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뛰어난 사람을 알아볼 수 있다는 착각
경력이 쌓인 직장인 대부분은 본인이 사람을 어느 정도 잘 본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일잘러’들을 여러 번 만나보면서 누가 뛰어난 사람인지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가 뛰어난 사람인지 쉽게 가려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쉽게 할 수 있다고 해서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채용은 감으로 할 수 없는 완전히 전문적인 영역입니다. 내가 뛰어나다고 생각한 사람이 경영진 관점에서는 당장 내보내야 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팀원과 시너지가 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내 기대와 달리 지금 업무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인재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생기는 건 채용 시에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업계에서 실력 있기로 유명한 디자이너라 할지라도 디자인 퀄리티는 높으나 속도가 늦어 매번 납기가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면, 속도 중심의 회사에선 함께하기 어려운 인재라고 여겨질 것입니다. 혹은 직설적인 화법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못한 팀에 갔을 때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시너지가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의 강점과 약점, 전사 방향성, 경영진의 기대치, 팀원과의 조화, 보상에 대한 기대치 등 수없이 많은 요소에 따라 어떠한 채용이 좋은 채용인지가 달라집니다. 업계 최고의 인재라 할지라도 그가 우리 상황에 맞지 않는다면 ‘실패한 채용’이 되는 것입니다. HR에서는 ‘Best Person’보다 ‘Right Person’을 뽑으라는 격언도 있습니다.
회사마다, 상황마다 필요한 ‘적합한 인재’가 다르기 때문에 채용은 끊임없이 우리 상황에 맞는 인사이트를 학습하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그러니 ‘나는 사람을 잘 뽑는다’, ‘나는 채용을 잘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만의 공고한 기준을 가지고 상황에 맞지 않는 채용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채용을 제대로 하려면 채용에 대한 자기 확신부터 내려놓아야 합니다. 채용을 잘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학습이 필요하죠.
채용에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이유
그러나 실무에 치이다 보면 매번 채용이 후순위로 밀려나곤 합니다. 당장 긴급하게 고객사에 보내야 하는 작업물이라든지, 서비스 버그 이슈 등에 밀리다 보면 채용 서류 검토는 퇴근 전에 잠깐 보거나, To-do-List에 항상 남아있게 됩니다.
하지만 작은 스타트업일수록 조직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원인이 구조나 체계가 아니라 개개인에게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명이 여러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터프한 환경이기 때문에 개인의 역량이 조직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데요.
예를 들어 동료의 업무 요청에 매번 회신이 늦는 팀원이 한 명 있는데, 그가 여러 프로젝트에 속해있다면 전사적으로 속도가 느려질 것입니다. 이때 업무를 요청하는 규칙이 문제라든지, 업무 소통하는 방식이 문제라는 식으로 업무 요청 프로세스를 바꾸려고 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 원인은 개인에게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구조와 체계도 중요하지만, 조직이 작을수록 채용이 더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특히 누군가를 한 번 채용하면 최소 몇 개월은 그 사람과 지지고 볶고 일을 진행해야 하고, 잘못 뽑은 사람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업무 방식도 바꿔야 하고요. 그를 잘 내보내기 위해 지지부진하고 얼굴 붉히는 이별 과정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다시 새로운 사람을 뽑기 시작해야 하니 또 몇 개월의 시간이 날아갑니다. 즉, 채용은 경영 차원에서든 실무자 관점에서든 어마어마하게 비용과 리스크가 큰 의사결정이며, 모든 현안 중에 가장 중요한 안건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그 동료와 함께 일하게 될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도 채용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실무 우선순위를 낮춰서라도 채용을 잘하기 위해 고민하고, 채용에 많은 시간을 쏟기 위한 Room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 점을 꼭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 채용을 할 수 있을까요?
다행히 업계에서 수십 년의 시간 동안 통용되는 격언들이 있고, 알고케어에서 4년 동안 채용을 시도하고, 성공하고, 실패하며 정립한 몇 가지 원칙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원칙들은 언제나 옳은 진리가 아니라 여전히 수정되고 바뀌는, 살아있는 명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아래에 기본적인 채용관(세계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원칙들을 소개합니다.
