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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국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이 IPO(기업공개)를 한다면 당연히 KOSPI·KOSDAQ(한국 증시) 상장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토스(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무신사와 같은 한국의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들이 하나같이 한국 증시를 외면하고 미국 나스닥(NASDAQ) 상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에서 창업하고 성장했지만, IPO 만큼은 한국에서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연 이들은 단순히 글로벌 시장을 노리기 위해 나스닥을 선택한 것일까요? 아니면 한국 증시가 이들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쿠팡과 네이버웹툰이 바꾼 IPO 공식

 

 

네이버 웹툰 나스닥 상장_출처 hankyung.com
네이버 웹툰 나스닥 상장_출처 hankyung.co

 

쿠팡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_출처 NYSE
쿠팡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_출처 NYSE

 

 

한국 유니콘 기업들이 해외 상장을 고민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쿠팡과 네이버웹툰의 성공적인 나스닥 상장 사례입니다.

 

2021년 3월, 쿠팡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며 약 100조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당시 한국 증시에서는 지속적인 적자로 인해 쿠팡의 기업 가치를 낮게 평가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한국의 아마존’이라는 성장 가능성을 인정하며 높은 가치를 부여했습니다.

 

네이버웹툰 역시 2024년 6월 나스닥 상장 후 약 3조 8,0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웹툰이 단순한 ‘콘텐츠 사업’으로 인식되었지만, 미국에서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평가받으며 기업 가치를 높게 인정받았습니다.

 

이 두 사례는 한국에서 저평가 받던 기업들이 나스닥에서는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공식을 만들어냈습니다. 무신사, 토스, 야놀자 같은 기업들이 나스닥 상장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나스닥은 왜 스타트업에 매력적일까

 

 

출처 : 연합뉴스(yeonhapnews)
출처 : 연합뉴스(yeonhapnews

 

 

스타트업이 IPO를 추진하는 가장 큰 목적은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고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 증시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재의 수익성’을 더 중요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토스는 창사 10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되었음을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흑자 전환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토스와 같은 핀테크 기업이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더라도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라는 점을 인정하고,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합니다.

 

산업별로도 기업 가치 평가 방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 증시는 IT·바이오 기업에는 비교적 높은 가치를 인정하지만, 패션·리테일·여행 산업은 상대적으로 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신사가 한국 증시에 상장할 경우 단순한 ‘패션 쇼핑몰’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지만, 나스닥에서는 ‘데이터 기반 패션 플랫폼’으로 평가받으며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산업별 선호도 문제가 아니라, 한국 자본 시장의 근본적인 구조와 연결되어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해 기업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한국 주식 시장의 경우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시장에 투자할 때 다소 보수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경향이 있습니다.

 

 

KOSPI VS S&P 500 비교
KOSPI VS S&P 500 비교

 

 

또한 전통적으로 제조업과 대기업 중심의 시장이었기 때문에 스타트업 IPO에 대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스타트업이 상장하면 ‘불확실한 기업’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기업이나 대기업 자회사가 분할 상장을 하는 경우, 안정적인 투자 대상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아 스타트업과 같은 작은 기업들과 대비가 되곤 합니다.

 

반면, 미국 주식 시장의 경우 기술 중심 기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는 시장입니다. 현재의 실적만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삼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러한 혁신 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합니다.

 

이러한 차이가 결국 한국 유니콘 기업들이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자본 시장이 이러한 흐름을 바꾸지 않는다면,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현상은 계속될 지도 모릅니다. 

 

 


 

 

떠나는 유니콘, 한국 시장이 답을 찾아야 할 때

 

 

쿠팡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걸린 쿠팡 깃발_출처 ddaily.co.kr
쿠팡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걸린 쿠팡 깃발_출처 ddaily.co.kr

 

 

한국 유니콘 기업들의 해외 상장 흐름은 단순히 한두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한국 자본 시장이 직면한 구조적인 문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해외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적절한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해외 IPO가 무조건 더 좋은 선택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한국에서 창업한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국내 자본 시장이 그만큼 유망한 기업들의 가치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혁신 기업들이 해외에서 더 큰 기회를 찾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한국 경제와 자본 시장이 이들을 충분히 품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손실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변화의 방향입니다. 해외 상장을 추진하는 스타트업들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한국 시장이 변화하여 국내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기업 평가와 투자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한국 증시가 보다 유연한 기업 평가 기준을 도입하고, 스타트업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스타트업과 자본 시장은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성장하는 기업들이 국내에서도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자연스럽게 더 많은 혁신이 한국 시장에서 탄생하고 성장할 것입니다. 한국 자본 시장이 스타트업들에게 최선의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변화할 수 있을지, 이제는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Bennett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