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인지도가 높지 않은 회사라면 인바운드보다 아웃바운드 리드의 비중이 훨씬 클 것이다. 장기적으로 인바운드 리드를 늘려가야겠지만 고객이 찾아올 때까지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는 법. 아웃바운드 영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접근해나가야 한다.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 리드에 대한 설명 및 리드를 만드는 주요 방법들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자.
아웃바운드 리드를 만드는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콜드 메일(cold mail)과 콜드 콜(cold call)이다. ‘콜드’라는 말이 들어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에 관계가 없는 잠재 고객의 연락처에 전화 또는 이메일로 연락하여 영업을 하는 방식이다. 일면식이 없는 이들에게 연락을 하다 보니 회신율 또는 응답률이 낮고 거절도 쉽게 당할 수 있으나 단기간에 많은 잠재 고객에게 접근하며 빠르게 피드백을 확인하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아무리 AI 시대가 도래하고 기술 혁신이 일어나도 이 콜드 메일과 콜드 콜은 없어지지 않고 주요 영업방식으로 건재하고 있다.
아웃바운드 리드를 만드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 잠재 고객을 정의한다
- 연락처를 찾는다
- 메일 또는 전화를 통해 연락한다
언뜻 간단해 보인다. 그러나 스마트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효율이 확 떨어지고 안 하느니만 못할 수 있다. Klenty의 자료에 따르면 콜드 메일 평균 회신율은 1%에서 8.5% 사이라고 하는데 회신율이 1% 라면 길거리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전단지를 뿌리는 것과 다를 게 무엇일까 싶다. 그렇다면 1%가 아닌 가능하면 5%, 10%의 회신율을 만드는 비결은 무엇일까. 즉 어떻게 하면 ‘전단지 영업’이 아닌 ‘전략적 영업’을 할 수 있을까?
4R을 기억하자.
첫 번째 R: Right person
먼저 ‘올바른 사람’에게 연락해야 한다. 내 제품에 관심도 없고 적절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백날 연락해 봤자 계약을 할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두 가지를 정의해야 한다.
- 어떤 회사를 타겟할지 정한다. 즉 타겟팅과 마켓 세그먼테이션을 정한다.
- 그 회사의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지 정한다. 즉 타겟 페르소나를 정의한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가 고객 VOC를 관리하는 솔루션을 판매하며 연간 가격은 1,000만 원 정도라고 해보자.
1) 타겟팅: 구매력과 니즈를 고려하여 매출액 100억 – 300억 원 사이의 회사에 CS 센터의 직원 규모가 100명 이상인 곳이 가장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매출액 100억 원이 안 되거나 CS 센터 직원 수가 적으면 구매력이나 니즈가 떨어질 것이고, 매출액이 더 큰 곳은 고객사 회사 규모도 비례하여 커질 것이고 의사결정 기간이 오래 걸리며 커스터마이징 요구가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는 매출액이 큰 곳은 자체 전산팀 또는 SI 회사를 이용하여 자체 솔루션을 만들 수도 있다.
2) 타겟 페르소나: 이 경우 솔루션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권자는 CS 센터장 또는 CS 팀 팀장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타겟팅을 통해 먼저 연락을 취할 회사의 목록을 만들고 목록의 위쪽부터 타겟 페르소나의 연락처를 찾아야 한다. business@, info@ 등으로 시작되는 일반 메일보다는 담당자의 개인 메일을 찾아서 연락드리는 것이 좋다. 연락처를 찾는 방법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라.
두 번째 R: Right timing
연락처를 찾았다면 연락을 취할 차례. 여기서 ‘적절한 때’를 봐야 한다. 두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1) 적절한 시기: 잠재 고객이 우리 솔루션에 대한 니즈가 부각되고 있는 시점인가? 또는 구매력이 충분할 때인가? 예를 들어 광고 솔루션을 영업한다면 신규로 브랜드나 상품을 론칭하는 곳이 니즈가 있을 확률이 클 것이다. 또한 매출이나 영업이익의 흐름이 좋은 곳일수록 열린 마음을 갖고 여러 솔루션을 검토할 수 있다.
2) 적절한 시간대: 잠재 고객이 가장 거부감이 적을 것 같은 시간대에 메일 또는 전화를 한다. 내 경우 월요일 또는 금요일은 피하고 화수목 오전 10시에서 12시 사이 또는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에 연락하는 편이다. 역지사지로 생각했을 때 월요일은 주말 동안 밀린 업무 처리와 내부 회의로 바쁘고 금요일은 한 주를 마무리하는 입장에서 새로운 일을 최대한 벌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통계를 찾아봤을 때 아래와 같은 시간대가 적절하다고 하니 참고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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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콜: 오전 10시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집중력이 높은 시간), 오후 4시(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며 업무를 정리하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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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메일: 오전 8시 ~ 10시(업무를 시작하며 이메일을 확인하는 시간), 오후 3시 ~ 5시 (업무를 마무리하며 이메일을 확인하는 시간)
세 번째 R: Right title
적절한 회사 및 페르소나도 찾았고 연락할 최적의 시기를 고려했다. 그렇다면 이제 연락을 하는 것만 남았다. 전화 와 메일 둘 중 무엇을 먼저 할까. 나는 잠재 고객에게 콜드 콜보다는 콜드 메일로 먼저 연락을 하는 편이다. 내 존재를 메일을 통해서 먼저 인지시킨 후 전화를 했을 때 그나마 담당자 연결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콜드 메일에서 중요한 수치 두 가지는 메일 오픈율과 회신율이다. 고객이 일단 메일을 열어야 내용을 확인할 것이고 내용을 확인해야만 회신을 하기에 두 수치 모두 중요하다. 세 번째 R인 ‘적절한 제목’은 메일 오픈율에 영향을 준다. 즉 메일 제목을 매력적으로, 열어보고 싶게 써야 한다. 받아보는 뉴스레터 또는 광고메일 중 유독 오픈하고 싶었던 제목을 생각해 보자. 몇 가지 특성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신뢰가 가는 회사 또는 담당자 소개: 회사가 잘 알려져 있거나 발신자의 직급이 높을 때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제목에 이를 포함한 자기소개를 할 수 있다.
