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영적 사고’라는 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원영적 사고를 딱 한 장으로 나타내면 아래 이미지처럼 설명할 수 있다. 원영적 사고의 핵심은 단순히 긍정적인 생각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생각과 그 긍정적인 생각을 뒷받침하는 해석이다.
원영적 사고와 다르게, 자기 객관화에서 비롯된 적절한 해석이 없는 긍정적 사고는 ‘정신승리’에 가깝다. 정신승리까지만 가면 다행이고, 긍정적 사고를 잘못 사용하면 자신만 맞다는 아집에 빠지기도 쉽다. 어떤 일이라도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근거 없이 해석하고 사고하기 때문이다.
원영적 사고를 PM이 겪을 수 있는 상황에 대입해 보면, 아마 이런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싶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상용에서 이슈가 터졌을 때의 예시로 원영적 사고를 해보면 아래처럼 될 것이다.
– 부정적 사고: 이슈 터졌네 짜증 나네, 할 일도 많은데 이건 또 언제 해결해.
– 긍정적 사고: 이슈가 터졌구나, 우선 빠르게 해결하면 될 거야.
– 원영적 사고: 이슈가 터졌네.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지금이라도 알아채서 다행이고, 다음에 더 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이런 이슈를 사전에 대비할 수 있겠어.
PM에게 원영적 사고가 꼭 필요한 이유는, 언제 어디서 어떤 힘든 상황을 마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부정적인 사고를 한다면, PM 스스로가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된다. 반대로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채 마냥 긍정적인 사고만 한다면 발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이후에 힘든 상황이 발생했을 때 더 좋은 대처를 할 수가 없다.
특히 협업 측면에서 보면 특히 PM은 여러 직군으로부터 비난 혹은 비판을 받는 게 일상인 직군이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 마다 원영적 사고를 발휘해, 스스로를 지키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단적인 예시로 개발팀으로부터는 항상 비즈니스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는 불평을 듣고, 반대로 세일즈 팀으로부터는 왜 이렇게 안 되는 게 많냐는 불만을 듣는 위치에 있다. 비즈니스와 프로덕트의 중간에 있기 때문에, 양측의 불만 사항을 다 들을 수밖에 없다.
다른 팀의 불만을 마주하는 상황에서 원영적 사고를 발휘한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원영적 사고는 짤 하나 본다고 해서 바로 내재화되는 것이 아니다. 원영적 사고 역시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하다. 사실 나 역시도 원영적 사고가 체화된 사람이 아니라, 예시를 쓰면서 원영적 사고를 하기 상당히 어려웠다. 그런데 이런 예시를 쓰는 것 역시도 원영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연습이라고 생각하면서.
개발팀: 왜 이렇게 요구사항은 많고, 비즈니스 일정은 빡빡한 거죠?
– 부정적 사고: 비즈니스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개발 관점만 들이미네.
– 긍정적 사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개발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을 전달해 주는구나.
– 원영적 사고: 개발적으로 이렇게 깊게 생각하고 있으니, 내가 비즈니스 관점을 다시 한번 잘 전달해 주고 논의를 해보면 비즈니스와 개발 모두를 고려해서 최적의 대안을 만들 수 있을 거야.
세일즈 팀: 왜 이렇게 안 되는 게 많죠? 다른 회사에서는 이거 다 기본으로 되는 건데요?
– 부정적 사고: 스타트업인데 당연히 없는 게 많지, 그러면 다 갖춰진 다른 회사 가던지.
– 긍정적 사고: 백로그로 두고 만들어야겠다.
– 원영적 사고: 세일즈 팀에서는 이런 걸 필요로 하는구나. 이 기능을 만들면, 세일즈에도 더 도움이 되고, 유저들에게도 더 도움이 되겠어.
협업 때의 예시를 든 것은 장원영 역시 익명의 사람들로부터 말도 안 되는 수많은 악플과 비난, 추측을 받았지만, 자신 스스로를 잃지 않고 좋은 태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원영적 사고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기 위해서, 장원영이 나온 살롱드립을 봤다. 살롱드립을 다 보고 느낀 건 원영적 사고의 근간은 결국 진짜 내 모습이 뭔지 아는 것,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건강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여기다가 긍정적 사고를 한 스푼 넣으면 우리가 아는 원영적 사고가 나오는 것이고.
또 살롱드립을 보면서 느낀 건, 흔히 밈으로 알려진 원영적 사고 이외에도 장원영의 사고방식에서 배울게 참 많다는 점이었다. 처음부터 좋은 멘탈을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논어나 쇼펜하우어의 책 등을 읽으면서 좋은 멘탈을 더 좋게 만드는 걸 보며 성숙한 태도에 감탄하기도 했고.
특히 장원영이 논어에서 가장 인상 깊은 구절로 “군자는 떳떳하고 소인은 늘 근심한다”는 구절을 꼽았는데, 이를 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특히 사람들이 보지 않아도, 알아주지 않아도 나 스스로 높은 태도를 지킨다면 스스로 떳떳할 수 있고, 후회를 남기지 않을 수 있고, 이게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 최근 많이 하고 있는 생각이었는데, 장원영의 말을 통해서 다시 한번 되새겼다. 주변의 태도와 상황이 어떻든 간에 제일 중요한 것은 높은 수준의 태도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더 나아가 더 좋은 태도를 가지려 노력하는 것.
ASH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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