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지난 7월 말에 있었던 테슬라의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회에 직접 모습을 보였다고 하죠. 테슬라에는 일론 머스크 본인부터 기관이나 저(저는 보이지도 않는 서학 개미입니다)와 같은 개인까지 다양한 주주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테슬라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보유한 주식 중 하나’라고 했을 정도고 머스크는 한국인들을 향해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했다고 하죠. 머스크는 실적 발표회 당일 인공지능 스타트업 엑스에이아이(xAI) 투자와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자율주행 관련 내용에 대해 1시간 이상 설명했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xAI는 스타트업이라고는 하지만 기업가치만 해도 약 240억 달러(한화 약 31조 원)가 넘는다고 하죠. 스타트업이라고는 하지만 굉장히 큰 몸값입니다. 

 

일론 머스크뿐 아니라 엔비디아의 젠슨 황, 애플의 팀 쿡도 실적 발표회에 등장해 주주들에게 회사의 살림을 꺼내놓고 이야기합니다. 주주들이 늘 기분이 좋은 건 아닐 테니 꽤 민감하고 예민한 질문을 던질 수도 있을 텐데요. 우상향이든 우하향이든 어찌 됐든 주주로서 경영자에게 쓴소리를 던질 수 있는 기회인 셈이잖아요. 하지만 이에 대해 숨기지 않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실적 발표회는 어떤가요? 뭐 경우에 따라 CEO라는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나와 회사 사정을 언급하기도 할 테지만 통상 최고경영자 없이 그 밑에 혹은 그 밑에 밑에 사람들이 나와서 시간을 채운다고 합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가진 이슈는 많습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xAI의 투자부터 자율주행 관련 내용들은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일론 머스크니까 대답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CEO란 그런 것이니까요.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최고 의사결정권자 없이 뾰족한 질문이 던져질 때 이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CEO 밑에 혹은 그 밑에 밑에 사람들이 나와서 이야기한다고 해도 결정권자가 최종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 이는 딱히 명쾌한 해답이 될 수 없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결국 ‘음, 그건 CEO가 최종 결정해야 할 사항입니다’ 정도로 끝나버리고 말겠죠. 

 

 

 

 

실적 발표의 경우 숫자를 잘 아는 사람이 나와서 설명하는 것이 CEO가 말하는 것보다 더욱 바람직하다고(명확하다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실적 발표에 따른 숫자는 숫자를 잘 아는 재무책임자 즉 CFO가 나오거나 그 밑에 혹은 그 밑에 밑에 사람이 나와서 해도 무방한다고 쳐도 다른 구체적인 (회사에 관한) 사항들은 일론 머스크의 사례처럼 CEO가 직접 설명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사실 눈치 보는 것도 다 압니다. 내뱉었다가 자칫 발목이 잡혀 그르칠 수도 있기 때문이겠죠. 일론 머스크나 젠슨 황이 전 세계를 주름잡는 부호라고는 하지만 아주 잃을 게 없는 사람들도 아니잖아요? 모 일간지에 위와 같은 이야기를 꼭지로 해서 기사화를 했는데요. 빅테크 기업들의 수장은 주주와 잘 소통하는 반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소통은 굉장히 아쉽다고 표현했습니다.

 

CEO가 아니니까 쉽게 말할 수 있기도 하겠지만 회사를 창업하고 또 키워내고 성장하는 동안 회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CEO입니다. 단순히 바지사장이 아니라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주주들 입김뿐 아니라 언론의 눈치도 봐야 한다고 하죠. 사장이 나와서 이야기했는데 (경우에 따라) 발목이 잡히고 그 밑에 부사장이 나와서 말하면 왜 사장이 직접 소통하지 않느냐고 발목 잡는 것도 언론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EO가 어떤 구체적인 플랜을 가지고 투명하고 전문적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면 소통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에는 재벌이 있을 뿐 CEO는 없다고. 서학 개미가 늘어나는 이유도 다 그런 것이라고”

 


해당 콘텐츠는 Pen잡은 루이스님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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