이러한 원칙들은 경영자나 채용 담당자라든지, 팀장급만 알아야 하는 게 아니라 모든 조직 구성원이 알아야 하는 내용입니다. 주제가 채용이라고 해서 사람 뽑는 법만을 다루고 있는 게 아니라 회사라는 조직체가 인사/사람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인재상’에 대한 5개 원칙을 다뤄보겠습니다.
※ 다음 글에서는 ‘채용 플랜’에 대한 5개 원칙을 다뤄볼 예정인데요. 어떤 직무를 언제 채용할지, 채용이 필요한지 등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는 원칙들입니다.
인재상 원칙
#1. 인간은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는 다면적인 존재다.
뛰어나기만 한 인간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인간은 마치 빛과 그림자처럼 자기 강점에 대비되는 약점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승부욕이 강한 사람은 건강한 경쟁을 통해 더 많은 성취를 낼 수 있으나, 이러한 승부욕이 협업을 저해할 여지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간을 바라볼 때는 언제나 강점과 약점을 다면적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실제로 채용을 진행해 보면 지원자마다 강약점이 상당히 다릅니다. 어떤 마케터는 콘텐츠를 잘 만들어내지만 데이터 기반의 퍼포먼스 마케팅에는 약하고, 어떤 개발자는 코드 퀄리티는 높으나 속도가 떨어지는 등등 누군가를 채용하고자 결정하려면 우리에게 지금 어떤 강점이 필요한 건지, 이 사람의 약점을 감수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때, 강점이 뛰어나고 약점은 ‘최소치’를 통과한 사람을 뽑는 게 좋습니다. 평범한 사람은 적당한 강점을 가지고 있고 크지 않은 약점을 지니고 있으나, 탁월한 사람은 뾰족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뛰어난 사람을 뽑으려면 강점이 뚜렷하고 큰 사람을 뽑는 게 좋으나, 그의 약점이 감수할 만한지, 그의 약점을 알면서도 뽑으려면 무슨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하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대개 약점은 바뀌거나 보완하는 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회사가 그 사람의 약점을 바꿀 수는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러니 그 약점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판단해 보고 최소한의 Pass/Fail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2. 뛰어난 사람이라 함은 ‘이 회사/팀의 환경’에서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다.
대기업/유니콘 기업 출신이면서 업계에 유명한 사람이라면 ‘최고의 인재’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다소 과장해서 예를 들어, 대기업의 깐깐한 보고체계에서 내 보고서를 통과시키려면 빠르게 작업하는 것보다는 완성도 높은 기획안을 작성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당장 하루 안에 기획안을 뽑아내야 하고, 기획안 양식조차 없는 스타트업 환경이라면 빠르게 뼈대를 구성해서 합리적인 기획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이 더 필요하겠죠.
그래서 인재상은 회사의 성장단계나 비즈니스 형태, 시장 상황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학력/경력은 인지/연산/논리/성실성 등의 기본적인 자질을 판단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요소이지만, 실제 뛰어난 인재를 뽑을 때는 그 이상의 변별력이 없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이 회사/팀의 환경에 잘 맞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판단하려면 무엇을 따져봐야 할까요?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1) 회사의 조직 규모
30~50명 규모에서는 중간관리자 위주로 운영되어 중간관리자와의 합이 중요하며, 한 직군당 한두 명의 담당자밖에 없기 때문에 사수가 없을 가능성이 높아 이러한 환경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회사의 성장 단계
런칭 초기 단계의 경우 제품/서비스/사업의 방향성이 시장 반응에 따라 수시로 자주 바뀔 수 있습니다. 때문에 완성도를 높이기보다는 빠르게 핵심 기능만 구현하여 실행함으로써 똥에 금칠하지 않도록 실행력 위주로 일해야 합니다. 변동성에 너무 민감하거나 스트레스받는 사람은 버티기 힘들 수 있습니다.
