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지난 11월 29일, 더 현대 서울에서 Mr.beast의 초콜릿 Feastables의 첫 팝업이 개최됐다. 그리고 필자가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입국하여 친구들과의 첫 번째 모임을 가진 것은 그보다 단 사흘 일렀던 25일.

 

어휴, 입국이 조금만 늦었어도 마케터 체면 구길 뻔했네.

 

 


 

 

1.

 

한국 입국 날짜가 잡혔다. 외국에 살다가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가게 된 사람이 준비해야 할 것은? 바로 가족과 지인들을 위한 기념품!

 

기념품을 고르는 과정을 과정을 따져보면 결국 마케팅할 상품을 기획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타깃 조사(선물을 받을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 사람들은 어떤 상품을 원하는지)와 시장조사( 캐나다에서 돌아가는 사람들이 주로 선물로 사 가는 것은 무엇인지)를 거쳐 상품을 소싱하고(혹은 만들고) 여기서는 지인들이 될 소비자에게 선보이게 되는 것이다.

 

 


 

 

2.

 

타깃은 이미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상태.

필자와 나이가 비슷하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거나 스스로 업로드하는 데에 관심이 많다. 여행을 다니는 지인이 많이 이미 해외에서의 기념품을 자주 받고 있다.

이런 타깃(지인)들을 위해 캐나다의 대표 상품인 메이플 시럽이나 쿠키, 배쓰앤바디웍스의 핸드젤을 사 간다고 해서 뭐 얼마나 좋아하겠느냐고.

 

(대량판매를 유도하는 북미의 대표 향기 브랜드, 배쓰앤바디웍스  “화장품도 대량 묶음 판매가 가능할까?”)

 

나의 지인들은 내가 뭘 주든 기쁘게 받을 예의 있는 사람들이지만, 마케터의 자존심이 있지, 상품을 셀렉 한다고 생각하면 아무 물건이나 사 가고 싶지 않았다.

 

 


 

 

3.

 

조나 버거의 책,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에는 ‘소셜 화폐’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책에서는 소셜 화폐에 대해 ‘사람들은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이야기를 공유한다’라고 표현한다. 누군가 ‘좋은 인상을 남길 만한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 사회, 그 이야기는 사람들의 사이에서 화폐처럼 취급되며 다른 사람의 집중과 관심을 사는데 쓰인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인상’이란 반드시 착하거나 좋은 사람(나이스한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다. 컨테이저스에서는 이를 ‘상대적인 우월감’을 주는 요소로 해석하고 있다. 좀 더 쉬운 말로 하면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 : 한 눈에 보기에 예쁘거나 자랑스러워서 인스타그램에 어울릴 만한 것)하다는 것이 되겠다.

물론 반드시 이미지를 말하는 것은 아니므로 굳이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Contentable일까

 

 


 

 

4.

 

세계 유튜버 구독자 1위, Mr.beast(이하 미스터 비스트)가 만든 초콜릿 브랜드 Feastables(이하 피스터블)은 엄밀히 말해 캐나다에서 시작한 브랜드는 아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된 피스터블은 필자가 캐나다를 떠날 때 즈음에는 동네 마트(슈퍼마켓)에서 행사를 진행할 만큼 캐나다에서도 아주아주 유명한 상품이 되었다.

 

 

 

 

맛은 특별하지 않지만, “그거 먹어봤어? 세계 유튜버 1위가 파는 초콜릿 그거, 판매 시작하자마자 완판되었다는 그거. 난 북미 오리지널 먹어봤어.”라고 스몰톡을 시작하기에 완벽한 소재가 아닌가. 피스터블은 그야말로 소셜화폐 그 자체인 셈.

 

사실 피스터블은 이미 CU를 통해 한국에 선보였지만, 높은 가격과 예약판매로 접근성은 높고 입소문은 더 불어났다. 소셜 화폐라는 개념의 재밌는 점은, 그 정보에 대하 정말 아무도 몰라서 그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조차 없다면 오히려 가치를 잃는다는 점이다.

 

‘유리공은 사실 고무공보다 높게 튄다‘’는 사실은 흥미롭지만 ‘해소리라는 동물은 사실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사실은 그게 뭔데?스러운 것처럼. 참고로 후자는 필자가 그냥 지어낸 말이다.

 

 


 

 

5.

 

정확한 타깃 오디언스 조사를 통해 가져온 기념품, 피스터블 초콜릿은 대체로 환영받았다.

신기해했고, 즐거워했으며, 모임 내내 몇 번이고 입에서 입으로 회자됐다.

 

이 경험은 마케팅에도 동일한 교훈을 준다. “내가 팔고 싶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제안하는 것.” 이 접근은 고객이 자발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제품의 성공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가 중심이 아니라 ‘그들’이 중심이 되는 기획을 할 때, 비로소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 남을 수 있다.

 

 


해당 콘텐츠는 마케터Z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