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24년 3분기 실적 분석과 전망
Intro
프로덕트 매니저(PM)로 일하면서 가장 관심 있게 보는 기업 중 하나가 에어비앤비입니다. PM을 없앤 회사, 파운더 모드, 10-Star Experience처럼 높은 UX에 집착하는 회사 등 PM이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요즘 투자를 할 때, 기업의 CEO와 기업의 일하는 방식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테슬라를 보면 흐뭇합니다. 변동성이 심한 시기엔 어떻게 버텼을까 생각해 보면, 사실 큰 고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테슬라, 스페이스X의 반복되는 실험과 실패를 통해 도전하는 문화를 보면서 결국엔 해낼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아티클에서는 에어비앤비라는 회사의 최근 실적과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향후 방향성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3분기 실적 발표
더할 나위 없었다
에어비앤비는 2024년 3분기에 매출 37억 달러(전년 대비 10% 증가), 순이익 14억 달러, 조정 EBITDA 20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를 상회하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에어비앤비의 플랫폼 거래액과 관련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에어비앤비는 물건 판매가 아닌 예약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래서 일반 이커머스에서 사용하는 거래액(GMV) 지표 대신, 플랫폼에서 이루어진 총예약 금액인 GBV(Gross Booking Value) 지표를 함께 발표합니다. 이 GBV는 전년 대비 8% 증가하면서, 총예약 금액 중 매출액의 비중은 15%까지 증가했습니다.
- 에어비앤비의 ADR(Average Daily Rate, 평균 일일 요금)은 3% 증가했습니다. 호스트가 정한 1박 요금 및 이런저런 수수료를 포함한 금액으로, 호스트가 벌어들이는 돈이 이전보다 3% 정도 증가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흥미로운 점은 장기 숙박의 비중도 19%까지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에어비앤비는 연속 28박 이상 예약하는 경우, ‘장기 숙박’으로 정의하고, 28박 미만의 단기 숙박과 다른 할인, 클레임 정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다뤘던 쏘카처럼, 에어비앤비 역시 빈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수익성에 유리합니다. 따라서 장기 숙박이 증가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공실률이 줄어들고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에어비앤비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총예약 금액을 극대화시킵니다. 여기서 대부분의 매출을 수수료를 통해서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플랫폼으로 이루어진 거래에 대해서 호스트에게 3~5% 정도 수수료를 부과하고, 그밖에 게스트의 예약 수수료나 체험 수수료를 제공합니다. 더 나아가 호스트 책임 보험(HLI 프로그램)과 같은 보험 서비스나 전문 사진작가 서비스 등 부가서비스를 통해서 매출을 발생시킵니다.
흥미로운 점은 에어비앤비는 높은 트래픽에도 플랫폼 내에서 광고 상품을 따로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보통 높은 트래픽을 가진 플랫폼은 다 광고 매출을 고민하기 마련인데, 높은 수준의 UX를 제공하기 위해 광고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은 인상 깊었습니다.
공동 호스트 네트워크,
늘어난 숙소의 문제
에어비앤비는 반기마다 프로덕트 업데이트 소식을 제공합니다. 올해 여름 에어비앤비는 ‘페라리 뮤지엄에서 숙박하기’처럼 음악, 영화, 스포츠 등 세계 최고의 아이콘을 만나는 콘셉트로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Icons를 론칭했습니다. 에어비앤비가 숙박을 넘어 ‘경험’ 분야까지 확장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룹 여행에 대한 경험도 개선했습니다. 메시지 영역에서 호스트와 여럿이 대화를 할 수 있다거나, 여행 위시리스트를 공유하고 초대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이면서 단체 여행 경험을 개선했습니다. 친구들과 여행하면서 소통할 때 불편했던 점들도 해소할 수 있고, 에어비앤비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을 끌어오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에어비앤비의 다음 실적은 어떻게 될까요?
에어비앤비는 이번 분기 발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800만 개 이상의 숙소를 확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숙소가 늘어나면 관리와 품질의 문제가 따라옵니다. 에어비앤비에서 관리가 안된 저품질의 숙소를 경험한 유저는 다음 여행 때 굳이 에어비앤비를 찾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에어비앤비는 품질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우선 30만 개 이상의 저품질 숙소를 플랫폼에서 제거하면서 게스트 만족도(Net Promoter Score, NPS)를 높였다고 말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이번 겨울에 발표한 Co-Host Network 서비스입니다. 제공할 수 있는 집은 있지만, 관리가 어려운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공동 호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즉, 집은 있지만 관리할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관리자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여기서 에어비앤비가 정말 단단한 회사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Co-Host Network는 3가지 이점을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숙소의 퀄리티입니다. 에어비앤비 평점이 높은 Co-Host가 많이 양성된다면, 전 세계의 다양한 숙소들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관리하기 용이해집니다. 두 번째는 활성 숙소 수를 늘릴 수 있습니다. YoY 3% 수준으로 사용자, 예약 수와 비교할 때 숙소의 증가는 상대적으로 미비했습니다. 만약 Co-Host가 잘 자리 잡는다면, 집이 여러 채 있는 사람들은 이전보다 부담 없이 에어비앤비에 Host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끝으로 에어비앤비의 사업모델인 연결에서 나오는 수수료를 생각할 때, 관리자인 Co-hosts와 집주인인 Host의 연결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도 매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밖에도 에어비앤비는 기존 숙소 유형 외에도 휴가용 주택, 부티크 호텔 등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하여 게스트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에어비앤비 플러스(Airbnb Plus)와 비욘드 바이 에어비앤비(Beyond by Airbnb)를 통해 고급 여행 수요를 공략할 예정으로 밝혔으며, 이는 에어비앤비의 매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끝으로
에어비앤비는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매력적인 회사입니다. 고객 경험을 위해 광고는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그럼에도 높은 Take Rate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초기부터 에어비앤비가 마주한 신뢰의 문제를 프로덕트 개선을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아직 경험, 액티비티와 관련된 분야는 본격 시작하기 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이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다만, 여전히 넘어야 할 장벽은 많습니다. 규모가 커지면서, 초기처럼 현지에서 지내는 느낌을 주는 숙소의 구실을 다하지 못한다는 의견부터, 지역별 법적 이슈나 관리의 이슈까지 해결해야 할 장벽이 많은 상태입니다. 과연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참고 자료]
>> Airbnb Q3 2024 financial results
>> What’s Next For Airbnb: AI, Co-Hosting, Experiences, and the ‘Heartland’
>> Airbnb Unveils Roadmap to Bring Magical Travel to Everyone
>> Brian Chesky Says Big Things Are Coming for Airbnb in 2025
>> 숙소에 적합한 환불 정책 선택하기
경민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