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업의 마케팅에 문제가 있을 때 그 문제의 원인이 광고인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이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계속 광고에 집착하면 문제는 더 커집니다. 대행사의 말에 넘어가 예산을 늘려보고, 성과가 더디면 또 다른 대행사를 찾아 비슷한 광고를 반복하다가 결국 막대한 광고’빚’만 쌓이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하죠.

 

그동안 저는 ‘광고가 문제인 것 같다’라며 찾아온 수많은 대표님들을 진정시키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이를 개선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기억들을 되살려 작은 기업이 광고를 집행하기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사항들을 딱 세 가지만 추려 정리했습니다. 

 

이제 막 광고를 시작하려던 대표님, 마케터분들이라면 세팅을 잠시 멈추고 5분만 집중해 주세요. 지금도, 앞으로도 아무 의미 없이 광고비를 허공에 날리는 일은 피하실 수 있을 겁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시작하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작은 기업에게 ‘광고’는 우선순위에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해야 할 마케팅 수단입니다. 특히 이제 막 제품을 출시하거나, 아직 광고를 한 번도 안 해본 분들이라면 ‘광고만 하면 대박이 날 것’이라는 기대감부터 버려야 합니다. 

 

스몰 브랜드, 스타트업, 1인 창업가 등 한정된 마케팅 예산을 가진 기업들에게 광고는 아래 상황에서 보조 수단으로 활용될 때 가장 효과적입니다. 

 

  • 우리의 가설을 빠르게 검증하고 싶을 때 
  • 작은 성과를 먼저 달성한 후 이 성과를 극대화하고 싶을 때
  • 우리 브랜드의 인지도, 영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때 

 

이중 어떤 상황에서 광고를 집행하더라도 반드시 아래 3가지는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1. 클릭 이후 흐름의 병목

 

웹 / 앱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들에게서 자주 발견됩니다. 광고를 클릭한 고객을 당황하게 만드는 흐름을 만들어두고 광고로 트래픽부터 만들려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 기업의 팀원들이 똑똑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제품의 모든 히스토리를 아는 내부 사람들의 관점과 제품을 처음 본 고객의 관점 사이의 갭이 크게 벌어져서 생기는 문제죠. 

 

  • 팀 내부 인원만 이해하는 랜딩페이지 메시지 (예: 하이퍼 AI 클라우드 기반 위치추적 서비스…?)
  • 불친절한 안내 (예: 이메일, 영문, 숫자 등 아무런 가이드가 없는 회원가입란)
  • 일부 페이지에만 반영된 변화 (예: 랜딩페이지에서 봤던 요금제가 앱에서는 아무리 찾아도 없음)     
  • 우리만 좋다고 생각하는 UX (예: 일반적이지 않은 동작을 해야 나오는 메뉴버튼 등)
  • 그 외 고객이 결제까지 가는데 방해가 되는 모든 기능 장애 / 버그

 

내부 인력들의 시야에만 갇혀있으면 이런 방해물들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우리 서비스를 점검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외부인에게라도 도움을 청해 보세요. 이 흐름을 매끄럽게 다듬은 후에 광고를 집행해야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단순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 고객이 광고를 클릭한 후의 여정이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클릭 후 나타나는 상세페이지를 훑어본 후 구매를 결정하거나 이탈하는 식이죠. 네이버, 쿠팡 등 거대 플랫폼에 입점하면 결제나 회원가입 등의 절차마저도 직접 관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제품의 가치를 납득시키는 상세페이지를 완성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됩니다.

*물론 자사몰을 운영하신다면 마찬가지로 그 안에서의 모든 흐름을 점검하셔야 합니다

 

 


 

 

2. 제안의 매력도 

 

광고 클릭 이후에 이어지는 흐름이 매끄러워도 그 안에 있는 제안의 ‘매력도’가 떨어지면 광고를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애초에 광고는 고객이 달가워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아닙니다. 고객 입장에서 마케터가 만든 광고 소재는 ‘집중해서 보던 콘텐츠 사이에 불쑥 끼어들어 자기 할 말만 하는 불청객’에 가깝죠.

 

광고로 고객을 설득하려면 그들의 불쾌함을 잊게 할 만큼 매력적인 가치를 담아야 합니다. 광고 소재에만 담는 게 아니라 이어질 흐름 전체에 담아야 합니다. 그래야 고객이 다시 도파민의 세계로 떠나지 않고 우리의 이야기에 몰입합니다. 

 

광고로 대화를 시작해도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제안에는 이런 특징들이 있습니다. 

  1. 새로움 : 기존 시장에 전혀 없었던 새로운 솔루션을 제안
  2. 신선함 : 기존에 있던 솔루션에 새로운 컨셉(메시지, 디자인, 접근법 등)을 적용한 제안
  3. 희소성 : 소수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 제안, 한정 기간만 제공하는 할인 혜택 등  

 

새로움을 제외한 나머지 특징들은 제품이 이미 완성된 시점에서도 얼마든지 준비하고 다듬을 수 있습니다. 광고 전략에 ‘제안의 매력도’ 항목을 포함시켜 관리해 보세요.  

 

 


 

 

3. 더 매력적인 대안의 유무 

 

우리는 광고를 통해 우리 제품과 서비스에 돈을 쓸만한 고객을 효율적인 비용으로 만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디지털 광고는 작은 기업에게 필요한 만큼의 정교한 타깃팅 기능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머신러닝 기술의 이점은 돈을 많이 쓸 수 있는 기업들이 더 크게 누립니다. 

 

광고는 여러 마케팅 수단 중 하나일 뿐입니다. 마케팅 = 광고라는 생각을 깨면 훨씬 더 효율적인 마케팅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합니다. 무작정 광고를 집행하기 전에 잠시 숨을 고르고, 광고가 정말 우리가 원하는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인지 다시 한번 검토해 보세요. 

 

 

만약 광고를 한다면, 

  • 내 제품을 애타게 찾는 고객들을 어떤 채널에서 만날 수 있을까?
  • 그 채널은 우리 타깃을 어떤 기준으로 찾아주지?
  • 우리의 시장 규모를 고려했을 때 이런 타깃팅 방식으로 우리 고객을 만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 우리 제품의 가격 구조가 광고비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 구조지?
  •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를 고객은 어느 정도 빈도로 체감하고 있을까?
  • 광고를 보는 순간에도 그 문제를 인지하고 있을까? 
 

 

광고를 배제한다면, 

  • 그들과 직접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은 아예 없을까?
  • 꼭 온라인으로만 만나야 하나?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장소는 어딜까?
  • 그들의 하루 일과 중에 우리와의 접점이 생기는 순간은 언제일까?
  • 그들과 인접한 사람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우리 제품을 경험한 고객이 입소문을 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예산으로 실행할 수 있는 15가지 마케팅 방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 글을 참고해보세요!)

대안을 찾으려는 충분한 고민을 거친 뒤에도 광고가 최선이라면, 그때 광고를 집행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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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플랜브로)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