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형태와 기능을 모방하여 설계된 로봇이다. 이들은 주로 인간과 비슷한 두 팔, 두 다리, 머리를 갖추고 있으며, 인간처럼 걷기, 말하기, 물건을 집거나 옮기기 같은 일상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작된다.
이러한 로봇들은 복잡한 인간의 동작을 모방하고, 사람들과 상호작용 수 있도록 다양한 센서와 고급 제어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은 서비스 업계, 의료, 교육, 연구 및 재난 구조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인간의 동작과 행동을 연구하는 데도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며, 로봇 기술과 인공지능의 발전을 촉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위의 그림은 2024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쇼에서 등장한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이번 CES에는 저마다의 특성에 맞춰 제작된 다양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시되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CES 2024 둘째 날인 지난 1월10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휴머노이드는 5년 뒤 전자 부품의 메인 시장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전용 카메라 모듈, 구동 장치, 차세대 기판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라고 사업 방향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빌 게이츠는 “언젠가는 인간이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의 도움으로 사람은 주 3일만 일하면 될 것”이라 말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인한 고용 손실 우려에 대해서는 “로봇은 인간 노동을 보다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작업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향상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 예견하고 있다.
과연 빌 게이츠의 말처럼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의 일에 마냥 호의적일지는 미지수이지만, 이미 여러 기업들이 속속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2024년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본격적으로 인간의 삶에 적응하려는 원년이 될 것임에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 생활에 어떠한 도움이 될까?
가장 먼저, 서비스 산업을 살펴보자. 휴머노이드 로봇은 호텔, 공항, 박물관 등에서 안내, 정보 제공, 고객 응대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서비스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호텔에서는 로비에서 투숙객을 맞이하고 체크인/아웃 절차를 돕거나 방 안내, 간단한 질문에 대한 응답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대형 쇼핑몰이나 매장에서 고객맞이, 제품 위치 안내, 프로모션 정보 제공, 고객 문의 응대 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공항에서도 승객맞이를 비롯해 탑승 관련 정보나 게이트 위치 등 정보 안내가 가능하다.
레스토랑의 경우 주문을 받거나 음식을 서빙하는 등의 작업을 로봇이 수행할 수 있다. 이미 국내 일부 식당에서 단순한 기능을 수행하는 로봇은 활용되고 있다. 이는 특히 바쁜 시간에 직원 부담을 줄이고, 서비스 속도를 개선하는 데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은행 지점에서 고객 응대와 간단한 거래 처리, 금융 상품에 대한 정보 제공을 도울 수 있고, 병원이나 클리닉에서 환자를 맞이하고 진료 예약 안내, 기본적인 건강 정보 제공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을 우리는 곧 만나게 될 것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언어, 수학 학습, 과학 실험 보조 등 교육적 상호작용을 제공함으로써 아이들의 학습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이들에게 친근하고 상호작용이 가능한 형태로 설계되어 흥미 유발과 학습 동기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언어(외국어) 학습에 있어서 학생들에게 편안한 환경에서 언어를 연습할 기회를 제공하며 발음 교정, 대화 연습, 어휘 학습 등에 용이하다. 또한 특수 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개별적인 학습 지원을 제공하거나, 소셜 스킬 향상, 의사소통 능력 향상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은 재난 현장에서 다양한 지형에서 이동하고, 주변 환경을 탐색하여 인명 구조 작업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물을 피해 음식, 물, 의약품 등의 필수 자원을 운반/배포하고,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생존자 위치를 식별하는 등 응급 상황에서 의료 진료 및 처치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연구개발 분야에서 로봇 공학 및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를 돕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인간의 행동과 운동을 모방하고 이해하면서 인간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며,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우선 이해해야 할 것 같다.
이미 실제로 인간 생활에 활용되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있다. 대표적으로 몇 가지만 살펴보면, 소프트뱅크의 Pepper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 세계 여러 소매점 및 서비스 센터에서 활용되고 있다. 또 프랑스의 알데바란 로보틱스가 개발한 NAO는 세계 여러 학교에서 학생들과 상호작용하며 교육용 로봇으로 활용되며, 혼다의 ASIMO는 다양한 연구와 개발을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직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 생활에 주는 도움이 일부에 불과하지만, 무한한 성장이 예상될 정도로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 이유는 인공지능(AI), 센서 기술, 모터 및 액추에이터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능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가 그 배경에 있다. 인구 고령화는 노동력 부족 문제를 야기시킨다. 이에 대응하여 많은 정부와 기업들이 로봇 기술의 발전과 상용화에 투자를 확대하다 보니 기술 혁신과 새로운 시장의 기회가 창출되면서 시장 규모는 확대일로에 있다.
글로벌 리서치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3년 기준으로 시장 규모는 약 18억 달러로 추정되며, 2028년까지 138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이 50.2%에 달하는 것이다.
