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실패를 예방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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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과 예산을 추정(estimation)한 뒤 개발목표로 확정하는 활동을 약속(commitment)이라 한다. 여유 있는 개발 목표를 약속하면 프로젝트 팀이 시행착오를 거쳐도 개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일정과 예산 목표를 약속하면 프로젝트팀이 헌신하고 생산성이 높아도 개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계획(목표) 대비 실적으로 성과를 평가할 때 공정성 이슈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달성 가능성의 관점에서 프로젝트 관리자의 일정과 예산 목표에 대한 약속은 ‘합리적인 약속, 도전적인 약속, 비합리적인 약속’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합리적인 약속이란 프로젝트 팀원의 노력으로 달성 가능한 개발 목표이고, 도전적인 약속은 프로젝트 팀원이 노력해도 목표 달성이 불확실한 개발 목표이다. 마지막으로 비합리적인 약속은 프로젝트 팀원이 아무리 노력해도 목표 달성이 불가능한 개발목표이다. 합리적인 약속을 하기 위해(비합리적인 약속을 피하기 위해) 유의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 초기 앵커링(anchoring)에 유의한다.
앵커링은 배의 닻을 내리는 것으로 프로젝트 관리자가 처음으로 말하는 일정이나 예산에 비유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앵커링은 향후 목표 확정시 기준점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경영층이 프로젝트 예상 기간을 물어보았을 때 프로젝트 관리자가 “불확실하지만 대략 1년이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답한다면 그것이 기준점으로 작용하여 업무분석 후 1년을 많이 초과하여 말하기 부담스러워진다.
시간이 지나면 ‘불확실하지만’이라는 전제는 잊히고 숫자 1년만 기억된다. 따라서 앵커링 추정을 할 때에는 신중해야 한다. 경영층이 즉석에서 답변하라고 압박해도 준비가 되지 않았으면 “프로젝트 팀원들과 분석 후 ~일 이내 보고드리겠습니다.”라고 대응해야 한다.
– 조직 내부 유사 프로젝트의 성과를 분석하여 일정과 예산을 약속한다.
조직 내부 유사 프로젝트를 참조하여 일정과 예산을 추정하는 것은 비용은 작고 신뢰도가 높다. 왜냐하면 유사 프로젝트의 실적은 확보하기도 용이하고 프로젝트 수행 시 발생 가능한 팀원 이슈, 고객 이슈, 기술 이슈, 프로세스 이슈 등의 변수들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슷한 규모의, 유사한 업무의, 프로젝트 개수가 많을수록 유사 프로젝트를 활용한 추정과 약속은 신뢰도가 높다.
유사 프로젝트가 개수가 적거나, 업무 내용이 다르거나, 규모가 다를 수도 있다. 그래도 그것을 활용하여 추정하고 약속해야 한다. 이때 유사 프로젝트보다 우리 프로젝트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예전보다 노하우가 축적되었다, 우리 프로젝트 팀원은 생산성이 높다, 나는 예전의 PM보다 역량이 뛰어나다 등의 이유로 우리 프로젝트는 과거 프로젝트와 다르다고 추정하고 약속하면 위험하다.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약속할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상황을 반영하여 과거 프로젝트보다 생산성을 높이거나 낮추어야 한다.
– 프로젝트 규모가 클수록 보수적으로 약속해야 한다.
프로젝트 규모가 클수록 의사소통, 이해관계, 아키텍처, 외부 인터페이스가 복잡해지고 생산성이 낮아진다. 그뿐만 아니라 규모가 클수록 개발 기간은 길어지고 프로젝트 외부의 예상하지 못했던 정치, 경제, 사회적인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내가 수행할 프로젝트가 조직 내에서 참조할 수 있는 유사 프로젝트보다 규모가 크다면 유사 프로젝트의 생산성(예:기능별 투입 공수) 보다 낮게 설정해야 한다.
– 시간에 쫓겨 프로젝트를 착수한다면 계획을 조정하는 시기를 정의한다.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분석이 부족한 상태에서 프로젝트 목표를 약속했다면 그때의 가정과 계획을 조정하는 시기를 사전에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영층은 프로젝트를 빨리 착수해야 하고, 프로젝트 관리자는 개발 목표를 약속할 만큼 분석이 되지 않았다면 일단 착수하고 계획을 조정하는 시간을 미리 정해 두는 것도 상생의 방법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상대방의 입장에 공감하면서 나의 어려움도 호소하는 것이다.
“00님, 프로젝트를 빨리 착수해야 하는 상황은 공감합니다. 일단 현재의 정보를 기반으로 목표로 시작하고 2개월 정도의 파일럿 기간을 통해 계획을 검증하여 확정하는 것은 어떨까요?”
제가 삼성 SDS에서 30년동안 경험하고 체득한 교훈을 정리한 책 <슬기로운 PM 생활>을 출간한 소식을 공유합니다.
https://brunch.co.kr/@kbhpmp/241
김병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