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스크롤을 멈추려면 브랜드는 ‘우리가 당신의 생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우리는 생존에 도움이 될 사물과 사람을 찾아 끊임없이 탐색한다. 하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 살다 보니 생존 본능을 자극하지 않는 정보까지 살필 여력이 없다. 여기서 말하는 생존이란 돈을 벌고, 돈을 모으고,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가족과 추억을 쌓고, 자기 자신을 돌보고, 자기 자신을 지키고, 사랑을 찾고, 몰입하고, 휴식을 취하고, 먹고, 재충전하는 것 등등을 의미한다.
-책 [무기가 되는 시스템] 중에서
모든 제품은 세 가지 핵심 시장 혹은 욕망을 통해 판매된다. 세 가지 욕망은 건강, 부, 관계다. (특별한 순서는 없다.) 고객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여 삶에서 이들 세 영역에 있는 특정 열매를 얻으려 한다….. 당신의 마케팅 메시지는 반드시 세 가지 핵심 욕망 중 하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책 [브랜드 설계자] 중에서
지금의 고객들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합니다. 단 10초의 여유만 생겨도 스마트폰을 켜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합니다. 이제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면 다른 브랜드의 광고뿐 아니라 뛰어난 크리에이터들과도 싸워야 합니다. 이 싸움에서 이기려면 고객의 생존 욕구를 자극하는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가 주는 가치를 통해 당신은 돈을 더 벌 수 있고,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며,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메시지가 온갖 소음을 뚫고 고객에게 닿을 수 있습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낚시성 어그로로 고객을 낚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단기간에 부자가 되는 법이 있다며 ‘누구나 월 1000만 원’을 외치고, ‘이것만 쓰면 3일 만에 주름이 쫙 펴져요’ 같은 광고를 남발하라는 게 아닙니다.
이런 어그로는 마케팅이 아닙니다. 브랜드의 수준, 창업자의 수준을 드러내는 어설픈 꼼수일 뿐이죠. 정말 자신의 브랜드를 소중하게 여기는 분이라면 이런 행동은 멀리해야 합니다.
우리의 메시지를 생존 욕구와 연결시키는 방법
위에서 잠깐 언급한 책 [브랜드 설계자]에서는 질레트(면도기 브랜드)의 메시지를 사례로 들어 힌트를 던져줍니다. 얼핏 생각하면 면도기는 ‘생존 욕구’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성능 좋은 면도기를 만든 브랜드가 하는 말의 주제는 보통 이런 것들이죠.
- 뛰어난 기술로 구현해 낸 날의 절삭력
- 진동 or 온열 기능을 통한 밀착 면도
- 피부 자극을 최소화해 트러블 완화
- …
하지만 이런 말로는 고객의 스크롤을 멈출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질레트는 ‘관계(생존 욕구)’를 주제로 한 이야기를 만들어 고객에게 들려줍니다. 매끈하게 면도를 마친 남성이 시내에 나가 아름다운 여성과 데이트를 즐긴 후 집으로 함께 돌아오는 내용의 이야기죠. 질레트 면도기는 주인공인 남성의 화장실에 자리할 뿐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고객의 몰입을 깨면 고객은 다른 콘텐츠를 찾을 테니까요.
나온 결과물을 토대로 기획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우리에게 맞게 적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질레트의 광고는 아마 이런 과정을 거쳐 완성되지 않았을까요?
1) 우리만이 내세울 수 있는 제품의 강점을 나열해 본다
: 절삭력, 밀착 면도, 트러블 완화
2) 이 강점을 경험한 후에 고객이 겪게 될 변화를 떠올려본다
: 더 매끈해진 피부로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
3) 변화를 겪은 고객이 건강, 부, 관계 중 얻을 수 있는 것을 찾는다
: 깔끔한 외모는 매력적인 이성을 사귀는데 도움이 된다 (관계)
4) 고객을 주인공으로 설정해 스토리로 만든다
: 질레트를 사용하는 고객이 매력적인 이성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
4) 번의 결과물은 다양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모든 마케팅이 스토리 영상을 만들어 배포하는 형태로 진행되는 건 아니니까요. 때로는 스토리가 아니라 기능적인 강점을 말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때도 3) 번에서 정한 ‘관계’라는 큰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의 질레트가 매력적인 남성 스포츠 모델을 섭외하는데 큰 비용을 쓰는 이유는 뭘까요? 화려한 스타 선수들의 이미지를 통해 남성 고객들이 가진 ‘관계’에 대한 욕망을 간접적으로 자극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한 가지 욕망에만 집중합니다
꼭 큰돈을 들여 영화 같은 수준의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고객들은 이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비전문가들이 만드는 콘텐츠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의 글, 사진, 영상 제작은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금방 배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브랜드의 메시지를 간결하고 일관되게 전달해야 한다는 겁니다.
핵심적인 세 가지 생존 욕구 중 하나를 선택해 브랜드가 앞으로 해나갈 이야기들의 큰 주제로 삼아 보세요. 욕심부리지 말고 ‘한 가지’ 욕구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브랜드를 만난 고객은 건강, 부, 관계 중 어떤 부분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까요? 그 주제에서 뻗어 나온 다양한 글, 사진, 영상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 고객에게 말을 걸어보세요.
제품의 강점 이야기만 할 때보다는 훨씬 더 많은 고객과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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