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서브컬처로 분류되기도 했던 웹툰은 이제 대중적인 콘텐츠로 확실히 자리 잡은 듯합니다. 한국 웹툰 시장은 2020년 이미 1조 원 규모를 넘어서며 성장하는 중입니다(한국콘텐츠진흥원). 기사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네이버의 웹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9.5%나 상승했다고 합니다. 카카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8%나 증가했다고 하죠. 웹툰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실감 나는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웹툰은 실제 사람들의 일상에 어떻게 들어와 있을까요?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감상하며, 웹툰을 보기 위해 돈을 얼마나 쓸까요? 이번 글에서는 웹툰 트렌드 리포트 2022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웹툰 감상 행태에서 주목할 만한 포인트 4가지를 짚어봅니다.
1. 주 4회 이상, 웹툰 10개 가까이 감상한다
1549 남녀 2,500명에게 평소 웹툰을 얼마나 보는지 물었습니다. 이들 중 절반이 최근 일주일 내 웹툰을 감상했다고 답했는데요(50.3%). 10대와 20대에서는 60% 이상의 이용률을 보입니다(각 64.5%, 65.6%). 20대는 전체 웹툰 이용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이기도 합니다(36.0%).
그럼 한 명의 이용자는 웹툰을 얼마나 볼까요? 이용자들은 일주일에 평균 4.6일 웹툰을 본다고 말했습니다. 꾸준히 보는 작품 수는 평균 9.6개나 됩니다. 웹툰을 일상적인 콘텐츠라 부르기에 충분한 숫자죠. 또한, 웹툰은 대개 특정한 주기에 따라 연재/공개되는데, 늘 작품의 연재 주기에 맞추어 보는 이는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입니다(44.4%). 상황이나 작품에 따라 다르다거나 회차가 쌓이면 몰아서 본다는 응답도 적지 않아 감상 패턴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각 33.9%, 21.7%).
이용자는 작품을 어떤 기준으로 고를까요? 감상할 웹툰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작화/그림체와 소재/키워드/스토리입니다(각 50.8%, 44.3%). 장르와 무료 여부도 많이 꼽힙니다(각 32.7%, 31.0%).
연령대별로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작화/그림체는 연령이 낮을수록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입니다. 10-20대가 특히 많이 선택했는데요(각 61.1%, 57.5%). 10대는 타 연령 대비 장르와 작품명(제목)도 함께 살피는 편입니다(각 43.7%, 12.7%). 반면 다른 작품과의 유사성·조회수/랭킹·평점/별점·작가에는 관심을 덜 보입니다. 10대는 전반적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대세나 인기보다는 본인의 취향이나 주관에 더 집중하는 듯 보입니다.
반면 연령이 높을수록 작품의 평점/별점과 조회수/랭킹을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40대에서 특히 더 많이 고려하는데요(각 29.0%, 25.9%). 전체 연령 평균보다도 훨씬 높습니다(각 19.3%, 19.5%). 40대는 작품에 대한 다른 이용자들의 평가에 더 민감한 걸까요? 작품을 고를 때 관심/찜 등록 수를 살피는 비율도 타 연령 대비 높습니다(평균 4.4%, 40대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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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캐시 충전에만 한 달 7,600원, 인앱 결제 여파는?
웹툰은 무료 콘텐츠이기도 유료 콘텐츠이기도 합니다. 플랫폼에 따라 전 회차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작품도 있지만 전부 유료인 작품도 있습니다. 무료 연재 웹툰이라 하더라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회차를 열람하거나 이미 완결된 웹툰을 다시 보려면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인지 웹툰 이용자 10명 중 약 7명은 유료 결제 경험이 있습니다(67.5%). 이들은 웹툰 감상에 월평균 7,600원을 쓰는데요. 주로 그때그때 당장 필요한 만큼만 캐시를 구매합니다(59.9%). 특히 10대가 다른 연령 대비 소량 구매하는 비중이 높습니다(77.6%). 캐시를 한 번에 묶음으로 많이 구매해둔다는 응답도 적지 않습니다(33.5%).
한편 구글 인앱 결제 규정의 여파로 웹툰 캐시도 가격이 올랐는데요. 인앱 결제 규정은 구글이 지난 6월부터 외부 결제를 유도하는 아웃링크를 금지한 조치를 말합니다. 이에 따라 구글 또는 제3자의 인앱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으면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제공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인앱 결제 시스템에는 최대 30%의 수수료가 붙기 때문에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도 함께 인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규정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자동충전 서비스가 웹툰 업계의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링크). 앱을 통하지 않고 pc나 별도 모바일 웹에서 최초 등록한 지불 방식과 충전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결제되는 방식이라, 수수료 지급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사 결과 아직 자동충전으로 결제하는 소비자는 전체의 6.1%에 그치지만, 인앱 결제 규정으로 웹툰 이용자들의 결제행태가 변화할지는 꾸준히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3. 네이버웹툰 미 이용자가 가장 많은 돈 쓴다
국내 웹툰 플랫폼 중 이용률 1위는 단연 네이버웹툰입니다. 72.4%라는 압도적인 주 이용률을 보이며 시장을 점유하고 있죠. 2위인 카카오페이지의 주 이용률은 단 11.4%에 그치며, 네이버 시리즈·카카오웹툰의 주 이용률은 그보다 더 낮습니다(각 3.2%, 2.9%).
