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얼마 전에 지인이 이직을 한다며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었습니다. 레퍼런스 체크와 평판 조사를 할 때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해 달라는 것입니다. 새삼스런 일이 아니기에 흔쾌히 응하고 잘 말해 주었습니다. 물론 그 사람이 실제 한 것을 적어도 더 잘한 것처럼 보이게 말이죠. 어차피 지정해주는 레퍼런스 체크이기에 제가 무슨 말을 했고 그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며 입사가 되느냐 안되느냐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 눈에 보이기에 굳이 지인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죠.
관례적으로 실행하는 평판 조사
이런 레퍼런스 체크는 경력 채용에서는 이제 흔한 과정이 되었고 신입 사원 채용에서도 묻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보통 서너명 정도의 레퍼런스 체크를 할 사람을 지원자에게 알려달라고 하고 아주 복잡한 질문으로 구체적 사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돌립니다. 아무리 질문이 구체적인 사례를 요구할지라도 어차피 이런 상황에서 의뢰받은 사람은 어떤 방법으로 입을 맞추어 마이너스 발언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레퍼런스 체크는 관례적인 요식 행위로 점차 변질되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정말 문제가 있는 사람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비대칭적 정보 하에서 밝혀지기 어려운 것이죠.
그렇다면 이 사람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단순히 자기소개서나 이력서만 보면 이런 부류에 속하는 사람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이 열거한 많은 내용들이 사실인지 확인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너무 정보를 알기에는 지원자의 현 직장에서의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직장 내 문제가 되는 크리티컬 한 부분들 ‘금전적 비리, 성문제, 업무 지식 없음’ 등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고 채용하기에는 앞으로 발생할 비용이 더 문제입니다. 지금처럼 요식행위만 있고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운 지원자의 평판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1. 현 직장에서 지원자를 아는 복수의 사람에게 확인한다
지원자의 직장에 최대한 정보가 덜 알려지면서 실무를 했던 사람에게 지원자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지원 회사에 있는 전 직장 출신의 직원을 통해 우회적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평판을 듣기에는 복수의 사람을 만나서 듣는 것이 객관적입니다. 사전에 지원자가 회사 내의 직원과 합을 맞추지 않도록 빨리 정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교적 최근에 많이 쓰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2. 사례의 디테일을 지원자를 만나보고 질문하면서 정리한다
사례에서 두리뭉술한 제목으로 무엇을 기여했는지 쓰기 쉽습니다. 문제는 이런 두리뭉술한 기술에 대해 더 이상 캐묻지 않는 것이죠. 이것은 레퍼런스 체크든 면접이든 동일합니다.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구체적으로 말을 못하고 흐릴수록 그 사람이 한 일이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일을 하면서 핵심적인 기술에 대한 디테일을 말하지 못하면 어렵습니다.
3. 몸 담았던 조직의 성격과 이직의 기간과 빈도를 보고 정리한다
어중간한 조직이든 뻔한 기성 조직이든 지원자가 몸담은 기업 내의 조직의 성격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을 하는 팀이었고 목적과 성과는 무엇이었는지 개인보다 팀을 확인하면 지원자가 이직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알게 되고, 전 직장에서 지원자의 포지션에 대해서도 입체적으로 정리가 가능합니다. 또 이직 빈도가 높은, 빈도가 많은 지원자는 말하지 않아도 저니맨일 확률이 큽니다. 마인드의 문제, 진짜 실력이 없어서 들통난 문제가 많습니다.
4. 실력이면 철저히 전문성을 믿는다
레퍼런스 체크가 완전 무용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경력의 핵심적인 역량을 요할 때는 사실 레퍼런스 체크가 필요한가도 싶습니다. 어차피 그 사람 성격이 어떻다고 해도 필요한 역량이고 활용할 방법에 대해서도 계획이 서 있다면 굳이 쉬운 길을 돌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나중에 책임소재도 분명하구요. 제한된 바운더리 내에서 역량을 발휘하게만 하고 조직 내부로 깊이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습니다.
레퍼런스 체크가 무용하다는 것이 아니지만, 기존 레퍼런스 체크에 대해 일정 시간을 내어 이것이 드는 시간과 비용대비 그동안의 방식이 바뀌지 않았다면 진행여부 및 방법론에 대해 생각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