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매체에 돈을 덜 쓰면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매체에 돈을 많이 써본 노하우나 테크닉 같은 것들이 없어도 쓸 수 있는 방법이죠. 단순히 ‘마케팅 성과를 개선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는 이 방법을 실행하기 어렵습니다. 그보다 더 앞단, 그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리더들의 단단한 생각이 필요한 일에 가깝습니다.
퍼포먼스 매체 효율이 점점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많이 돕니다. 몇 억을 태우는 회사도 ROAS 150을 벗어나지 못한다더라, 광고비 때문에 손해가 심해서 회사가 많이 어렵다더라… 이런 말들이 제 귀에도 조금씩 들어옵니다. 애초에 저는 매체 광고에 과하게 의지하지 않는 편이라 이게 무슨 어마어마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 상황에 대한 돌파구를 고민하고 있으니 저도 몇 가지 도움이 될 해결책을 제시해보려고 합니다.
퍼포먼스 = 퍼트리기
매체 광고의 역할은 ‘퍼트리기’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메시지를 입력하고, 돈을 내면 내 메시지를 퍼트려주는 통로라고 생각하면 되죠. 예전에는 TV나 라디오, 잡지가 이 역할을 주로 했습니다. 우리 메시지를 봤으면 하는 사람들이 전부 거기에 몰려 있었으니까요.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지금은 사람들이 다른 곳에 몰려있습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카오 같은 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면서 머무릅니다. 그러니 지금은 이런 곳에 내 메시지를 입력하고 돈을 지불하는 거죠. 퍼트려달라고요.
매체에 돈을 덜 쓰면서도 성과를 내는 브랜드가 되는 방법을 찾는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매체에 돈을 적게 내고도, 혹은 내지 않고도 내 메시지를 널리 퍼트릴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돈 없이도 메시지를 퍼트리는 3가지 방법
1. 매체가 내 메시지를 퍼트리고 싶게 만듭니다.
거래하는 상대방을 알면 좋은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우리가 ‘퍼트리기’를 위해 매체에 돈을 지불한 이유는 뭘까요? 매체가 가진 아래의 두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돈으로 구매하기 위해서입니다.
- 매체가 기록해 둔 고객의 흔적 (취향, 선호도, 시청하는 콘텐츠, 검색하는 키워드 등)
- 매체가 사람을 꾸준히 모으기 위해 하는 노력 (검색 엔진 구축, 데이터 센터 구축, 각종 편리한 기술 서비스, 재미있는 콘텐츠 제작 등)
고객들이 자신의 흔적을 매체가 돈벌이로 사용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1)은 점점 사용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매체 광고 효율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죠. 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가치인 2)가 남았습니다. 이 가치에 돈을 지불하기 전에, 매체에게 이런 제안을 던지면 어떨까요?
‘‘사람들 계속 모으고 싶지? 내가 니 노력을 일부 부담해 줄게.
내 콘텐츠를 퍼트리면 계속 너희 매체에 사람을 모을 수 있을 거야.’
그 매체에 사람들이 시간을 쏟을 수 있는 콘텐츠를 올리는 겁니다. 네이버 블로그나 브런치에는 글을, 유튜브에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는 사진을 올리는 거죠. 내 콘텐츠가 사람들의 주의를 많이 끌면 매체는 이를 돈만큼 값진 가치로 여기고 기꺼이 우리 콘텐츠를 퍼트려줍니다. 그래야 계속 사람들이 머무르고, 이런 사람들을 노리는 다른 광고주들에게 돈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제공하는 콘텐츠 안에 우리 브랜드의 제품,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거부감 없이 담겨있다면? 우리는 공짜로 퍼포먼스를 하게 됩니다. 쉽게 말하면 돈 대신 ‘콘텐츠’를 지불하는 겁니다. 이게 흔히 말하는 ‘콘텐츠 마케팅’의 개념입니다.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는 콘텐츠가 쌓일수록 매체 광고 비용은 점차 줄어듭니다. 막강한 콘텐츠 파워를 가진 브랜드나 크리에이터가 돈을 버는 이유도 이와 같은 원리입니다.
물론, 쏟아지는 콘텐츠 속에서 우리 콘텐츠가 돋보이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긴 시간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다른 두 가지 방법을 더 정리해 봤습니다.
2. 사람들이 나서서 알리고 싶은 일을 벌입니다.
사람들이 알리고 싶어 하는 일들의 특징을 가장 쉽게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요? 바로 뉴스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이야기, 위대한 도전과 꿈에 대한 이야기, 상식을 벗어나는 놀라운 이야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에 휘말린 유명인 이야기… 뉴스에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퍼트리고 싶어 하는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의 특성을 우리 마케팅에 적용해 보는 겁니다.
