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피파이 주가 하락, D2C의 위기인가?
Shopify의 주가는 수요일에 약 18% 하락했는데, 이는 회사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2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전년 대비 높은 10%대 성장으로 하향 조정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약 20% 성장이라는 추정치를 밑도는 수준입니다.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최근의 성장 둔화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이며, Shopify의 많은 새로운 부문들이 인상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B2B 총 상품 거래액(GMV)은 전년 대비 130% 성장했고, Shop Pay는 1분기 동안 140억 달러의 GMV를 기록하여 전년 대비 56%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GMV는 전년 대비 38% 증가했으며, 오프라인 POS거래(GMV)는 전년 대비 32% 증가했습니다. Shopify는 클라우드 기반의 종합적인 전자상거래 솔루션으로, 상인들이 다양한 온라인 및 오프라인 상점을 통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 Arc Investment
지난 8일, 쇼피파이가 2024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실적도 실적이지만, 그보다 조금 부정적인 2분기 가이던스를 내놓으면서 쇼피파이의 주가는 2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나스닥(NASDAQ)이 연일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앞으로 소비가 둔화될 것 같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으로 거래액을 높아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소비는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금리를 올릴 것이고,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려에 쇼피파이의 성장 둔화는 겹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실적을 보면 쇼피파이는 거래액의 성장률보다 매출액의 성장률을 10%p 정도 높게 가져왔습니다.
이는 쇼피파이가 구독료를 인상하거나, 자체 PG인 Shopify Payments의 보급률 확산을 통해서 Take Rate을 지속적으로 높인 결과입니다.
다만, 최근 실적을 보면 거래액의 YoY와 매출액의 YoY가 거의 근접해졌습니다. 이는 쇼피파이의 매출 성장률은 거래액 성장률을 따라가게 되며, 거래액 성장률이 인플레이션으로 둔화될 경우 매출 성장률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판매자를 대상으로 Take Rate을 높이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수준에 왔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보통 주가는 주당순이익(EPS)의 영향을 받습니다. 주가를 높이려면 (동일 비용 수준일 때) 매출이 높아져야 합니다. 따라서 쇼피파이는 주가를 높이기 위해서 우리의 매출 성장률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에도 견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이커머스 시장의 둔화에 대해 쇼피파이가 준비하는 미래에 대해 정리해 봤습니다.
Shopify POS, 오프라인 결제는 새로운 먹거리
이전 아티클인 <쇼피파이는 주문/결제 경험을 어떻게 개선하는가?>에서 아래와 같은 도표를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언급하지 않았던 것 중 Shopify POS와 Shopify B2B가 있습니다. B2C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에 대비해 쇼피파이가 준비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이 중 Shopify POS에 대한 성장세가 눈에 띕니다. Shopify POS(이하 POS)는 2005년부터 이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던 쇼피파이가 8년 뒤인 2013년쯤 오프라인 커머스를 지원하면서 만든 POS(Point of Sale) 서비스입니다.
2013년이면 이커머스가 지금만큼은 활성화되지 않은 시기이며, 마케팅에서는 옴니채널과 같은 개념이 자주 거론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즉, 온라인을 시도하는 판매자들 중 다수는 오프라인 거점을 운영했던 시기입니다.
최근 쇼피파이의 실적 발표 자료에서 POS의 거래액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POS 거래액은 YoY 32% 상승으로, 쇼피파이 이커머스 중심의 전체 거래액이 YoY 23%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POS 서비스를 사용하는 비용은 적지 않습니다. 우선 POS를 이용하기 위해 매월 내는 구독료가 존재합니다. 또한 POS를 통해 발생하는 거래에 따른 수수료가 적용됩니다. 여기에 POS 장치는 따로 구입해야하니 쇼피파이에게는 꽤나 쏠쏠한 수익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용하는 등급에 따라 서비스를 다르게 제공합니다. Advanced 모델을 활용하는 경우, 워크플로우 자동화 지원이나 관세 및 수입세의 처리, 차별화된 보고서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와 함께 이용 가능한 직원 계정이 증가하는 등 혜택이 있습니다.
