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선수든 장점을 갖고 있고 약점을 보완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선수 관리의 스타일로 알려져 있죠.
손흥민 선수의 장점은 빠른 주력과 마무리 능력이란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한때 수비에 집중하는 전술로 손흥민 선수의 장점을 살리지 못할 때 팀과 개인 성적이 모두 좋지 않은 것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스포츠에서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은 종목을 가리지 않고 승리를 하는 기본적인 전략입니다.
“모든 선수에게 각자가 지닌 쓸모가 있다. 그걸 찾아주는 것, ‘그 사람’의 ‘그 능력’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그게 바로 내가 생각하는 리더의 참모습이다.”
-김성근 감독
사회생활도 그렇습니다. 최근에 개인별 강점을 분석하고 컨설팅하는 것은 새삼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이미 갤럽에서는 개인별 강점을 측정하고 이에 맞는 가이드를 수십 년 전부터 제공하고 있습니다. 개인별로 잘하는 것이 있고, 굳이 누구를 닮기 위해 억지 옷을 입은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잘하는 것을 알고 이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누구는 조율을 잘하고 누구는 처음 만나는 사람과 친밀하게 지내는 능력이 있다고 하면 조율을 잘하는 사람은 여러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프로젝트에서 매니징 하는 역할을 하면 상대적으로 잘할 수 있고 초면에도 다가가는 것이 힘들지 않은 사람은 새로운 사람을 대하는 것으로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때 기업 문화가 좋기로 알려져 있는 배달의민족에서는 사무실 곳곳에 기업 문화를 나타내는 문구들이 있는데요. ‘오류가 없는 판단은 있을 수 없다’라든지 ‘가족에게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는다’와 같은 문구들이 무심히 보이는 사무실 책상이나 벽에 쓰여 있어서 은연중에 기업 가치의 핵심을 구성원이 오며 가며 볼 수 있게 해 놓았죠.
그중 ‘나의 강점으로 동료들의 약점을 보완한다’가 있는데요. 내가 잘하는 것이 오히려 내가 잘해서 그것만 치중하거나 그것을 하는 실무자들에게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는 것이 아닌, 약점을 보완하는 수준의 활동으로 시너지를 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팀으로 일하는 회사에서 팀장이라면, 또한 동료와 함께 일하면서 이 문구의 가치는 곱씹을수록 대단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획을 하는 조직을 생각해 본다면 다 같은 기획팀에 있지만 사람마다 잘하는 것은 조금씩 다릅니다. 누구는 꼼꼼하게 데이터의 정합성을 잘 검증하는 것을 잘하며, 누구는 다른 회사나 산업에 관심이 많고 늘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구는 일을 자동화시키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누구는 아이디어가 늘 넘쳐나고, 어떤 사람은 세부적으로 일을 돌아가게 만드는 프로세스를 잘 연상하고 구체적으로 만듭니다. 어떤 사람은 빠르게 중요한 내용을 적시에 잘 전달하고, 누구는 어떤 현상이 일어났을 때 어떤 영향이 어떻게 발생할 것인지 잘 그려냅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때로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충돌과 마찰이 날 수 있지만, MBTI처럼 서로가 어떤 성향인지 알고 이에 맞게 대한다면 엄청난 축복입니다. 다 말만 잘하는 사람, 다 프로세스만 잘 그리는 사람만 있는 조직은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농구를 하는데 골밑 돌파만 잘하는 5명이 한 팀이면 공격 동선이 엄청나게 꼬이고 효율이 아주 적은 것과 비슷한 것이겠죠.
그래서 첫 단계는우리가 각자 무엇을 잘하는지 서로가 다 아는 것입니다. 그래야 이해가 생기는 것이죠. 우리는 그 위에서 각자가 지향하는 커리어의 방향이 있습니다. 잘하는 것을 알면 그것에 기반해서 이후 커리어를 그리니까요. 그것을 존중하고 서로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일을 배분하고 진척해야 합니다.
우리가 친해져야 한다는 것은 결국 서로가 어떤 성향인지 잘 알고 무엇을 가치관으로 삼는지 알고 그것을 인정하고 그것에 맞는 팀워크를 하는 것을 의미하죠. 단순히 그 일을 그 사람이 오래 해서 고민 없이 계속 하는 것이 아닌,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잘하게 만드는 게 모두를 위해 좋은 길이니까요.
어떤 회사는 너무 고착화되어 늘 고민 없이 그 일은 그 사람이 하고, 어떤 회사는 너무 바빠서 히스토리를 잘 아는 사람이 성향과 상관없이 그 일을 늘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달려만 갑니다. 둘 다 큰 문제가 있습니다. 개인은 소모되면서 장점을 살리기 어려운 일을 계속하고 있고 누구는 이직이 아니면 원하는 것을 살릴 수 없는 상황이 되기에 좋은 사람들이 떠나는 일이 벌어집니다. 동료들의 장점을 알고 공유하고 현재의 일과 앞으로의 프로젝트에서의 역할을 고민하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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