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관리자의 역량은 교육과 실전 경험을 통해 점진적으로 향상된다. 역량 강화를 위한 재료는 교육과 경험이지만 촉매는 본인의 재능과 관심이다. 재능은 타고난 친화력과 같은 소프트 스킬일 수도 있고, 논리적 사고 또는 기술 지식과 같은 하드 스킬일 수도 있다. 프로젝트 관리자 역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프로젝트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성취욕을 느끼기 때문에 프로젝트 업무에 몰입하는 정도가 높아진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재능과 관심이 있다면 같은 교육과 같은 경험을 해도 프로젝트 관리 역량은 빨리, 크게 향상된다. 야잘잘(야구는 잘하던 사람이 잘해)이라는 말도 똑같은 경기를 하고 똑같은 훈련을 해도 실력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의 경영층이 많은 관심을 가지는 프로젝트 관리자의 역량 향상이 구호에 그치기 쉬운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프로젝트 관리자가 본인의 역량 향상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역량 향상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열정도 없을 것이다. 물론 열정 없이 조직생활을 할 수도 있고 비난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프로젝트 관리자나 상품관리자는 열정 없이는 견디기 힘든 직무이다. 열정이 없는 프로젝트 관리자는 중압감이 덜한 편한 직무를 선택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대부분의 프로젝트 관리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역량이 향상될 수 있지만, 그 속도와 수준은 개인의 노력과 열정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배드민턴, 탁구와 같은 취미도 마찬가지이다. 일정 수준까지는 훈련과 학습으로 비슷한 속도로 향상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사람들의 열정은 다르다.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극적으로 향상시키는 마법은 없다.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복기하며, 실천하고, 열정을 가지고 업무에 임할 때 남들과 다르게 역량이 향상된다.
프로젝트 관리는 과학과 예술이 통합한 활동이다.
프로젝트 관리 영역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과학과 예술의 속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범위/일정/원가/품질은 과학에 가까운 영역이고, 리더십/이해관계자 관리/협상/정치/팀 빌딩은 예술에 가까운 영역이다.
과학적 측면을 무시한 프로젝트 관리는 개인의 경험에 의존하고, 예술적 측면을 무시한 프로젝트 관리는 계량화와 분석에만 의존한다. 예술적 측면 혹은 과학적 측면 둘 중 하나에 집중하여 프로젝트를 끝내는 관리자를 주변에서 간혹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과학’과 ‘예술’의 관점을 통합해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다.
프로젝트 관리의 과학적 관점(이론)은 예술적 관점(경험)을 보완하고, 예술적 관점은 과학적 관점을 보완한다. 이는 노나카 교수가 이야기했던 형식지(지식)가 암묵지(지혜)로 전환되고 암묵지가 형식지로 전환되는 것과 유사하다.
프로젝트 관리자도 지식뿐만 아니라 개인의 경험이나 가치관에 기반한 지혜도 중요하다. 지식과 지혜는 상호 보완적이기 때문에 지식이 깊을수록 지혜를 축적하는 시간이 단축될 뿐만 아니라 축적되는 지혜의 양과 질도 좋아진다.
PMP 자격증 취득은 역량 향상의 계기가 될 수 있다.
PMP 자격증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역량을 보장하지 않는다. 프로젝트 관리자가 갖추어야 할 많은 역량 중 하나가 PMP 자격증일 뿐이다. 주변에는 PMP 자격이 없이도 매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는 프로젝트 관리자가 많으며, 반대로 PMP 자격이 있어도 프로젝트 성과가 좋지 못한 프로젝트 관리자도 많다. PMP 자격은 의미 없는 것일까? 이에 관해서는 이론과 실전의 문제로 답할 수 있다.
이론 없이 많은 실전 경험으로 역량을 높일 수도 있다. 이는 마치 누구의 가르침도 없이 초보자끼리 훈련하면서 배드민턴이나 탁구 실력을 높이려는 시도와 다르지 않다. 어떤 분야든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멘토의 코칭 혹은 체계적인 학습과 함께 실전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상황을 이해하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코칭은 힘들다. 제대로 된 멘토링을 하려면 멘토가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데, 그것은 영화 “트루먼 쇼”와 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학습과 경험밖에 없다. 1년에 프로젝트를 한두 번만 수행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복잡하고 다양한 프로젝트 관리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PMP 자격은 실전 경험을 보다 깊이 이해시킬 수 있는 촉매가 된다.
PMP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학습 과정에서 본인이 수행했던 프로젝트 관리 활동을 체계적인 이론에 대입시켜 정리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프로젝트 상황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는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수행했던 활동에서 벗어나 복잡한 현상을 논리적으로 이해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특히 수주 프로젝트 수행하는 프로젝트 관리자에게는 PMP 자격증이 최소한의 역량을 입증하는 수단도 된다.
큰 프로젝트는 큰 성장의 계기가 된다.
대형의 프로젝트는 이해관계자의 역학관계도 복잡하고 프로젝트 위험도 많기 때문에 프로젝트 관리도 힘들다. 대형 프로젝트의 중압감은 소형 프로젝트에 비교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2년 동안 소형 프로젝트 4개를 관리하는 것보다 대형 1개를 관리하는 것이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 중압감을 극복하면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낸다면 자신감도 생긴다.
또한 대형 프로젝트는 고위 경영층들이 깊이 관여하기 때문에 고위 경영층들의 정치게임을 경험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끝으로 그러한 프로젝트는 자신의 이력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프로젝트 관리자가 아니라 다른 직무라도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면 한 번은 적극적으로 자원하는 것이 좋다.
고민하고 실천하고 학습한다.
프로젝트 관리자의 의사결정과 관리 방식에 대한 정답은 알기 힘들다. 이번에 성공한 방식이 다음에 실패할 수도 있고 반대가 될 수도 있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성공의 가능성이 높은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깊이 고민하고 실천하고 결과를 분석하여 성공 요인과 실패 요인을 복기하여 지혜의 나이테를 늘려야 한다. ‘고민 → 실천 → 학습 → 고민’의 피드백 루프 사이클을 적용해야 프로젝트 관리자는 자신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유홍준 교수님의 말을 바꾸어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관심이 있으면 보이고 / 보이면 알게 되고 / 알면 적용하고 / 적용하여 지혜가 쌓이면 / 베테랑 프로젝트 관리자가 된다.
김병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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