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6%라는 뜨거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종영한 드라마, <대행사>를 아시나요? <대행사>는 광고대행사의 오피스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로, 이보영 배우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가 주말 밤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JTBC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대행사>의 모습들과 실제 광고대행사의 모습에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하셨을 독자 분들을 위해 모비인사이드가 직접 발로 뛰며 종합광고대행사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드라마 <대행사>와 실제 광고대행사의 모습을 비교하며 알아보기 위해서는 드라마의 모습들과, 실제 광고대행사의 모습을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겠죠? ‘샅샅이 흝어가며 살피다’라는 순우리말인 “톺아보다”라는 말에서 착안하여 시작하게 된 이번 인터뷰의 제목은 바로 [대행사 톺아보기] 입니다. |
종합광고대행사 ‘오버맨’의 신나라 본부장님을 만나 오버맨의 다양한 이야기를 톺아보았습니다.
Q. 간단한 자기 소개와 회사 소개 및 하시는 업무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20년째 광고회사에서 AE로 일하고 있고, 올해 기획본부장이 된 신나라입니다. 저희 회사는 2015년에 세워진 오버맨이라는 독립광고회사로, 올해 만 8년차가 된 회사입니다. 이전 대행사에서 지금 오버맨 대표님과 함께 나와 창립한 창립 멤버입니다. 😊
Q. 광고업계는 순발력과 인사이트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그 외에도 오버맨에서 혹은 일반적으로 광고대행사에서 중요하게 보시는 역량이나 인재상이 있을까요?
순발력과 인사이트가 중요하다는 말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사실 깊게 보면 저는 순발력의 반대라고도 할 수 있는 꾸준함, 즉 지구력이 더 광고인에게 중요하고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언제, 어떤 브랜드가, 어떠한 상황으로 찾아올지 모르고 늘 갑작스럽게 마주치게 돼요. 그럴 때 브랜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전략적 판단, 소비자의 폐부를 찌르는 정확한 인사이트, 나아가 경탄이 나오는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를 내려면 항상 예열된 상태로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은 지구력이 없으면 불가능해요. 그래서 광고를 정말 잘 하는 선배들일수록 평소에 영화 많이 봐라, 책 많이 봐라, 광고 많이 봐라 같은 식으로 계속 공부하라고 조언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늘 공부하고, 트렌드를 이해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준비하고 있어야 갑자기 다가온 브랜드와 기회를 잡고 소비자에게 닿을 솔루션을 낼 수 있으니까요.
Q. 오버맨의 장점이나 조직 문화, 직원 복지 등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버맨을 창립할 때는 큰 회사라서 해야만 하는 불편하고 잘못된 문화를 없애고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어요. 그래서 복지나 제도도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저는 오버맨에 순도 100%, 정말 광고를 잘 하고 싶은 사람만 모여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조직의 힘으로 만들어진, 또는 누군가가 비추는 광채 뒤에 숨어 적당히 조직생활하고, 적당히 광고 포트폴리오 쌓으려고 여기에 있는 사람은 없어요. 모두 광고로 브랜드를 바꾸고,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싶어하는 열망이 내재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오버맨의 좋은 복지 중 첫째는 ‘완전 자율 근무제’에요. 출퇴근 시간을 완전히 해제하고 자율적으로 출근하고 퇴근하는 제도인데요. 도입한 지 1년 정도 되었는데, 근태에 대한 스트레스가 조직 전반적으로 많이 해소된 것 같습니다. 각자 오버맨에 있을 때가 광고 인생의 화양연화가 되길 바라는 것과, 회사는 직원을 신뢰하고 직원은 본인의 열정을 쏟아내는 순수한 조직문화가 오버맨의 자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좋다고 생각하는 직원 복지는 의료비, 교육비, 자기개발비, 도서구입비 등의 지원 비용이에요. 특히 교육비는 업무에 필요한 경우 거의 제한 없이 지원을 해주는 걸로 알고 있고요. 직원 자녀의 교육비도 업계 최고 조건으로 지원합니다. 저도 실제로 TV 광고, ATL 파트에 대한 부분을 주로 다뤘다 보니 디지털 영역에 대해 배우고 싶었는데, 디지털 마케팅이나 퍼포먼스 마케팅에 대한 개론 등을 배울 수 있도록 회사에서 지원해주셔서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나네요.
