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핫한 Crumbl 쿠키의 성공 마중물
11월, 드디어 토론토에도 Crumbl cookies(이하 크럼블 쿠키)가 론칭한다.
크럼블 쿠키는 지금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디저트(쿠키) 브랜드다. 2017년에 창립된 이후, 북미에 많은 지점을 내며 성장했고, 캐나다에는 23년 미시소가 론칭 이후 여러 주에 빠르게 퍼지는 중이다. 작은 가게에서 시작한 크럼블 쿠키가 어떻게 글로벌한 성장을 갖출 수 있었는지는 이례적인 마케팅 사례로 매우 유명한 이야기다. (얼마나 유명하냐고? 불쌍한 마케터가 “왜 우리는 크럼블 쿠키처럼 못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크럼블 쿠키의 상징은 매주 새롭게 론칭되는 주간 쿠키다. 이 매력적인 콘셉트는 틱톡 #Tastetest 트렌드의 흐름에 탑승한 덕분에 아주 빠르게 입소문을 탔고, 일명 ‘터진’ 영상들 이후에는 매주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맛들을 리뷰하는 영상의 바이럴 효과로 크럼블 쿠키를 단박에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리뷰 영상과 바이럴(소위말하는 돈이 들지 않는 매스 미디어 마케팅)이라니! 자발적인 챌린지라니! 마케터들에게는 로또 다음으로 ‘당첨’되고 싶은 운이 아닐까? 크럼블 쿠키의 오너들도 갑자기 소셜 미디어에서 인기를 얻게 될 줄은 몰랐을 테니까. 실행하는 사람들이야 이것이 여러 가지 운이 맞아떨어진 ‘황금의 기회’라는 걸 알고 있지만, 소비자의 자발적 콘텐츠조차 ‘바이럴 마케팅’이라고 퉁쳐지는 전략의 시각에서는 “그 회사는 하는데 우리는 왜 못해?”라고 물을 만한 요소가 되니, 실행하는 사람은 그저 꿀 먹은 벙어리가 될 뿐이다.
애초에, 크럼블 쿠키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바이럴 마케팅인가? 물론 현재에 이르러서는 적극적인 바이럴 마케팅을 유치하고 있지만, 소비자 주도의 바이럴 마케팅이 가능했던 이유로 거슬러 올라가면 바이럴 마케팅 액션이 아닌 브랜드 콘셉트, 혹은 포지셔닝의 덕택이었을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유명한 이야기이지만 크럼블 쿠키를 만든 창립자들은 ‘쿠키 장인’들이 아니다. 재밌게도 크럼블 쿠키를 쏘아 올린 #Tastetest 트렌드는 맛에 대해 리뷰하는 틱톡 트렌드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는 모두 안다. 공산품 스낵의 맛이란 최악이 아니라면 거기서 거기라는걸. 누군가는 세밀한 맛을 구분해서 ‘진짜 쿠키 맛집’을 찾아다닐 수도 있겠지만, 글쎄, 대중의 대다수는 그렇게까지 세밀한 맛을 구별하지 않는다. 그래서 크럼블 쿠키는 맛의 깊이 대신 맛의 넓이(종류)에 집중했다. 그리고 넓이에 집중한다는 포인트를 더 강조하기 위해서, 매주 다른 맛을 선보인다는 콘셉트를 더 강하게 내세운다.
다시 말하지만, 크럼블 쿠키의 ‘바이럴 마케팅’이 성공한 것은 상당 부분 운이다. 그러나 한눈에 박히는 메인 컬러, 브랜드의 메인 아이디어 등 잘 짜인 ‘브랜드 콘셉트’는 바이럴의 기회가 왔을 때 소비자를 사로잡는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
단순히 ‘리뷰 영상’이 운 좋게 뜬 게 아니라, 이미 콘셉트 설정 단계에서 ‘리뷰 영상이 많이 올라올 수 있도록’ 짜인 브랜드 였다는 뜻이다. 잘 짜인 콘셉트는 고객의 옆구리를 찔렀고, 그것들은 소비자의 자발적인 입소문을 불러왔다. 그러니 필자는 크럼블 쿠키의 성공요소가 ‘바이럴 마케팅’이라고 불려서는 안된다고 감히 주장하는 바다.
자, 여기서 마케팅 팀의 상사에게 “우리는 왜 크럼블 쿠키처럼 못해?”라고 상사에게 질문받은 불쌍한 마케터의 시점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는 브랜드에게 고용된, 그러니까 브랜드의 콘셉트가 정해질 때는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을 존재일 가능성이 크다. 크럼블 쿠키의 전략처럼 브랜드 콘셉트의 단위에서 소비자에게 어필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그러니 이 질문에는 소심하게 “Owned media에서, 자 이제부터 해주세요! 하는 콘텐츠로 자발성을 유도하기는 좀…”이라고 말해보자. 그러면 이제, 콘텐츠 혹은 채널 등 브랜드의 콘셉트가 아닌 요소들로 앞으로 어떻게 소비자 자발성을 끌어낼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