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콘텐츠로 전달되는 마케팅 정보의 함정
마케팅이란 무엇일까? 본질적으로 마케팅은 물건을 팔기 위한 행위이다. 마케팅이 막혀 있다는 것은 결국 물건이 팔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리고 마케팅적 문제에 대해 전문 지식이 없는 생산자(혹은 브랜드)가 보다 쉽게 정보를 얻는 길은 숏폼을 통한 정보 일 것이다. 그러나 숏폼(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에서 인기 있는 마케팅 해결책 콘텐츠를 참고한다고 해서 늘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드라마틱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콘텐츠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 했더니 쇼츠 조회수는 증가했지만 매출로 전환되지 않는다거나, 팔로워는 늘었는데 실제 매장(혹은 온라인 사이트)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늘지 않았다거나. 분명 누군가는 이 방법을 통해 성공했다고 말하는데, 왜 우리 브랜드에서는 효과가 없을까? 이런 의문을 해결하려면 먼저 ‘내가 본 그 콘텐츠’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해야 한다.
모든 콘텐츠의 성질은 두 가지 축의 비율로 파악할 수 있다. 두 가지의 기준 중 하나는 생산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소비자 중심 정보와 브랜드 정보 포함)이고, 다른 하나는 소비자의 흥미도(재미)이다.
흥미 중심 콘텐츠와 정보 중심 콘텐츠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소비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계정은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아 즉각적인 반응을 얻지만, 장기적으로 콘텐츠 소비가 지속되기 어렵다. 즉, 재미 위주의 콘텐츠에 비해 반복 구매를 유도하는 힘이 떨어질 수 있다. 알고리즘에게 선택을 받아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컨텐츠는 보통 이 두 가지 축의 비율이 잘 맞아떨어지는 경우다.
마케팅의 해결책을 찾는 정보 소비자들은 이 콘텐츠들 중, 정보의 비율이 높은 콘텐츠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어떤 재미(후킹과 반응) 없이 정보만을 전달하는 콘텐츠는 장기적 콘텐츠로 소비가 지속되기 쉽지 않다. 정보 콘텐츠 생산자는 콘텐츠 조회수를 높이길 원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소비자를 유치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도달하는ㅡ 바이럴 된 콘텐츠란, 자극적인 소재와 강렬한 후킹 문구를 사용하며, 후킹 문구에 비해 그 내용은 당장 적용(반응) 할 수 있는 작고 손쉬운 팁으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물건이 팔린다는 것이 소비자의 복합적인 활동의 결과라는 점이다. 매출이라는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수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방법이 아닌 브랜드 전반의 상황을 보는 거시적인 해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로컬 레스토랑이 음식을 판매한다고 가정해 보자. 어떤 콘텐츠에서는 숏폼 콘텐츠를 활용한 브랜딩을 추천하고, 또 다른 콘텐츠에서는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에 회사 정보를 등록하라고 조언한다. 이러한 방법들은 마케팅 기술로 볼 수 있지만, 콘텐츠에 담긴 정보량은 매우 미시적이고 단기적이다. 이런 해결책은 세부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해당 문제가 실제로 브랜드가 당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 상황과 정확히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만다.
물론 미시적인 해결책이 일시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전환율(유입인원 대비 물건을 구매하는 비율)이 낮아 매출이 나오지 않는 문제가 있을 때, 전환율을 높이는 대신 더 많은 고객을 유입해 절대적인 구매량을 늘리면 문제를 일시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비자가 상품에 도달하고 전환되는 과정을 세밀히 분석해야 한다. 소비자 여정에서 어떤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즉,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더 넓은 시야의 분석이 필요한 것이다.
브랜드 혹은 매장에서 매출이 일어나지 않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자가 판단해 볼 수 있는 요점들은 다음 칼럼에서 정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