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남기는 일을 모두가 반기지는 않습니다.
포인트를 조금 준다고 해도 마찬가지죠. 제품을 받아 든 뒤에 다시 쇼핑몰에 접속하고,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업로드하고, ‘몇 자 이상’의 규정을 지켜 글을 적는 것이 누구에게나 유쾌한 경험일 수는 없습니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들의 평균 리뷰 작성률은 10% 미만입니다.
반면 브랜드에게 리뷰는 신규 고객을 효과적으로 설득하기 위해 반드시 모아야 할 ‘자산’입니다.
이에 많은 브랜드들이 고객의 리뷰 작성을 유도하기 위해 예산을 씁니다. 큰 보상을 걸고 리뷰 이벤트를 개최합니다. 포토 리뷰에는 더 높은 포인트를 걸어둡니다. 리뷰에 대한 보답으로 구매 제품과 어울리는 추가 선물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심지어 초기 리뷰가 절실히 필요한 중소기업들은 돈을 지불하고 스마트스토어 리뷰를 사기도 합니다.
옳은 행동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비판하기도 어렵습니다. 생존을 위해 하고 있는 일이니까요.
안다르는 조금 다른 접근을 취했습니다. 고객이 리뷰를 작성하는 여정을 바꿨습니다. 귀찮은 여정을 그대로 두고 보상만 키우던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여정 자체를 더 간편하게 바꾼 거죠. 실제로 저는 얼마 전 안다르에서 기모 티셔츠를 구매해 배송을 받았습니다.
며칠 뒤 저에게 이런 카톡이 도착했습니다.
안다르_브이리뷰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채널은 고객의 리뷰를 유도하는 기능만 하는 별도의 채널입니다.
화면 속 ‘이번 상품 리뷰 올리기’ 버튼을 누르면 제가 구매한 제품들이 나열됩니다. 리뷰를 작성할 제품을 선택하면 이런 기능을 처음 접한 사람도 리뷰를 끝까지 작성할 수 있도록 과정 전체를 아주 깔끔하게 설명해 줍니다.
평소 저는 리뷰를 거의 남기지 않지만 궁금한 마음에 한 번 사용해 봤습니다. 리뷰를 다 작성하는데 1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리뷰할 제품을 선택하고, 사진을 전송하고(없다면 바로 촬영하고), 짧게 글을 쓰고, 몇 가지 객관식 질문에 응답하면 리뷰 작성이 완료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채팅방을 이탈하지 않습니다.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과정 없이 답장 빠른 친구와 톡으로 대화하듯 리뷰 작성을 마무리할 수 있죠.
이외에도 안다르는 고객 여정을 개선하기 위한 편의 기능들을 자사몰에서 꾸준히 제공해 왔습니다. 그중 하나가 체형별 리뷰를 모아볼 수 있는 ‘내 사이즈 찾기’ 기능입니다. 내 키와 몸무게를 입력하면 나와 비슷한 체형의 사람들이 작성해 놓은 리뷰만을 모아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의 다양성보다는 핏이 더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는 안다르 제품 특성에 딱 알맞은 기능이죠.
브랜드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고객들이 귀찮다고 생각하는 행동들을 유도하기 위해 카카오톡을 활용해 보면 어떨까요? 기존 제품을 재구매하는 고객은 카카오톡으로 주문과 결제까지 모두 가능하게 만들어 보는 겁니다. 오프라인 사업이라면 재방문 예약 시 카톡으로 시간과 날짜만 입력하면 예약을 도와주는 거죠.
단골 고객에게는 간단한 채팅을 통해 성향을 파악한 뒤 매장에 방문했을 때 약간의 맞춤 서비스를 추가 제공해 보세요. 방문할 때마다 약간의 새로움과 친근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면 고객은 그 매장에 애정을 가지고 더 자주 방문하지 않을까요?
CS에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상담원과 전화 상담 한 번 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인건비를 줄인다는 명목하에 인간이 아닌 자동응답이나 챗봇이 고객을 응대하게 하죠. 그냥 고객도 아니고, 브랜드가 제공한 서비스에 ‘불편을 겪은 고객’을요. 다양한 고객 시나리오에 대처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온기라고는 1도 느껴지지 않는 챗봇은 고객의 화만 더 돋웁니다.
상담을 원하는 간단한 내용과 함께 통화하기 편한 시간을 남겨두면 전화가 오도록 하는 CS 채널을 따로 만들어두면 어떨까요? 고객은 전화를 붙들고 기다리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되고, 상담원은 미리 상담 내용을 준비해서 전화를 걸 수 있으니 서로에게 더 좋지 않을까요?
사소한 배려들이 반복되면 혁신이 됩니다.
경쟁이 치열한 분야일수록 고객들은 사려 깊은 브랜드에 더 호감을 가집니다.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지인에게 추천할 확률도 더 높아지죠. 때로는 몇 배의 광고 예산보다 한 번의 고객 경험 개선 더 높은 성과로 이어집니다.
박상훈 (플랜브로)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