물론 오픈 AI의 챗GPT처럼 제품 자체가 이런 특성을 지니면 최고겠죠. 하지만 이건 보통의 작은 기업이 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대신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은 충분히 독특하고, 혁신적이고, 재미있고, 따뜻할 수 있습니다. 남들이 하는 방식에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간다면요.
- 남들이 전부 ‘디지털 광고 성과 개선’에 열중할 때,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감사 인사 영상을 찍어 보내주며 끈끈한 관계를 쌓는 창업자와 팀원들이 있다면?
- 전부 제품 진열에만 열중하는 오프라인 전시회에서 고객이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메인으로 마련하고 + 그 공간에서 고객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 그 불편을 해결해 줄 브랜드의 제품에 대해 1:1 상담을 진행하는 경험을 설계한다면?
-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 제품을 사지 말라’는 메시지를 만들어 매체에 실어 내보낸다면?
작은 기업의 모든 마케팅 예산 집행은 철저한 ‘기획’을 거쳐 진행해야 합니다. 그 기획의 방향성은 ‘나라도 퍼트리고 싶은, 나라도 궁금해서 눌러볼 내용인가’가 되어야 하죠. 어디서 유명한 누군가가 말하는 성공 방식은 그냥 참고만 해도 됩니다. (아마 대부분은 우리랑 예산 규모도, 타깃 고객의 성격도, 제품도 달라서 적용하기 어려울 겁니다.) 우리만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뉴스에 나올만한’ 마케팅을 기획해 보세요. 그러다 뉴스에 진짜로 나오면, 혹은 우연히 어떤 연예인이 방송에서 언급이라도 하면 이거야 말로 최고의 퍼포먼스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일 비싼 매체 중 하나인 TV에 공짜로 나왔으니까요.
3.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가치를 우리 브랜드에 심습니다.
굳이 퍼트리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을 만들면 됩니다. 어떤 매력적인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우리 브랜드밖에 없다면 사람들은 알아서 찾아옵니다. 아예 창업 초기부터 다른 대체제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진입 장벽을 다져놓는 거죠.
디저트의 전쟁터와도 같은 일본에서 세상 평범한 아이템인 ‘치즈케이크’로 잘 나가는 브랜드가 된 기업이 있습니다. ‘유토피아 어그리컬처’는 평범한 치즈케이크에 자사 브랜드만의 가치를 심기 위해 브랜드를 만들 때부터 남들과는 다른 의사결정을 합니다. 공장이나 매장 부지가 아니라 소를 키울 드넓은 산지를 통으로 계약하죠. 브랜드의 본질인 ‘치즈’ 자체에 차별화를 두기 위해 원료를 얻는 환경부터 조성하는 진정성을 보인 겁니다. 진심으로 무언가를 추구하면 생각의 스케일이 달라집니다.
이 정도 강력한 메시지가 하나 있으면 그 이후의 마케팅은 순조롭게 진행됩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자연에서 평화롭게 거니는 소들을 보여줍니다. (들어가 보면 진짜 소들이 풀을 뜯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없는 소에서 얻은 우유의 특별함, 그 우유로 만든 치즈케이크의 맛에 대한 이야기를 고객에게 들려줍니다.
많은 수의 소를 키울 수 없기에 자연스럽게 ‘한정수량’이 됩니다. 치즈케이크는 나오자마자 매진됩니다. ‘특별하다’, ‘신선하다’는 수식어가 브랜드에 더욱 깊게 스며듭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한정판 케이크’를 사고 싶어 합니다. 브랜드가 퍼트리기를 하기도 전에 사람들이 이 치즈케이크를 구매할 방법을 먼저 찾는 지경에 이릅니다. 브랜드는 이미 찾아온 사람들과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마케팅 수단들에 집중하며 한 걸음씩 꾸준히 성장합니다.
광고비를 적게 쓰기 위해 대출을 받아 산을 구입하라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닙니다. 마케팅 비용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쓸지 고민하기 전에,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찾게 만드는 탄탄한 본질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죠. 아직 없다면 지금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효율도 안 좋은 마케팅에 예산을 증액하느니, 최소한의 예산만 남겨두고 남들과 압도적으로 비교되는 가치를 만드는데 먼저 투자하는 게 더 현명한 선택 아닐까요?
플랜브로는 언제나 개인과 사업의 성장을 고민하는 분들과의 대화를 환영합니다. 이 페이지에서 내 비즈니스를 제삼자의 눈으로 진단해 보고, 새로운 시야를 확보해 보면 어떨까요? (당연히, 무료입니다.)
박상훈 (플랜브로)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