3) 업무의 난이도
대상이 수행해야 할 업무 난이도가 높다면 그에 맞는 경력과 실력의 사람을 뽑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당장 수행해야 할 업무 난이도가 너무 낮은데 그에 비해 실력이 높은 사람을 뽑으면 그는 얼마 참지 못하고 나갈 것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4) 일하는 방식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 처리 기조라든지, 일하는 방식이 잘 맞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팀장의 컨펌이나 가이드 없이 실무자가 많은 권한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일하길 바라는 조직이 있고, 반대로 팀장에게 보고/공유가 잘 이루어지고 소통을 굉장히 많이 하길 바라는 조직도 있습니다.
5) 팀 구성 및 조합
팀원들이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 팀에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들만 있는지 반대로 팔로워만 있는지 등 조합에 따라 어떤 사람이 합류했을 때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는지는 달라집니다.
6) 나아가야 할 회사의 모습
지금 상황을 기준으로만 봐서도 안 됩니다. 앞으로 1년 뒤, 혹은 2배 성장했을 때 등을 가정하고, 변화해야 하는 조직 모습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구성원들은 팔로워십이 뛰어난 사람이 많더라도 앞으로 리더십과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 늘어나야 특정 성장 단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질적인 사람을 의도적으로 뽑아 배치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다양한 관점과 고려요소들이 있습니다. 한 명을 뽑더라도 매번 이러한 것들을 따져가며 뽑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 채용은 많은 시간과 고민들이 필요합니다.
#3. 우리 회사/팀의 인재상 원칙과 기준에 맞는 사람을 채용한다.
이 회사/팀의 환경에서 뛰어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를 정의한 게 ‘인재상’입니다. 채용을 잘하려면 인재상을 끊임없이 수정해 나가야 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채용 전주기’에 맞춰 각각 인재상이 적용돼야 의미가 있습니다.
(전) 채용 평가/판단 단계에서 인재상을 기준으로 평가/판단하고 뽑는다.
(중) 신규입사자의 회사생활을 관찰하며 그가 정말 우리 인재상에 부합하는지 확인한다.
(후) 구성원들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이 인재상 자체가 우리 회사에 적합한지 따져본다.
채용 전, 중, 후 각 단계에서 인재상이 적합한지 판단하며 끊임없이 수정한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반복되려면 채용 전형에서부터 인재상을 기준으로 그 사람이 적합한지 판단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뽑고 나서도 그 채용이 적절했는지를 끊임없이 회고하고 성찰하면서 인재상을 가꿔나가야 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4.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 회사/팀에 부족한 역량을 가진 사람을 뽑는다.
인간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볼 때 본능적인 친밀감을 느낍니다. 또한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을 뽑으려 하기 때문에, 나의 성향에 맞는 사람들만 뽑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회사에 다양한 강점이 있는 게 아니라 특정 강점을 가진 비슷비슷한 사람들만 모여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경영진이 추진력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추진력이 뛰어난 사람만 자꾸 뽑다 보면, 회사에 추진하는 사람만 있고 그들을 서포트해주는 사람은 없게 됩니다. 각자 자기주장만 하고 정작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해낼 팔로워가 없으면 조직이 잘 굴러가지 않겠죠. 또 누구는 직설적인 사람을 ‘무례하다’라고 생각하지만, 조직의 특정 업무에서는 직설적인 사람만이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일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나와 이질적인 사람을 뽑을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 조직 전체의 관점에서 어떤 강점/역량이 부족한지를 보고, 나의 주관적인 기준을 벗어나서 최대한 객관적인 기준으로 그가 적합한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그러려면 세상의 수많은 군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자기 직무와 분야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채용을 잘할 수 없고 인문학적인 소양이 반드시 필요하며, 리더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기 주관에 갇히지 않고 전사 관점에서 필요한 강점/역량을 뽑는다는 점에 집중하세요.
#5. 채용 기준은 타협하지 않는다.
조직이 성장하려면 단순히 채용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뽑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저 그런 평범한 수준의 뛰어난 사람만 들어오는 조직과 ‘이런 사람을 어디서 찾았지’하는 사람만 들어오는 조직의 미래는 당연히 다릅니다. 채용이 얼마나 조직에서 중요한지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충분하기 때문에 이견이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작 일에 치이다 보면 빨리 사람을 뽑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 구성원이 일이 너무 많아 버티기 힘들다든지, 사업 일정상 그 포지션이 언제까지 들어와야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든지 여러 경우가 있는데요.