– 예) OOO 팀장님 안녕하세요, 100억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XXX의 김철수 대표입니다.
– 예) [(알려진) 회사명] OOO 상무님, 광고 수익화 파트너십 제안 드립니다.
2) 노하우 제공: 잠재 고객이 알고 싶어 하는 노하우를 제목으로 기재해 보아도 좋다. 아래는 내가 실제로 받았고 열어보았던 뉴스레터 제목들이다.
– 예) 세일즈 미팅, 이렇게 하면 안됩니다.
– 예) 써브웨이의 안성재 광고가 대박난 이유
3) 사례 언급을 통한 FOMO 자극: 고객은 항상 다른 사람과 회사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해한다. 구체적인 수치를 넣으면 더욱 좋다.
– 예) XX 식품, YY 식품이 공정 효율을 30% 개선한 사례 공유드립니다.
– 예) OOO 팀장님, ZZ 전자가 재구매율을 3배 높인 사례를 공유드립니다.
– 예) 연 매출 100억 AI 서비스의 마케팅 전략을 공개합니다
네 번째 R: Right message
고객의 메일 오픈율을 높이기 위해 매력적인 제목을 작성했다면 이제 회신율을 높이기 위해 ‘적절한 내용’을 넣을 차례다.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는 이전 포스팅에 적어두었으며 조금 더 보충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신뢰를 주는 발신자 소개: 가능하다면 신뢰를 줄 수 있는 공통 연결고리를 언급하여 친밀감을 조금이라도 주는 것이 좋다. 연결고리가 없다면 회사 및 서비스 소개를 한두 줄 넣어서 신뢰감을 형성해야 한다.
– 예) 안녕하세요. AA 전자와 협업하고 있는 AI 스타트업, (회사명)의 XXX 대표입니다.
2) 고객 맞춤형 메시지: SMB 고객이 아닌 우리의 주요 타겟 고객이라면 고객의 인터뷰, 발표 자료 등을 참고하여 고객 맞춤형 메시지를 작성하자. 아무에게나 스팸처럼 보내지 않는 메일이라는 인상을 주어야 한다.
3) 가치 제안: 고객의 니즈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제시한다. 인터넷에서도 찾을 수 있는 정보는 지양하고 고객이 관심을 가질만한 시장, 경쟁사, 그들의 고객의 동향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좋다. 최소한 고객 산업군 별로 맞춤형 메시지를 보내는 게 좋고 경쟁사가 사용 여부를 언급했을 때 반응이 더 온다.
4) 콜 투액션 제시: 고객이 회신하기 이메일 말미에는 고객이 구체적인 액션을 취할 수 있는 사항을 제시해야 한다. 그냥 ‘관심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 식의 마무리는 안 된다. 예를 들면 미팅을 할 수 있는 두 날짜 중 하나를 선택해달라고 제안할 수 있다. 또는 적절한 담당자 소개를 해달라고 할 수도 있다.
– 예) 다음 중 가능한 시간 있으실지요? 3/17 (화) 11:00, 3/18 (수) 17:00
어려우실 경우, 편하신 시간 2-3 개 제안 주시면 내부 조율하도록 하겠습니다.
5) 간결함: 메시지는 스크롤을 할 필요가 없도록 핵심만 담아 간결하게 작성한다. 길게 쓰면 가독성이 떨어지고 잠재 고객이 이를 정성스레 읽지도 않는다.
이렇게 4R을 챙겨서 올바른 사람(right person)에게 적절한 때(right timing)에 적절한 제목(right title)과 내용(right message)의 콜드 메일을 보낸다면 아무 전략 없이 접근하는 것보다 훨씬 회신율이 올라갈 것이다. 물론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회신이 없을 수 있다. 나는 그럴 때 콜드 콜을 한다.
콜드 콜을 할 때의 포인트도 콜드 메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Right message의 포인트들을 간략하게, 상대방의 반응을 봐가며 전달하면 된다.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짧은 인사말을 건넨 후 용건을 얘기하고, 담당자 연결이 된 후 소개서를 전달하거나 다음 미팅을 잡는 것을 목표로 대화를 이어나가야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오프닝을 할 수 있다.
“안녕하세요, AA 전자와 협업하고 있는 AI 스타트업, (회사명)의 XXX 대표입니다.
[상대편 인사 후] 저희는 AA 전자, BB 리테일을 포함하여 국내 100여 곳의 CS 센터에 고객 VOC 분석을 돕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평균적으로 대졸 신입 3명 정도의 인건비를 아껴드리고 있습니다.
귀사 CS 센터도 비용 효율화를 위한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OOO 팀장님께 관련하여 이번 화요일 소개 메일을 드리고 나서 팔로업을 위해 전화드립니다.”
물론 아무리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메시지를 잘 짜도 콜드 메일과 콜드 콜의 전환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여러 사이트들을 찾아봐도 평균 회신율 또는 전환율이 5%라고 하고 10% 면 매우 높은 편이라고 하니까 말이다. 그러니 전환율이 낮은 것을 인지하고 너무 처음부터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시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다. 오늘도 모니터 또는 수화기 앞에 앉은 당신을 응원한다.
배준현 님이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