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던 일, 이제 AI한테 물어보면 됩니다.
“어제 나 뭐했어?”
이제 이 질문을 AI에게 던질 수 있게 됐습니다.
2026년 8월 13일, OpenAI가 Mac용 ChatGPT 앱에 ‘컴퓨터 히스토리’ 기능을 출시했습니다. 소개된 기능에 따르면 ChatGPT가 내가 컴퓨터에서 뭘 했는지 기억합니다.

1. 컴퓨터 히스토리? 뭘 기억하는데?
ChatGPT가 내 컴퓨터에서의 활동을 지켜보고, 기억하는 기능입니다. 어떤 앱을 썼는지, 무슨 사이트에 들어갔는지, 무엇을 클릭하고 무엇을 타이핑했는지를 기록해서 하나의 타임라인으로 만들어 줍니다.
이제 이런 게 가능해집니다.
“아까 보던 제안서 파일 어디 있지?”
“어제 한 일, 보고서용으로 요약해줘.”
“오늘 처리한 업무 목록이랑 진행 상황 알려줘.”
파일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도 됩니다. “아까 점심 먹고 보던 그 문서”라고만 해도, ChatGPT가 타임라인을 뒤져서 찾아줍니다. 매번 AI에게 상황을 처음부터 설명하고, 파일을 일일이 첨부하던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셈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반복되는 작업 패턴을 발견하면 “이거 자동화할까요?”라고 AI가 먼저 제안까지 한다고 합니다.

2. 이거 감시 아닌가요? 위험할 거 같은데?
딱 그 생각이 드실 겁니다. 저 또한 소식을 보자마자 “위험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사실 이런 기능은 Open AI가 처음이 아닙니다.
2024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에 ‘리콜’이라는 기능을 발표했습니다. 몇 초마다 화면을 스크린샷으로 찍어 저장하고, 나중에 검색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었습니다. “내 화면을 전부 찍어서 저장한다고?”라는 반발이 쏟아졌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출시를 거의 1년 미룬 끝에야 겨우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OpenAI는 이 사건을 아주 잘 학습했는지, 컴퓨터 히스토리는 시작부터 다르게 설계됐습니다.
1. 화면을 기록하지 않습니다.
스크린샷, 화면 녹화, 마이크, 음성 등은 일절 수집하지 않습니다. 클릭, 타이핑, 앱 전환 같은 ‘행동’만 기록합니다.
2. 기본값이 OFF입니다.
사용자가 직접 켜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옵트인 방식으로 원하는 사용자만 켤 수 있도록 합니다. (*옵트인(Opt-in) : 사용자가 스스로 동의하고 켜야만 작동하는 방식)
3. 기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앱을 기록할지 직접 고를 수 있고, 최근 10분, 1시간, 하루 단위로 기록을 삭제할 수도 있습니다. 시크릿 모드로 열어본 페이지는 아예 기록되지 않습니다.
4. 기록은 48시간 뒤 사라집니다.
수집된 기록은 최대 48시간만 임시 보관됩니다. 또한 이 데이터를 AI 학습에도 쓰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3. 그래도 남는 찜찜함
다만, OpenAI 스스로 인정한 약점도 있습니다.
1. 기록 파일이 암호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PC에서 실행 중인 다른 앱이 이 기록에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2. ‘프롬프트 인젝션’ 위험이 커집니다.
(*프롬프트 인젝션 : 웹페이지나 문서 안에 AI만 읽을 수 있는 명령을 숨겨두고, AI가 그 명령을 따르게 만드는 해킹 수법) AI가 내 활동을 많이 알수록, 이를 노리는 각종 공격도 정교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픈AI 또한 이렇게 권고하고 있습니다.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앱은 기록에서 빼세요.”
기능을 내놓으면서 “사용 안 하는 방법부터 알아두라”고 안내하는게 이 기능의 효용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4. 이 소식이 왜 중요한가요?
1. AI 경쟁에 ‘기억력’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OpenAI는 과거 대화, 파일, 메일까지 기억하는 메모리 기능을 계속 확장해 왔습니다. 구글과 앤트로픽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AI의 능력은 “누가 더 똑똑한가”가 뿐만 아니라 “누가 나를 더 잘 기억하는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2. 기억은 강력한 ‘락인’을 만듭니다.
수 개월 동안 사용하며 내 업무 패턴을 기억하는 AI를 두고, 백지상태의 다른 AI로 옮길 수 있을까요? 기억이 쌓일수록 우리는 그 AI를 떠나기 어려워집니다.
3. 무엇을 기억하게 할지, 이제 내가 정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AI에게 뭘 해달라 할까?”를 고민했다면, 앞으로는 “AI에게 어디까지 공개할까?”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은행 앱, 연봉 협상 메일, 병원 예약 내역까지 기억하게 둘 건지는 각자의 선택입니다.

저는 매일 글을 쓰면서도 “저번엔 어떻게 썼더라” 하며 매번 지난 글을 뒤적입니다. 솔직히 이 기능, 무섭다면서도 켜보고 싶습니다. 편리함과 찜찜함 사이. 여러분은 어느 쪽이신가요?
기획자 제이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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