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 시장 도전과 과제: NFT 아트 혁신의 빈자리

 

지난 금요일 국내 최대 미술거래 시장인 ‘아트부산’이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상반기 국내에서 진행한 화랑미술제와 해외 홍콩아트바젤에서 큰 이슈가 없었기에 이번 아트부산에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아트부산은 각 지역의 여러 갤러리와 다채로운 부대 행사가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아트부산에서 기존 화이트큐브 (밝은 단색의 면, 자유평면의 벽, 입방체 형식을 특성으로 하는 미술 전시 공간을 의미합니다.)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작품 설치 그리고 원색의 벽면 구성 등 재미난 시도들이 돋보였습니다.

 

클럽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부스를 가득 채우고 시각과 함께 청각 그리고 후각 모두를 사로잡는 부스들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즐거운 분위기와 함께 원로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판매가 된 것을 바라보며 컬렉터의 연령대와 취향이 다양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 아트부산에서 NFT 아트에 대한 관심이 다소 주춤해 아쉬웠습니다. 인공지능의 등장 이후 세상은 빠르게 3D화 되고 있어가고 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은 어느새 익숙한 기술로 자리 잡았으며 2D와 3D 작품은 함께 공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 국내 작가들은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기보다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 안주한 상태로 보여 아쉬운 마음이었습니다. 

 

국내 미술시장에서 NFT의 흐름이 희미한 것과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는 일본의 현대 미술가이자 팝아티스트인 무라카미 다카시 떠올랐습니다. 그는 순수 미술과 상업 미술 양쪽 모두에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그는팬데믹 시기에 NFT에서 돌파구를 찾은 뒤  트렌드를 의심하기보다 실험하며 꾸준히 NFT아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트부산 2024_D4_갤러리천 부스 전경

 

 

이번 아트부산에서 NFT 작품은 갤러리천에서 선보인 무라카미 다카시의  NFT 작품 ‘클론 X’가 유일했습니다. 해당 작품은 2022년 미국 유명 화랑 가고시안갤러리에서 전시되었던 작품으로 메타버스로도 전시가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NFT아트 시장에서 현재 유일하게 성공한 기성 예술가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의 성공 비결은 현대 미술의 문법을 버리고 NFT 시장의 문법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기존 문화와 방식이 통하지 않는 새로운 세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생각부터 행동까지. 비즈니스 감각은 다른 게 아니다. 낯선 땅에서의 생존 감각이 결국 비즈니스 감각이다.” 새로운 환경에서는 새로운 생활 감각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아트부산에서 NFT와 관련된 작품을 전시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 요인이 겹쳐 작용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국 미술 시장은 서구의 일부 국가들과는 다른 문화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NFT는 주로 디지털 아트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아트가 한국의 전통적인 미술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새로운 개념으로 안착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법적인 측면으로 NFT아트의 저작권 문제나 거래의 투명성 등 다양한 법적인 이슈에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한국에서는 NFT 아트가 아직까지 보다 신중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아트나 기술이 도입되는 데에 있어서는 보다 보수적인 경향이 존재합니다.

 

많은 갤러리와 작가들은 NFT 아트의 법규가 불분명하여 도전을 망설이지만, 시작의 움직임이 있을 때에만 법규가 작동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새로운 영역에서의 진출과 도전은 더욱 중요합니다. 여러 시도와 도전이 있을 때 비로소 기존 미술시장의 흐름에서 벗어나 더 넓은 고객과 참여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park.j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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