좋은 사람이 항상 구직시장에 나와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채용까지 걸리는 시간은 매번 늦어지곤 합니다. 당장 진흙탕을 구르고 있는 입장에서는 마음이 조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채용 관련자들은 매 순간 ‘타협’의 유혹에 시달립니다.
<타협의 유혹들>
“이 정도면 괜찮은 분이긴 한데”
“그래도 OO는 잘하실 거 같은데”
“아쉬운 점은 있지만 일을 수행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우리 회사 상황에서는 이런 분도 감지덕지지”
하지만 HR 업계에서 ‘채용 눈높이 기준을 낮추지 마라’는 격언은 수십 년 넘게 변치 않는 원칙으로 통용됩니다. 우리 모두 그걸 알고 있지만 실제 현업에서는 이게 맞는 건지 아닌지를 판단하기가 어려운데요.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눈높이 기준을 괴물 같은 전 세계 Top급 인재로 설정해 놓으면 영원히(?) 사람을 뽑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을 해야 한다는 건데 그게 참 애매합니다.
그래서 앞서 이야기한 인재상 원칙들이 필요한 것입니다. ‘최고의 인재’를 뽑는 게 아니라 ‘최적의 인재’를 뽑아라, 그리고 최적의 인재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내부적인 인재상 기준 등을 설정해라, 그에 부합한다는 확신이 든다면 뽑아라. 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이 사람을 뽑더라도 뭔가 찜찜하고, 아쉽다면, 망설여진다면 기준을 타협한 것입니다. 반대로 ‘이 사람은 꼭 뽑아야 된다’라고 생각이 들면 기준점에 넘는 것이겠죠.
물론 채용을 나 혼자서 결정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 의견도 들어봐야 합니다. 당연히 모든 이해관계자가 만장일치로 채용에 동의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겁니다. 그치만 어떤 의사결정이든 만장일치 방식만 고수할 수 없으니, 해당 채용 포지션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누군가가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배팅을 걸어볼 만할 것 같습니다.
그 확신이 맞았는지 아닌지는 다 같이 공동으로 책임을 지고, 지난 결정을 회고하며, 인재상과 채용 기준을 함께 수정해 나가는 식으로 발전하면 됩니다.
채용에 참여하는 경영진/팀장들과 ‘채용 원칙’을 공유하라
사실 저 스스로에게 하는 말입니다. 근 몇 년간 채용 업무를 도맡으면서 많은 걸 느꼈습니다. 채용은 채용 담당자가 주도하는 게 아니라 CEO라는 뿌리에서 출발해야 한다든지, 절차를 세우는 것보다 이해관계자끼리 기대치를 합치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든지… 여러 느낀 점들이 많습니다.
이를 관통하는 핵심은 채용에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조직은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항상 변모하며 외부 환경과 상황 또한 유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좋은 채용’의 기준 또한 그에 맞게 변해야 하고, 이러한 채용 기준을 갈고닦으려면 채용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들이 같은 채용 기준, 즉 같은 ‘원칙’을 공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팀장님들, 실무자분들은 경영자 관점에서 채용을 진행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채용 원칙에 대한 고민 없이 자기만의 관점에서 사람을 뽑게 되고요. 그러니 채용의 퀄리티도 담당하는 사람에 따라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원래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뻔한 말들을 굉장히 싫어하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관념과 철학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가치관은 중요합니다. 동료들과 같은 방향으로 발맞춰 나아가기 위해선 공동의 가치관을 형성해야 하고, 이러한 세계관은 우리 공동체가 어떻게 행동해 나갈지 결정하는 기준이 되어줍니다.
오랜만에 생각을 정리할 겸 적어봤고요.
다음에는 실제로 어떤 포지션 채용을 진행할지 말지 결정하는 원칙에 대해 끄적여보겠습니다.
알토v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