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취득 공시
: 기업 가치를 읽는 새로운 관점

 

기업에게 “특허”는 기술력의 상징입니다.

기술 집약체인 특허는 테크 기업이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기업임을 보여줄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투자자에게 특허 공시는 기업의 기술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입니다.

특허 정보는 기업에게 치우쳤던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고, 투자자들은 기회를 포착하는 시그널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1. 특허 취득 공시란?

 

 

“특허 취득 공시”는 상장사가 지식재산권(IP)을 획득했다는 사실을 공시를 통해 알리는 것입니다. 이는 회사가 새로운 기술, 제품, 또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그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받기 위해 특허권을 취득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공표하는 행위입니다.

 

기업이 새로운 기술적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알리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 개발을 했다는 것을 넘어섭니다. 특허받은 기술에 대해 독창적이며 경쟁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장벽을 세웠다는 것을 알리는 것입니다. 어렵게 등반을 완료한 에베레스트산 정상에서 인증샷을 찍고 깃발을 꽂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기에 기업들은 사업 성과와 기술적 진보를 외부에 알리기 위해 특허 취득 공시를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① 자사 기술력과 사업 경쟁력을 강조하기 위해 이를 활용하고, ② 공신력이 있는 플랫폼을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는 브랜딩 도구로서, ③ 기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서 공시 제도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투자자와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① 기술력 강조: IT, 바이오, 친환경 산업과 같이 기술 중심 산업에서는 특허가 기업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가 됩니다.


② 홍보 수단: 언론 보도를 통해 투자자와 시장에 기술적 성과를 알리고, 경쟁사 대비 우위를 선점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투자자 대상 설명회(IR)에서 강점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③ 신뢰도 제고: 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투명성을 보여줌으로써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기초로 시장의 신뢰가 쌓여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2. 기업은 특허 취득 공시를 어떻게 활용할까?

 

 

기업은 법적으로 규정된 사항을 의무적으로 공시하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판단할 때 사업과 관련된 주요 사항을 공시합니다.

 

특허를 새롭게 취득하거나, 해외 기업에 기술을 수출하는 것과 같은 경영 활동도 공시 대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율 공시를 통해 특허권 취득 사실을 공시하거나, 분기보고서 등을 통해 특허권 취득 현황을 공시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한 특허의 경우에 기업의 경영 활동과 관련된 주요 사항에 포함시키거나, 회사의 연혁, 연구개발 실적 등을 항목으로 포함시키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i) 특허의 명칭, (ii) 특허의 주요 내용, (iii) 특허권자, (iv) 특허 취득 일자, (v) 특허 활용 계획, (vi) 확인 일자, (v) 기타 투자 판단과 관련한 중요 사항 등의 목차로 기재합니다.

 

특허권 취득 사실을 간단히 공시할 수 있지만, 공시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기업은 특허 자체의 중요성을 비롯하여, 향후 시장에서 해당 특허를 활용한 사업 계획 등을 상세히 설명하여 투자자에게 해당 특허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특허 공시에 진심인 기업은 ① 사업화 가능성을 강조하거나, ② 기술의 차별성을 명확히 표현하고, ③ 성과와 연계된 데이터를 제시함으로써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① 사업화 가능성을 강조: 특허 취득 공시는 기술적 성과를 나타내지만, 결국 매출과 이익 창출로 연결되어야 의미를 가집니다. 특허가 현재 기업의 제품 라인업, 개발 중인 프로젝트, 또는 향후 출시 예정인 제품에 직접 적용될 계획이 있는지 확인하고, 특허 기술이 실제로 상용화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그리고 상용화 과정에서 예상되는 장애물(규제, 비용, 시장 수용성 등)을 평가한 이후에, 해당 특허와 사업화 가능성을 연계하여 사업화 가능성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② 기술적 차별성 명확화: 해당 특허가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는 독창적 기술임을 설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특허의 차별성이 무엇인지, 특허의 기술적 우위를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설명하여 독자를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면 마케팅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③ 성과 연계 데이터 제시: 과거 취득한 특허가 매출, 시장 점유율 등으로 연결된 사례를 함께 제공하면,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특허가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라든지, 특허의 가치평가 결과를 함께 제시하면 더욱 신뢰도를 제고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허위 정보나 과장된 내용을 공시하여 투자자에게 오해를 줄 수 있는 내용은 금지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3. 특허 취득 공시의 양면성

 

 

기업이 중요한 자산을 취득하거나 경영진이 변경된 경우에는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러한 경영상 주요 사항을 공시하는 공시의무가 발생합니다. 의무공시와 달리 ‘자율 공시’는 기업이 스스로 판단해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때 진행합니다.

 

다만, ‘자율 공시’는 법적 의무가 없기 때문에 실제로 공시 여부나 시점은 기업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달라지므로,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공시 내용의 실질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허 취득 사실을 공시한 것만으로는 주가 상승을 담보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특허 취득 공시를 너무 남용하게 된다면 시장의 신뢰에 역행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수천 개의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 모든 특허 취득 공시를 하게 된다면, 화면을 꽉 채우고 정작 중요한 기업 정보를 전달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력을 강조하고 홍보하기 위해 공시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업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공시 대상과 시점이 달라지다 보니 과거 중요하지 않은 특허 취득 사실을 중요한 것처럼 공시한 사례도 많이 존재하였습니다. 이제 시장에서도 예방 주사를 맞아두어 면역력이 생겼습니다.

 

내가 보유한 핵심 특허를 스스로 공개하는 점도, 잠재적인 경쟁사에게 전력을 노출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특허 취득 공시의 양면성을 고민할 지점입니다.

 

즉, 특허 공시를 준비하기에 앞서 특허 취득과 양수도가 회사의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지, 특허 공시로 인한 장단점에 대한 검토를 먼저 진행하여야 합니다.

 

중요한 특허권의 취득, 양수, 양도 결정은 자율공시가 아닌 포괄조항에 의한 공시의무가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수천억 원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원천기술을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특허에 대해서는 공시가 요구될 것입니다.

 

특히, 제약, 바이오 산업과 같은 첨단 기술은 공시 내용만 보고 해당 기술과 특허의 중요성을 쉽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융위원회는 기술도입(이전) 계약이나 특허권 계약에 대해서 공시 기준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그 기준을 강화하였습니다. 특허권을 ‘양수 또는 양도’한 경우 여타 공시의 사례를 적용하여 해당 계약 금액이 자기 자본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공시의무가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특허청 등으로부터 특허를 ‘신규 취득’한 경우에는 이와 같은 금액 기준을 적용할 수 없으므로, 특허권의 내용을 평가하여 중요한 특허권에 해당하는 경우 공시하여야 할 것입니다.

 

 


 

 

투자자는 ‘특허 공시’ 그 자체보다는, 특허의 실질적 가치, 사업화 가능성, 그리고 기업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시를 통해 얻는 단기적인 기대감도 있지만,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중심으로 기업이 보유한 ‘특허’의 가치도 함께 판단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 전략일 것입니다.

 

 


손인호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