없는 관계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볼 수가 없었죠. 그런데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어떻겠습니까!
제가 넷플릭스를 선택한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오리지널 콘텐츠. 넷플릭스를 모르시는 분들도 ‘하우스 오브 카드’는 아실 겁니다. ‘데어데블’이나 ‘마르코폴로’도 엄청난 수작이죠. 이런 작품들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한국시장을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들도 기획되기 시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그널로 유명한 김은희 작가가 터널의 김성훈 감독과 함께 8부작 사극을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넷플릭스와 함께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죠. 이런 넷플릭스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나요?
두 번째는 미국식 코미디쇼 때문입니다. 위 이미지에도 나오는데 ‘Louis C.K’나 ‘Kevin Hart’ 같은 유명 코미디언의 스탠딩 코미디 쇼를 볼 수 있는 곳이 그동안은 없었죠. 그런데 넷플릭스에는 이런 콘텐츠가 넘쳐납니다. UFC로 유명해진 ‘Joe Rogan’의 코미디쇼도 볼 수 있죠. 우리나라의 다른 OTT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 콘텐츠를 제공해줄 리가 없습니다.
*OTT : Over the top의 약자로 ‘top’은 셋톱박스를 의미하고 전통적인 TV를 통해 서비스하지 않고 인터넷과 같은 다른 방식을 이용하는 서비스들을 OTT 서비스라고 합니다.
OTT 시장은 점점 커질 것이고 최근 아마존 프라임이 한국어 자막과 함께 한국시장을 두드리기 시작했고 SK의 옥수수와 왓챠의 왓챠 플레이도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선택은 넷플릭스가 기본일 것 같습니다. 여유가 되면 다른 서비스를 추가로 볼 수는 있겠지만 넷플릭스를 포기하지는 못할 거 같네요.
- 넷플릭스 홈페이지 : https://www.netflix.com
5. 플레이팅
플레이팅도 프라이머 팀이네요. 제가 프라이머 팀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플레이팅은 그중에서도 너무 사랑하는 서비스입니다.
플레이팅을 처음 알게 된 건 ‘류니끄’라는 레스토랑 때문입니다. 가로수길에 있는 레스토랑인데 제가 너무 좋아하고 오너 셰프인 류태환 셰프도 좋아하는데, 플레이팅에 류태환 셰프가 참여한다는 기사를 보면서 였습니다. 그래서 플레이팅을 인식했지만 한동안은 이용할 수가 없었죠. 제 생활권이 강남이 아니었거든요. 그러다가 사무실이 강남 쪽으로 자리 잡으면서 저의 플레이팅 사랑이 시작됐죠.
일단 플레이팅의 음식들은 간편식의 카테고리에서는 나름 퀄리티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존의 간편식들이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뒀다면 플레이팅의 음식들은 그 한 끼에도 음식이라면 가져야 할 기본적인 것들을 담습니다. 미각과 후각뿐 아니라 시각적인 자극까지 말이죠.
위 사진은 사무실에서 시켜 먹었던 플레이팅의 점심메뉴입니다. 고르곤졸라 치킨랩과 치폴레 브리또 2종류가 서비스됐는데, 현재는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네요.
플레이팅은 “셰프의 요리를 집에서”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배달음식과는 차별화된 메뉴를 보여주고 있고 새로운 레시피 개발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메뉴만큼 레시피를 제공한 셰프를 강조합니다.
제가 플레이팅을 사랑하는 이유는 말하자면 다양할 거 같은데 근본적인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맛있습니다!
플레이팅의 음식들은 기본적으로 다 맛있어요. 누군가에겐 양이 적을 수 있고 누군가에겐 비쌀 수도 있지만, 그 누구라도 맛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애들과도 함께 먹어봤고 회사 동료들과도 먹어봤지만 늘 만족스러웠거든요.
HMR 시장 역시 1인 가구의 증가와 맞물려 계속된 성장이 예상됩니다. 이미 쉐플리나 쉐프온 같은 후발주자들이 뛰어들기 시작했고요. 대기업들도 오프라인에서 계속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이 시장에서 플레이팅이 어떤 움직임을 보여줄지 궁금하네요.
*HMR : 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 대체식품. 보통 간편식을 일컫는다. 올해 시장 크기가 2조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로 성장하는 분야.
- 플레이팅 홈페이지 : https://www.plating.co.kr
쓰다보니 10개의 서비스를 다 쓰면 길어질거 같아서 1부에서 먼저 5개의 서비스를 소개해드렸습니다. 2부에서도 5개의 서비스를 소개해드릴 테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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