Q. 이제 취업준비생 분들이 주로 궁금해하시는 부분에 대해 여쭤보고자 합니다. 평균 연봉과 교육 기간, 면접 시 많이 나오는 질문 등이 될 것 같은데요. 답변 가능하신 범위에서 편하게 부탁드립니다.
연봉과 교육 기간, 면접 힌트는 회사마다 너무 달라서 말씀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고요. 제 개인적으로는 면접 볼 때 거의 필수로 하는 질문은 ‘요즘 본 광고 중에 가장 좋아하는 광고가 뭔지’입니다. 생각보다 광고 회사에 오려고 하거나, 광고 회사를 다니고 있는 분임에도 광고를 잘 보지 않아요. 그래서 이 질문만으로도 많은 것이 확인되는 것 같아요. 어떤 결의 광고인인지 파악하기에 저한테는 가장 좋은 질문이었어요. 재밌는 걸 좋아하는 사람, 메시지가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 전략이 보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광고를 왜 좋아하는지를 듣다 보면, 자연스레 그 사람의 광고관이 나오기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그 다음으로 묻는 건, 우리 회사 캠페인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게 뭔지를 묻습니다. 그러면 같은 원리로 우리 회사에 오고 싶어하는 진심의 정도와 결이 파악이 잘 됩니다.
신입사원 채용의 경우 짧게 3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의 인턴십을 갖습니다. 갑작스럽게 처음 해보는 업무와 분야를 경험함에 있어 부담과 책임을 줄이고, 회사도 직원들이 성장할 시간을 충분히 주자는 차원에서 조금 길게 인턴십 기간을 가지는 편입니다. 경력직 분들의 경우에는, 업계가 좁다 보니 추천도 많고 인재 채용을 상시로 하고 있어, 인사 부서의 이메일을 통해서 수시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Q. 광고업계는 공모전이나 대회, 대기업에서 진행하는 마케터 교육 프로그램 등의 스펙을 쌓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혹시 어떤 스펙을 쌓는 것이 지원자의 성장과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공모전, 자격증, 대외활동 등)
대졸 신입의 경우에는 면접/자소서/이력서 등으로 신입 분들을 만날 때 다양한 경험을 해보셨거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을수록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광고업 자체가 소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 혹은 분야를 경험해보시고 실제로 좋아하는 분일수록 일적으로만이 아닌 본인의 도전 욕구와 동기 부여 측면에서도 좋은 것 같아요. 예를 들자면… 배낭 여행 같은게 있겠죠?
그리고 공모전이나 동아리 활동, 스펙 같은 부분으로는 제가 연합 광고 동아리에서 많은 성장과 경험을 했다 보니 동아리 활동을 추천합니다. 아무래도 광고는 기획, 매체, 제작 등 여러 조직과 매일 함께하며 싸우기도, 논쟁하기도, 화해하기도 해요. 그러면서 각자의 장단점을 발견하는 등 일적으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서로의 발전 가능성을 찾아주는 것이 필요한데요. 공모전처럼 프로젝트성으로 잠시 모았다가 흩어지는 것 위주로 하다가 갑자기 사회로 쑥 들어온 사람보단 1~2년 함께 활동하면서 쌓아가는 관계 안의 협업을 해본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혼처럼 취업도 골인이 아니라, 스타트 라인이니까요.
Q. 광고업계, 특히 광고대행사에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오버맨은 모그룹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저희에게 찾아오는 브랜드와 기회 하나 하나가 감사하고 소중합니다. 그래서 클라이언트가 오버맨을 선택한 것에 후회 없도록 하고 싶어요. 결국 실력이 그 무기여야 하고, 그러려면 오버맨들은 사내 정치라든가 조직의 평판 아래에서 적당히 일하는 태도 대신 자신의 기획력과 아이디어가 소비자에게 닿기 위해 내가 필요하다는 자부심이 있어야 합니다.
사실 저는 광고대행사라는 말을 잘 쓰지 않습니다. 대행이라는 말은 왠지 모르게 원래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데 바쁘고 번거로워서 남에게 맡긴 느낌이 들어서요. 그냥 광고를 잘 하는 전문가 집단이라는 의미만 두고, 어떤 광고인이 되고 싶은지를 생각하면서 기초 체력을 잘 쌓아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본인이 만들고자 하는 결과에 대한 진심과,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은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소비자의 생각, 마음, 태도, 크게는 사회 전반적인 문화나 제도까지 바꾸는 일이 바로 광고고 실제로 그랬던 사례도 있듯이 광고는 참 매력적인 직업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