또한 2022년 기준 약 1.46억 달러였던 한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2029년에는 49.2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 65.3%로, 매우 빠른 성장세이다. 이러한 성장은 특히 개인 돌봄 및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두드러지는데, 실버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한국에서 로봇들이 의료 및 노인 돌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한 로봇 기술의 중요한 허브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국내외 기업에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목표점은 개인의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의 윤리적인 문제로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로봇이 우리 삶으로 통합됨에 따라 여러 가지 윤리적 고려 사항이 도출될 것이다.
몇 가지 주요 사항을 살펴보자. 먼저 개인정보보호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중에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다. 이 데이터에는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될 수 있으므로, 이를 어떻게 보호하고 관리할지에 대한 철저한 규제와 정책이 필요하다.
다음은 자율성과 통제이다. 로봇이 인간의 일부 기능을 대체하면서 로봇이 얼마나 많은 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지, 또 그 결정이 인간의 의지를 어떻게 반영하고 존중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그래서 로봇의 자율성과 인간의 통제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는 큰 도전 과제다.
그리고 도덕적/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로봇이 인간처럼 행동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인간과 로봇 간의 관계가 어떤 의미를 가질지, 그리고 이것이 인간 간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깊은 고민이 필요할 부분이다. 그러기에 책임과 책임소재가 정말 중요하다. 로봇의 행동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을 누가 지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법적 프레임워크가 필요할 텐데 이 역시 인간의 잣대로 봐야 할 큰 과제에 속한다.
물론 이러한 윤리적 고려 사항은 법적, 사회적, 기술적 차원에서 광범위한 협력과 함께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복지를 증진시키고 도덕적 가치와 인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만 할 것이며, 또한 지속적으로 재평가하고 윤리적 기준들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이에 여러 선진국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관련하여 개인 정보 보호, 자율성 및 통제, 일자리 변화, 도덕적 및 사회적 상호작용, 법적 책임과 책임 소재 등 다양한 윤리적 문제들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과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각국의 접근방식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인 몇 가지 사례를 짚어보면, 유럽연합은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통해 데이터 보호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이 규정은 로봇이 수집할 수 있는 개인 데이터의 종류와 사용 방법에 대한 엄격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로봇과 인공지능의 윤리적 사용에 대한 지침을 개발하기 위해 여러 연구 및 정책 이니셔티브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로봇에게 ‘전자적 인격’을 부여하는 것을 고려하였으며, 이는 로봇이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의 경우, 규제와 표준에서 주로 상업적 사용에 초점을 맞춘 로봇 법규가 개발되고 있다. 주 정부와 연방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규제가 존재하며, 로봇 기술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일자리에 있어서 기술 변화에 따른 직업교육 및 재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로봇이 가져올 수 있는 경제적 영향을 관리하기 위한 정책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은 로봇 기술의 선도적인 국가로서 로봇의 사용에 관한 윤리 지침을 개발했다. 이 지침은 로봇 개발자와 사용자가 준수해야 할 도덕적, 법적 기준을 설정하고, 로봇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과 공공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물론 위 내용은 각국의 문화나 국민들의 정서 등 여러 요소를 모두 담지는 못했겠지만, 지속적으로 재평가와 보완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과 법적 규제들이 과연 인간과의 윤리적인 문제나 또한 같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인간과 기계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어떤 긍정적인 효과나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지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우리가 접했던 SF영화나 블록버스터 영화에서의 로봇은 인간에 대해 마냥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 볼 때, 현실 세계에서도 인간과의 갈등이나 문제들은 단순히 법의 기준으로만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또, 인간과 기계 간의 갈등이나 상호협력을 어느 정도까지 해결해 줄지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법적 접근 외에도 여러 다른 접근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즉, 법적 규제 외에도 로봇과 AI 기술에 대한 윤리적 지침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지침은 기술 개발자, 사용자,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쳐 책임감 있는 기술 사용을 장려하게 된다. 윤리 위원회 같은 독립적인 기관을 통해 이러한 지침을 감독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인간과 기계 간의 갈등이나 문제들은 종종 사회적, 문화적, 심리적 요인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통한 공개적인 토론과 대화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보다 균형 잡힌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과 기계 간의 건강한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해 관련 기술에 대한 교육과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사용자, 개발자 그리고 일반 대중이 기술의 잠재적인 이점과 위험을 이해하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리라 본다. 그 외에도 기술을 인간 중심적으로 설계하여, 기계가 인간의 삶을 지원하고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기술이 사람들의 필요와 가치에 부합하도록 보장하는 것을 의미하며, 사용자 경험을 우선시하는 개발 접근 방식을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기술 사용 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효과적인 불만 처리 및 문제 해결 메커니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술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독립적인 감사 및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기술의 부작용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는 수천 년에 걸쳐 수많은 갈등과 문제를 해결해 가며 오늘에 이르렀음에도 해결해야 하는 여러 문제가 산재해 있다. 이제 우리는 인간과 기계와의 관계 설정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앞서 지금까지 언급된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여러 설명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우리에게 제공할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주지만, 반면에 경험하지 못한 부정적인 영향이 숨어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이에 대비하고 준비해야만 인간이 기계보다 훨씬 우월한 존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Gil Park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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