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돈을 벌며, 살고 싶다는 모든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꿈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을 알고 있습니다. 적어도 텍스트 콘텐츠는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죠. 이미지와 영상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웹툰 산업은 2017년 3,799억원에서 2022년 기준 1조 8,290억원으로 성장했다고 합니다. 이제 시장규모가 2조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게다가 2023년 기준 네이버 웹툰은 연간 매출은 무려 1조 5,031억원(해외시장 포함)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OTT 시장은 어떨까요?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7801억원, 2021년 기준 1조원 이상으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2025년 기준 2조원 시장이 유력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죠.
유튜브도 무시무시합니다. 2023년 12월 기준 카카오톡을 제치고 월간 이용자 수 1위를 달성했습니다. 유튜버로 대표되는 1인 미디어 창작자의 상위 1%는 무려 평균 8억 5천만원을 번다고 합니다. 평균은 2900만원이지만, 애당초 수억원을 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플랫폼의 파워를 상징하는 것이죠.
유튜브, OTT 서비스의 빛나는 성장은 텍스트 콘텐츠 플랫폼 입장에서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대부분의 텍스트 콘텐츠 플랫폼은 유료 모델로 수익화를 내는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커리어 콘텐츠 플랫폼인 ‘퍼블리’의 매출은 2022년 기준 23억입니다. 또한 가장 대표적인 뉴스레터 뉴닉의 매출은 2022년 기준 6.5억입니다. 각각 상위 1% 유튜버 3명, 1명 정도의 수익이죠.
왜 그런 것일까요?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선 일단 콘텐츠 소비의 본질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사람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즉각적인 쾌락을 즐기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지적 만족감을 주는 정보성 콘텐츠로 돈을 벌기 힘든 것이죠.
바쁜 일상 속에 사람들은 추가적으로 ‘생각이라는 행위’가 필요한 콘텐츠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책을 갈수록 덜 읽는 것이죠. 그저 생각 없이 즐기기만 하면 되는 콘텐츠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텍스트 콘텐츠 중 웹소설만큼은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웹소설 시장 규모는 1조 390억원입니다. 플랫폼별로 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4000억씩 차지하며 압도적인 추정 매출을 보이고 있습니다. 웹소설 시장의 급성장은 사람들이 텍스트 콘텐츠를 소비할 때 철저히 쾌락의 관점에서 소비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콘텐츠 플랫폼은 더욱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며 수익화를 시도합니다. 물론 콘텐츠의 질을 높이자는 방향성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위한 콘텐츠인가가 명확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죠.
정보성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죠. 회사에서 생존을 위해 일을 잘하게 해주는 콘텐츠를 구입하는 경우, 돈을 벌기 위해 주식에 대해서 공부하는 경우, 다른 사람의 인정과 더 큰 성공을 위해 열심히 수능 공부를 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정보성 콘텐츠로 수익화가 성공하려면 굉장히 핏 하게 들어가야 합니다. 특정 타깃 집단을 찾아 그들이 가진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말이죠. 그래서 퍼블리가 직장인 자기 계발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며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두 가지 문제점이 존재합니다.
첫번째. 쾌락은 매일 즐기는 거지만, 문제는 매일 해결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에 말씀드린 퍼블리의 콘텐츠를 정기구독해서 보는 것보다, 내가 필요할 때 순간적으로 구독하고 해지하는 경우가 많게 됩니다. 문제가 해결되면 끝이기에 반복구매가 낮은 것이죠.
두 번째는 굳이 돈을 내지 않아도, 무료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많다는 것입니다. 검색만 하면 원하는 정보가 나오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구매 허들을 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이제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챗GPT가 나오면서, 물어만 보면 필요한 내용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래서 가면 갈수록 텍스트 콘텐츠의 유료화 모델은 희망이 없어보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가지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입니다. 우연히 본 기사 내용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플랫폼이 23년 11월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6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판매액이 1억원 이상인 채널도 수십 개이며, 월 100만원 이상 콘텐츠를 판매하는 채널도 22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하죠.
제가 생각하는 콘텐츠 플랫폼의 유일한 성공 조건은 하나였습니다. 텍스트 콘텐츠의 구매 진입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텍스트 콘텐츠 플랫폼이 하나로 통합되고 창작자들은 그 플랫폼에 모여야 한다.
사람들이 왜 구독을 꺼려할까요? 가성비가 안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돈 주고, 콘텐츠를 보기 아깝다는 것이죠. 그런데 어떤 플랫폼에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엄청나게 많은 콘텐츠가 쌓여있으면 어떨까요? 그것도 프리미엄 급으로 말입니다. 그러면 돈을 주고 구매할 것입니다.
돈과 인지도가 부족한 스타트업이 하기는 불가능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네이버는 다릅니다. 막강한 네이버 포털의 힘으로 기본적으로 엄청난 잠재고객들이 있으며, 대기업 특유의 자금력으로 초창기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투자비용을 감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네이버가 가진 인공지능 기술로 맞춤형 추천도 가능하죠.
<마무리하며>
그렇다면 현재 성장하고 있는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플랫폼’이 추후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않을까요? 네이버프리미엄 콘텐츠에서 창작자들이 돈을 안정적으로 벌게 되면, 유튜브의 성장과 같은 선순환이 나타나게 됩니다.
더 많은 수익은 플랫폼으로 창작자를 모으고, 모인 창작자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해당 플랫폼에 독점적으로 공급하며, 그 콘텐츠는 다시 소비자들을 불러오는 것이죠.
만약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가 명실공히 최고 위치에 올라가면, 나머지 플랫폼들은 등용문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브런치스토리에 꾸준히 연재를 해서 인지도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프리미엄 콘텐츠에 입점을 하는 것이죠. 마치 네이버웹툰 작가가 되기 위해, 일단 베스트도전에서 경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텍스트 콘텐츠로 돈을 벌 수 없는 시대에, 어느 하나의 플랫폼이라도 확실하게 성공하는 것이 텍스트 콘텐츠 창작자에게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게 제가 지금 시점에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글쓰는부엉이J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