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유행

 

 

최근 재미있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메타, MS, 디즈니가 메타버스에 등 돌리는 이유’라는 타이틀의 기사였죠. 같은 시기에 국내 테크 미디어 ‘더 밀크’와 제 동료를 통해 접하게 된 또 다른 소식은 디즈니 조쉬 다마로 디즈니 파크 대표의 강연 내용이었습니다. 이 강연에서 조쉬는 디즈니의 ‘AI 팅커벨’을 선보였습니다. 두 소식을 접하며 제가 지난 글 ‘메타버스 이제 가망이 없어’에서 주야장천 이야기한 메타버스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하는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먼저, 기사 내용을 살펴볼까요?

테크 업계는 ‘메타버스’에 투자를 지속해야 할지 의문을 갖고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70%는 2023 테크 예산 중 5% 미만을 메타버스에 투자하고 있으며, 27%는 메타버스에 아예 예산을 배당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디즈니는 2023년에 메타버스 사업부 자체를 해체하기까지 했습니다.

  • 메타버스는 달성할 수 없는 허황된 꿈(27%)
  • 과도한 기대에 결코 부응하지 못할 유행(20%)

메타버스 김프로는 오늘부로, ‘허황된 김프로’로 닉네임을 변경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럼 메타버스가 아닌 AI 시장 전망은 어떨까요?

 

 

출처: precedenceresearch.com

 

 

프리세덴스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인공지능(AI) 시장 규모는 2022년 1,978달러이며 2030년에는 1조 6천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1조 6천억… 뭔가 익숙한 숫자인데요… 제가 메타버스 강연을 출강했을 때, 강연 초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썼던 PwC의 ‘메타버스 시장 규모 전망치’에 따르면 2023년 메타버스 시장규모가 약 1조 5천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PwC의 발표 얼마 뒤에 발표한 시티그룹의 2030년 메타버스 시장규모 예상치가 자그마치 13조 달러였던 것을 보면 2022년 초반 메타버스 열풍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AR은요?

 

 

출처: grandviewresearch.com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의 AR(Augmented Reality) 시장의 CAGR(연평균성장률)을 분석해 보았을 때 2022년 385억 달러였던 AR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5975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미국 시장 규모에 한정해서 보더라도 엄청난 시장 성장률을 예측하고 있죠.

 

 


 

 

투자 관점에서 보자면, 저라도 메타버스에 투자하지 않겠습니다. 3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여러분은 인터넷에 투자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인터넷 세상에 반드시 필요했던 웹서버, 통신, 메모리카드 및 수많은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시겠습니까?

아 무슨 말이야, 메타버스랑 인터넷이랑 같아?

메타버스라는 용어에 대한 불신이 있다면 3D 인터넷으로 워딩을 바꿔볼까요? 3D 인터넷(aka. 메타버스)이 각광받는 시대가 오려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조각들인 VR, AR, AI, 블록체인, NFT, 웨어러블 하드웨어들은 지금 각자의 라이프사이클 선상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2030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으나, 하나만은 명확하네요. 현실에는 없는 기술 즉, 가상현실로 인해 우리의 삶에 기술로 인한 엄청난 변화가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언급한 기사에서 가장 공감되는 문장은 해당 설문에 참여한 임원 대부분의 의견이었던 ‘메타버스 상업 생태계가 조성되려면 여러 해가 걸릴 것’이었습니다. 그 생태계는 지금도 한 조각 한 조각 쌓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장 5년 안에 메타버스의 시대가 올 것입니다!라고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것은 모든 기술의 발전과 대중들의 인식을 포함한 ‘메타버스 생태계’가 조성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메타버스 시대가 오기 위한 조건은 제 글에서 너무 많이 언급했기에 이번 편에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SXSW 2023 디즈니의 인터렉티브 미러(AI 팅커벨) 시연_출처: 유튜브 Disney Parks

 


디즈니는 메타버스 부서를 해체시켰지만, AI 팅커벨(인터렉티브 미러)을 통해 인간의 삶에 AI를 통해 재미를 더 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해서 내 집 인테리어처럼 자리한 AI 팅커벨에게 “팅커벨~ 나 오늘 상사한테 털렸어~ 위로해 줘”라고 하면 신나게 같이 상사 뒷담을 해 줄 실감 나는 나만의 요정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게 메타버스랑 무슨 상관이냐라고 질문하신다면, 3D 가상현실로 가는 선상 내에서 점차 인간의 삶이 AI, AR, VR 세계의 편안함과 흥미를 느끼게 하는 이스터에그와 같다고 답하겠습니다.

 

 


 

 

과학기술이 인간사이의 소통을 뛰어넘을 날이 두렵다.
세상은 바보들의 세대가 될 것이다.

 

 

이미지 출처: Linkdin @Doug Stewart

 

 

약 한 세기 전 독일의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기술의 발전이 인간 사이의 대면 소통을 밟고 바보들의 세계를 만들어낼 것을 우려했습니다. 가상현실 (aka.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면 우리는 현실을 잊는 바보들의 세상에 있을까요? 아니면 기술 발전을 통해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넥스트 제너레이션이 되어 있을까요?

기술의 발전에 지배당하는 바보들이 될 것인지, 기술의 흐름을 읽고 대비하는 천재들이 될 것인지 여러분의 미래는 여러분이 정하시길 바랍니다.

허황된 김프로였습니다.

  • 참고 기사: ‘메타·MS·디즈니가 메타버스에 등 돌리는 이유’ 주간조선 김회권 기자

 

 

메타버스 김프로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