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 생일을 맞이하여 많은(?) 지인들에게 축하를 받았는데요. 제가 거의 매일 방문하는 단골 서비스인 네이버, 카카오, 구글에게도 저의 생일을 축하받았습니다.
이들의 생일 축하에는 어떤 전략이 담겨있을까요?
국내 최대 검색 포털 : 네이버의 생일 축하
네이버에서는 메인 화면의 생일 축하 장식을 클릭하면, ‘#내생일’의 통합 검색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내생일’ 페이지에서는 가장 상단에 위치한 풍선 아이콘을 누르면 풍선 애니메이션이 화면에 가득 차, 마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합니다. 네버랜드처럼 말이죠.
또, 네이버에서는 다양한 생일 콘텐츠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우선, 네이버의 감사카드를 통해 생일 카드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때 AI추천 메시지를 통해 자축 문구를 추천받을 수도 있는데요. 2000년대 중반 문구를 학습한 것인지 그 시절 바이브가 느껴집니다.
왜냐고? 난 소중하니까!!
또, 네이버의 띠/별자리 운세 서비스와 ‘나를 위한 선물’ 영역도 있는데요. 네이버가 운영하는 쇼핑 기획전을 ‘축하해요 내 생일’, ‘생일엔 살 안 쪄요’, ‘특별한 날이니까’ 등의 문구로 노출하여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네이버의 AI 검색 서비스인 CUE를 기반으로 생일 기념 식당이나 방문할 곳을 추천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는 네이버 웹툰 캐릭터의 IP를 활용하여 축하사절단을 보내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다양한 생일 콘텐츠를 제공하는 네이버는 나의 생일을 어떻게 알고 축하하는 걸까요?
네이버에서는 회원가입 시 생년월일 정보를 필수로 수집하고 있는데요. 네이버의 ‘개인정보처리방침 > 수집한 개인정보의 이용’을 보면, 네이버의 생일 축하는 ‘지인 및 관심사 등에 기반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본인인증이 된 생년월일의 정보를 제거하거나 메인화면의 생일 축하 장식을 제거하지는 못 합니다.
적어도 제가 설정을 이리저리 들여다 보고, CUE에게 질문해 본 결과로는 말이죠. 본인 계정으로 로그인한 메인화면에서만 생일 축하 장식이 뜬다고 하더라도 내 이름과 생일정보가 노출되는 게 원치 않은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시선을 끄는 화려한 디자인과 애니메이션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전 연령을 아우르는 국민 서비스 : 카카오의 생일 축하
카카오톡에서는 친구 메뉴의 상단 배너 영역과 프로필 생일 아이콘을 통해 생일을 축하합니다.
하지만, 딱 그뿐입니다. 프로필에서 ‘공감 스티커’로 다른 친구들에게 축하를 받게끔 하거나, 카카오프렌즈가 내 생일 축하 ‘펑’을 보낸다든가, 기프티콘/이모티콘 등 카카오톡의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게끔 유도하지 않습니다. 카카오톡의 대표 서비스인 ‘선물하기’를 ‘나에게 생일 선물하기’, ’20대 여자 위시리스트 TOP 10′ 등으로 노출할 법도 한데 선물하기 페이지는 밋밋하다 못해 애석합니다.
그렇다면, 카카오는 나의 생년월일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고자 수집한 걸까요?
카카오는 ‘카카오 계정 설정 > 내 정보 관리’에서 생일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데요. 전 연령이 쓰는 국민 서비스답게 음력이나 윤달 설정도 가능합니다. 생일 정보를 저장하기 전에 카카오에서는 ‘프로필정보 추가 수집 동의’를 받으며, 사용자는 ‘서비스 이용 동의’ 메뉴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입력한 생일 정보는 카카오 전체 서비스에 적용되며, 생일 알림과 맞춤형 콘텐츠 추천 및 마케팅에 활용됩니다.
또한, 카카오톡에서는 생일 알림을 별도로 설정할 수 있는데, 멀티프로필이 있어도 생일 알림 설정은 일괄 적용됩니다. 생일 알림이 일괄 적용되는 것은 멀티프로필 서비스 취지와는 다소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 구글의 생일 축하
구글은 일부 서비스에서 프로필 장식과 생일 축하 문구를 통해 생일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답게, 구글에서는 나와 연락하거나 내가 만든 콘텐츠를 보는 모든 사용자에게 내 생일을 공개하도록 설정이 가능합니다. 모든 사용자 공개 시, 생일 강조 여부와 연도 표시 여부도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글에서는 어떻게 생년월일 정보를 수집하고 있을까요?
구글에서는 회원가입 시 기본 정보로 생년월일을 입력받고 있습니다.
이때 계정에 생일을 추가한 후에는 삭제할 수 없으며 대신 생년월일 수정과 공개 대상 설정이 가능합니다. 구글에서는 생년월일을 연령 인증과 생일테마 표시, 맞춤 추천 및 광고 표시를 위해 사용합니다.
번외로 개인 맞춤 광고에서는 나의 연령 정보뿐만 아니라 가계 소득, 학위, 업종, 회사 규모 등의 정보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구글에서의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라고 하는데 꽤나 유사한 것 같습니다. (구글 광고 센터: https://myadcenter.google.com/controls) 물론 생년월일을 임의로 수정할 수 있지만,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생일 테마 표시의 경우 별도의 비활성화 설정이 불가능합니다.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이러한 세심한 배려와 센스가 서비스에 더욱 애착을 가지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다만, 원치 않은 배려와 센스가 될 수도 있기에 거절할 수 있는 선택권도 같이 주어진다면 더 배려있는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ggfly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