그런데 소비자는 웹툰 플랫폼을 단 하나만 사용하지 않습니다. 응답자들에게 최근 1개월 내 이용해본 적 있는 서비스를 모두 알려 달라고 해보았는데요. 그 결과 평균 2.65개의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네이버웹툰 외에도 카카오페이지·카카오웹툰·네이버 시리즈의 이용률이 꽤 높습니다(각 37.5%, 35.7%, 24.3%). 레진코믹스·탑툰·리디·투믹스 등 주 이용률은 눈에 띄지 않았던 서비스의 이름도 등장하기 시작합니다(각 16.9%, 12.6%, 8.6%, 7.8%). 적지 않은 사람이 네이버웹툰을 주로 이용하되 다른 서비스를 함께 사용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이 무료 플랫폼인 점이 영향을 미쳤을까요? 네이버웹툰은 연재 웹툰을 휴재 또는 완결 전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데 반해, 카카오페이지·네이버 시리즈·레진코믹스 등 다른 서비스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네이버웹툰·카카오웹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무료/유료 웹툰을 함께 제공하죠.
실제로 네이버웹툰만 이용하는 사람보다 여러 서비스를 함께 쓰는 사람의 월평균 지출액이 3배 가까이 높습니다(각 3,180원, 9,370원). 네이버웹툰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경우는 그보다 더 높아 11,720원입니다. 업계 1위인 네이버웹툰 바깥에 웹툰 감상을 위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돈을 쓰는 이용자들이 있는 겁니다. 이를 고려하면, 웹툰 시장은 압도적인 1위 플레이어가 독점하는 구조인 듯 보이면서도 지출액을 고려하면 오히려 다양한 플레이어의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4. 실사화된 콘텐츠도 챙겨볼까? 연령대에 따라 다르다
웹툰 시장의 성장과 함께 콘텐츠 IP로서의 가치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올해 영상화가 예정된 웹툰만 20편 이상이라고 하는데요. 웹툰 원작의 드라마/영화가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하고, 이후 원작도 다시 조명되는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콘텐츠 업계의 IP 확보 전쟁도 치열합니다. 작년 CJ ENM과 초록뱀미디어는 웹툰 제작사/플랫폼 회사에 각 290억, 60억을 투자했다고 하죠.
실제로 웹툰 이용자의 약 94%가 본인이 감상한 작품이 영상화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콘텐츠 IP로서의 위력이 실감 나는 지점인데요. 게다가 10명 중 4명은 원작을 봤다면 실사화된 콘텐츠 역시 가급적 챙겨본다고 답했습니다(37.4%). 원작 독자를 초기 시청자로 확보할 수 있으니 웹툰 IP는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전략이기도 하겠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연령대별로 웹툰 원작 영상 콘텐츠의 시청 경험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원작 독자로서 실사화된 콘텐츠를 챙겨보는 비중은 30대와 4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고(각 44.2%, 42.0%), 10대와 20대에서 낮습니다(각 28.5%, 32.2%). 특히 30대는 가급적 챙겨본다는 응답이 38.3%에 달합니다. 반면 10대는 실사화 소식을 알았지만 시청한 적 없는 비중이 눈에 띄게 높습니다(24.6%). 원작 웹툰의 독자를 초기 시청자로 확보하는 데에는 30-40대에게 인기 있는 웹툰이 유리해 보입니다.
이번에는 영상화 시 원작 독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원작의 스토리가 지켜지는지입니다(1+2+3순위: 75.3%). 성격·직업·상황 등 캐릭터의 설정과 외모/비주얼이 잘 반영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뒤를 잇습니다(각 52.2%, 42.9%).
특히 외모/비주얼은 여성과 10대가 중요하게 여기는데요(각 57.1%, 54.8%). 반면 실사화된 콘텐츠를 챙겨보는 비중이 높았던 40대는 캐릭터의 외모/비주얼을 다른 연령 대비 덜 신경 씁니다(32.1%). 그보다는 원작 스토리의 분량/전개 속도를 중요시하죠(37.9%). 웹툰을 영상화할 때는 타겟 시청자가 누군지에 따라 원작의 어떤 요소를 특히 잘 반영해야 하는지가 달라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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