결국 또 귀결되는 데이터의 중요성
쇼피파이로 온라인 몰을 만들고 운영하더라도, POS는 다른 회사의 것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사 쇼피파이에서 제공하는 POS가 가져갈 수 있는 강점은 한마디로 ‘데이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커머스와 오프라인 커머스는 통합적으로 관리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 데이터의 통합과 처리가 여러 영역에서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하나는 ‘재고’ 영역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용 재고와 온라인 판매용 재고를 따로 관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일입니다. 판매자는 통합된 재고를 파악하면서, 만약 오프라인 매장에서 잘 팔리는데 온라인으로 안 팔리는 상품이 있다면, 해당 재고를 매장으로 가져와서 판매할 수 있습니다.
혹은 입고시기가 길거나, 추가 입고가 불투명한 상품이라면 재고가 없는 시점에 판매가 불가능하다는 안내가 필요합니다. 이때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연동이 되어있다면, 오프라인에서 모든 재고가 팔리자마자 온라인에서도 판매불가를 처리하는 등 지원을 할 수가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고객’입니다. 쇼피파이는 POS를 통해 단순한 omni channel retail이 아닌 everything retail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옴니채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밀접한 결합을 중시합니다.
필립 코틀러의 도서에서는 옴니채널과 고객경험의 연결을 정말 중요하게 강조합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고객들은 백화점 매장에서 제품을 감상한 다음, 자사몰에서 할인 적용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져가면서 구매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옴니채널은 경험의 설계만큼, 고객 데이터의 통합도 중요합니다. 오프라인에서 우리 제품의 어떤 것을 샀던 고객이 실제 온라인에서 더 많은 구매로 이어지는구나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최근 1st Party를 통해 수집하는 고객데이터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마케팅 효율과도 직결됩니다. 쇼피파이도 POS 시스템에서 특화된 고객 관리 기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쇼피파이의 POS는 판매자들이 겪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데이터 미스매칭 문제를 해결합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재고관리와 고객관리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다시 말해, 쇼피파이 POS의 근본은 결제 서비스가 아닌 데이터 서비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쇼피파이가 최근에 Peel Analytics를 인수한 사례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Peel Analytics는 한국의 데이터라이즈, 씨그로와 같은 이커머스 데이터 솔루션 업체입니다. 다양한 마켓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처리하여 활용하기 좋은 형태로 제공합니다. 주가가 떨어지는 와중에 데이터 분석 업체를 인수하는 것은 한가한 소리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쇼피파이가 모든 비즈니스에서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밑작업이라고 보입니다. D2C는 현재 픽셀 활용이 제한되는 마케팅, 오프라인과 온라인 통합 필요성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쇼피파이가 데이터 역량을 중심으로 마케팅, 물류, 결제와 함께 향후 AI와 관련된 영역을 통해 판매자에게 높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끝으로
동종 업계의 관점에서 쇼피파이는 나뭇잎만큼 뿌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느껴집니다. OpenAI의 등장 이후,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서비스에도 빠르게 AI를 도입하려고 분주합니다. 멍하게 있는 기업보다야 훨씬 낫습니다. 하지만 향후 AI의 가격이 낮아지고 접근성이 좋아진다면, AI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연료인 ‘활용가능한 데이터’를 보유한 곳들이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토스플레이스가 떠오릅니다. 온라인 금융 시장의 강자이면서, 커머스, 광고사업을 할 정도로 높은 트래픽과 데이터 역량을 가진 토스는 최근 토스플레이스 세일즈 인력을 늘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토스가 몇년 안에 커머스 동향을 이야기할 때 네이버, 쿠팡과 함께 주요 플레이어로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경민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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